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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등산하며 건강과 화합 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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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등산하며 건강과 화합 다집니다”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2.01.30 14:50
  • 호수 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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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장평면 낙지리 기통찬 산악회
▲ 허준회 회장이 기통찬마을의 유래를 설명하고 있다.

새해 첫날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가깝거나 혹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일출을 보기위해 길을 나선다.
새해에는 더 건강하고 행복하며 두루두루 웃을 일들이 가득하기를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기원하기 위해서다.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묵은 기운을 날려버리고 희망찬 새해 모든 소망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오늘 우리의 이웃에서는 한 마을 주민 모두를 회원으로 하고 있는 산악회를 소개한다. 주민들이 함께 등산하며 건강과 화합을 돈독히 하고 있는 장평면 낙지리 기통찬산악회다. 

마을 주민이면 누구나 함께
기통찬산악회는 2007년 7월 15일 창립(초대회장 이장훈) 됐고, 허준회(60) 회장, 복헌규·진규화 부회장, 강재식 감사, 허동범 등반대장, 조창구 총무가 이끌고 있다.
“2007년 창립됐지만 산을 다니기 시작한 것은 그 이전부터입니다. 몇몇 어른들로부터 시작됐죠. 낙지리는 2006년 농촌건강장수마을로 선정돼 2008년까지 지원을 받아 마을에 맞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었어요. 장수마을사업은 농촌의 노인들을 위한 생활환경 정비, 건강증진 및 사회활동 참여 등을 도와 어른들이 노년을 건강하고 보람 있게 보내시도록 하는 것이고, 그 일환으로 낙지리에서는 등산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허 회장의 말이다.

마을 노인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몇몇 어른들로 시작된 등산에는 차츰 희망자가 늘었고 이에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의견을 물어 2007년 7월 15일 산악회를 창립하게 됐다. 마을 이름을 딴 ‘기통찬산악회’라는 명칭으로다.
“현재 등록인원은 50여명이지만 등산을 원하는 주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죠. 낙지리에는  200여명의 주민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매달 한번 전국 명산을 찾는다’

기통찬산악회원들은 매달 마지막 목요일마다 등산을 떠난다.
등산에는 가장 주축이 되고 있는 50대 초반부터 많게는 80대 어른들까지 함께하고 있다.
“회비가 따로 없고 등산에 참여할 때마다 경비를 나눠서 내요. 그러니 모두가 일하다가 부담 없이 한달에 한번 바람 쏘이러 간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통찬산악회원들은 가깝게는 칠갑산부터 멀게는 설악산까지 전국에 있는 명산을 두루 찾아다니고 있다.
특히 부부가 함께 떠나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먼 곳이라도 새벽에 떠나 저녁 늦게 돌아올 수 있도록 일정을 잡고 있다. 대부분 농사를 짓고 있고 등산에 앞서 농사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바쁜 농번기나 추울 때는 인원이 적습니다. 때문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부담이 조금 더 가죠. 사실 초창기에는 5월과 9월에는 쉬기도 했지만 지금은 몇몇 분들만 모여도 등산을 가자고 하시고, 그래서 쉬지 않고 계속 다니고 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한라산에 한번 가보자는 의견이 많아서 논의 중입니다.”

산행 이모저모 일지에 꼬박꼬박
기통찬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허 회장은 2010년부터 산악회 일지를 작성했다. 매달 한 차례 떠나는 산행이지만 출발부터 도착까지, 참여인원과 특이사항까지 모두를 적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올부터는 등반대장이 그 일을 대신 이어 갈 것이라고 말한다.
“일지를 쓰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산을 다녀왔는지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서, 또 일지 자체도 훗날 추억과 기록이 될 것 같아서 쓰기 시작했어요. 산행의 이모저모가 적혀있어서 나중에 펼쳐보는 재미도 좋답니다.”

기통찬산악회 회원이 최근 들어 조금 줄었다. 젊은이들의 가입은 줄고 노령화로 어쩔 수 없이 탈퇴를 하는 인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농촌의 현실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기통찬산악회는 바쁘지만 한달에 한 번씩만 시간을 할애해서 화합 차원으로 함께 산행을 떠나는 만큼 인원이 줄어도 계속 지속시켜 나갈 것이에요. 마을 주민 모두의 뜻이기도 합니다.”

“주민 화합 끝내줍니다”
허 회장을 만나던 날 마을회관에는 주민들이 북적였다. 그리고 주민들은 입을 모아 “주민들끼리니 재미있고 또 고령이거나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보조를 맞추니 안전하게 산을 오르내릴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특히 “함께 등산하며 주민 간 화합을 다질 수 있어서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한마음이어서 그럴까. 기통찬산악회 창립 이후 매달 떠나는 산행 날에는 날씨가 항상 좋았다고 주민들은 전한다. 강원도 오대산 산행 시 비가 내려 통제를 하는 바람에 정상 부근에서 내려 온 것 외에는 모든 산의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단다.

“떠날 때 비가와도 도착하면 비가 그치곤 했죠. 또 태백산, 지리산, 치악산, 설악산 등 비교적 높은 산을 두루두루 다녔는데 단 한차례 사고도 없었습니다. 마을 산악회라서 주부들이나 고령, 몸이 불편한 분들을 위주로 여유 있는 산행을 한 것이 사고예방에 큰 역할을 한  것 같아요. 기통찬산악회가 복을 받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주민들의 건강과 화합, 안전산행을 위해 모두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낙지리 기통찬산악회원들의 다짐이다.
등산을 통해 주민 간 화합과 건강을 다지고 있는 기통찬산악회원들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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