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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지역 기숙형공립고교 육성방안 모색 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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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지역 기숙형공립고교 육성방안 모색 ➃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1.12.05 10:24
  • 호수 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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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사립학교 기숙형고교 지원에 교육활동 탄력

[글싣는 순서]
1. 청양지역 기숙형공립학교 현황
2. 기숙형공립고 추진 배경과 충북 단양고
3. 경남 함양고와 대구 달성군 포산고
4. 충남 건양고와 충청남도교육청
5. 지역 기숙형공립학교 육성방안

기숙형고교는 열악한 농산어촌교육환경 개선과 교통인프라 미흡에 따른 학생들의 등·하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지역 우수인재의 외부 유출에 따른 도농교육격차를 줄이면서 인구감소를 막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런 기숙형고교 지원정책은 처음에는 공립학교를 대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농산어촌 고등교육환경의 문제는 공립학교 뿐만아니라 사립학교 상황도 비슷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2010년에 사립학교 22곳을 기숙형고교 지원학교로 선정했다.
교과부가 사립학교도 기숙형고교 지원정책에 포함시킨 것은 농산어촌교육환경 개선에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구분이 의미가 없고, 사립학교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반영하면 농산어촌 장기 교육계획 수립과 집행으로 교육환경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 이런 교과부의 취지는 일부 사립학교에서 소기의 성과를 보이며 결실을 거두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교과부 기숙형고교 지원대상이 된 충청남도 논산시 건양고등학교와 충청남도교육청의 지원사업을 다뤄본다.

교사도 수능시험 보는 충남 건양고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위치한 건양고등학교(교장 김선장)는 사립학교의 장점을 살린 기숙형고교로 농촌의 매력있는 학교로 부각되고 있다.
1952년 애지고등공민학교로 개교한 건양고는 이후 인수농업기술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운영되다가 1979년 학교법인인 인수학원 김희수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학교법인 인수학원은 이듬해인 1980년 건양학원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1993년 양촌고로 교명을 바꿨다. 현재의 교명은 1994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 교과부 지원을 받아 세운 건양고 ‘명곡학사’ 전경.
농촌 사립학교인 건양고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학교기숙사 신축과 2008년 김선장 교장이 취임하고 부터다. 그동안 건양고는 여느 농촌학교처럼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을 빚었으며, 교직원들은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해 도내 중학교를 찾아다니며 동분서주해 왔다.
이런 건양고가 학교법인의 지원을 받아 기숙사 ‘삼영학사’와 ‘건양학사’를 세우고, 학력증진과 교육활동의 내실화를 도모하면서 달라졌다. 기숙사는 교통환경이 열악한 농촌 학생들에게는 통학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공부시간을 연장해 주는 효과를 거뒀다. 여기에 교과부의 기숙형고교 선정에 따라 지어진 ‘명곡학사’는 기숙인원 확대와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마련으로 교육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건양고가 다른 사립학교와 달리 두각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교사적체 문제를 효율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것이다. 건양고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평균 근무경력은 20년을 웃돌고 있다. 한 학교에 오래 머물러 교사들이 안일한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오히려 교사들은 건양고를 최고의 인문고교로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실력과 기량을 갈고 닦는데 매진하고 있다. 또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이 교육혜택에서 소외받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고 있으며, 학생 개별능력을 파악해 맞춤형 교육지도를 펼치고 있다.

교사들은 더불어 명문 고등학교 교육과정 벤치마킹과 서울의 유명입시학원에서 수업을 참관하고 교육흐름 파악과 입시전략능력을 쌓고 있다. 이같은 학교 측의 노력으로 대학진학률이 2008년 91퍼센트, 2009년 90퍼센트, 2010년 91퍼센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방 명문대인 카이스트와 수도권 명문대학에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 김선장 교장은 기숙형고교 성공은 교사들의 열정과 학생들의 노력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김선장 교장은 “건양고는 한마디로 최하위에 속한 학생들이 찾는 학교였다”며 “한 때는 정원을 채우기 위해 대전에 위치한 중학교의 꼴지들만 유치한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김 교장은 또 “논산시내 고등학교에서 내건 우수 명문대 입학축하 현수막을 볼 때마다 건양고는 멀게만 느껴졌다”며 “이런 기우는 학교 기숙사가 생기고 교사들이 애교심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점차 변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번은 불시에 교사들에게 수능모의시험을 과목별 담당교사에게 실시했는데 만점을 받는 분들이 많이 있어 놀라웠다”며 “현재 선생님들의 실력은 어느 명문고등학교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자긍심을 내비쳤다.

