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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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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일기
  • 청양신문
  • 승인 1999.11.29 00:00
  • 호수 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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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희(운곡면 모곡리, 군의원)
지금 우리 농촌은 피땀으로 지켜온 우리 농산물을 무위도식 정치하는 사람들의 잘못으로 빼앗기고 경제난이 계속되더니 IMF란 천하에 들어보지도 못하던 말이 난무하고 말았습니다.
농촌은 모든 도시인의 고향이며 본래 우리나라는 농경사회로 발전한 것입니다.
농가부채를 탕감내지 경감하겠다던 나라님도, 농민이 뽑아줬으니 농수산위원이 됐다던 의원님도 모두가 헛소리 했다고 봐야 할까요.
우리 4천7백만 국민속에 쌀을 사잡수시는 국민이 90%니 그들에게는 매년 가을마다 쌀값인상 소리치는 농민들이 얼마나 미웁게 보일까요.
그러나 어찌합니까.
국민의 지지와 성원속에 ‘국민의 정부’로 출범한 정부도 농촌의 고질적인 농가부채를 해결하기는 고사하고 농민이 올린 쌀값이 결국 다른 물가를 부채질하면 결국은 농민 스스로 목을 조이는 꼴이 된다나요?
지난번 추곡가 조정을 위한 협상중에 쌀 소비 많이 하는 단체를 앞세워 “수매가 자꾸 올리면 쌀 수입해 쓰겠다”고 우리 농사꾼 분통터지는 협상으로 끝내고 맙디다.
그 말이 쌀 소비업체와 국민정부의 본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몹씨도 서러웠지요.
수박심어 한통에 오백원, 아랫마을 강모씨는 수박 한 경운기 내다 팔고 자식 운동화 두켤레와 농약 한병 사고나니 점심 굶고 장나들이 했답니다.
수박농사, 고추농사에 목을 맨 농사꾼의 아픔이 있을 때 4천만겨레 위해 정치하는 분들은 농산물 유통개선, 농정개혁, 입으로만 떠들어 댔나 봅니다.
지난 여름 피서인파로 팔월말까지 길이 막히고 에어콘 돌리느라 전기가 사상외로 모자란다고 비명소리날 때 우리청양 구기자, 고추따는 농민들은 그 더위를 밭에서 견뎠습니다.
구기자 서너물도 못따서 중국산 구기자 수입 노래부르더니 아니나 다를까 수입 구기자·고추가 들어왔답니다.
옛 농담에 죽는건 조조군사라더니 왜, 우리 농사꾼이 조조군사란 말입니까?
농민이 없는 국가, 농촌 없는 도시는 지구상 어느나라도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국민의 정부 농림부는 첫째 농산물 유통개혁, 농가부채 경감, 농촌기본법(즉 농안법)을 빨리 시행하여 억장 무너지는 농민의 한을 풀어주길 고대합니다.
혹여 도시민들은 “그런 골치아프고 뼈골빠지는 농사 집어치우고 다른걸 하면 될걸…”하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배운게 농사일 뿐이니 어쩝니까?
그래도 내가 짓는 농산물이 4천7백만 국민의 식생활이 되고 있다는 위안도 해 봅니다.
허기사 왜 서러운 농사꾼이 됐는지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려야 겠고, 날이 밝아오니 추경칠 논에나 나가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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