호텔처럼 편안한 공간 ‘명곡학사’
교과부 지원을 받아 세워진 명곡학사는 건물 외관과 달리 내부는 마치 호텔과도 같았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침실은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넓었으며, 방마다 설치된 화장실도 쾌적했다.
기숙사 복도와 열람실 바닥은 온돌로 조성돼 학생들이 겨울철에도 따뜻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마련된 체력증진공간은 학업에 지친 학생들의 스트레스해소와 학업정진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건양고는 사립학교 특성상 재단의 대응투자가 있어야 건물신축이 가능했지만, 학교재단인 건양학원은 학생들의 학력증진에 기숙사의 역할이 크다고 판단하고 5억4000여만원을 선뜻 투자했다. 이렇게 교과부의 지원과 재단의 투자로 명곡학사가 세워졌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학교 측은 기숙사 운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해남고, 장성고, 보성고, 장안제일고, 진천고, 홍성고 등 전국 각지의 기숙사운영 우수 학교를 벤치마킹해왔다. 건양고는 또 사교육 절감형 창의 경영학교를 운영하면서,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이 줄고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건양고는 현재 삼영학사, 건양학사, 명곡학사 등 3동의 기숙사를 학생들의 실력에 따라 인원을 편성·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 유명학원 강사를 초청한 논술지도 강의, 건양학원에 속한 건양대학교 교수와 대학생 등을 활용한 전문 강좌 등은 학생들의 학력증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교사들도 기숙사생들의 불편이 없도록 사감활동에 적극적이며 학교급식 배식에도 참여, 학생들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김관중 교감은 “공립학교와 달리 사립학교에서 학생 수가 감소하는 것은 결국 교사들이 설 자리를 잃는 것과 같다”며 “교직원들은 학교를 살리고 명문학교로 가는 것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으로 여기고 학생들의 학력증진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교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교육환경개선에 노력한 결과 건양고는 한층 더 발전했고, 최근 140점이상 상위그룹 우수인재 유치도 2008학년도 4명, 2009학년도 7명, 2010학년도 9명, 2011학년도 11명 등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남도교육청 17개교 24억 지원
충청남도교육청(교육감 김종성)은 농산어촌 고교에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기숙형고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올해 교육환경개선에 24여억원을 지원했다.
도교육청이 기숙형고교에 지원하는 항목은 기숙사운영비 20여억원, 기숙사프로그램 관리비 3억3000여만원 등이다. 이들 지원은 교과부의 기숙형고교 추진목적이 충청남도내 선정학교 교육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교육여건과 교통환경도 수도권에 비해 열악해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기숙사운영지원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소외계층과 저소득층 자녀의 식비 등이다. 교육활동프로그램 지원은 기숙사내 학생들이 특기와 재능향상을 위한 교육활동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기숙사운영비를 기숙사 개관 후 운영시점에 따라 책정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지원 대상학교로부터 결산보고를 받고 투자대비 효과를 분석한 후 내년도 지원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백종진 학교정책과담당은 “충청남도교육청은 교과부가 농산어촌 고등학교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실시 중인 기숙형고교 지원정책에 호의적이며, 선정학교가 기숙사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개선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담당은 “지원액은 한 학교에 약 1억5000여만원”이라고 말했다.
“도내에는 기숙형고교를 활성화하기 위해 태안, 아산 등 4개의 지자체가 지원조례를 제정한 상태”라며 “지역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한다면 농산어촌학교 교육환경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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