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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농약을 활용한 친환경농업 활성화 방안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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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농약을 활용한 친환경농업 활성화 방안 ④
  • 이존구 기자
  • 승인 2011.11.28 10:25
  • 호수 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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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유황·유화제, 고추·구기자·밤 등에 효과 ‘우수’

미래 농업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이어야 한다. 또 친환경농산물은 최저비용으로 생산해야 한다. 이는 자연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고비용의 생산비를 들이지 않고도,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것이 자연농업의 핵심 중 하나라는 말이다.
이들은 관행농업과 차별화한 방법으로 농사짓느라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오랫동안 농사지면서 자신만의 비법을 터득했다. 우선 병해충은 황토유황과 독초 등을 이용해 방제한다. 독초의 효능을 알았고, 여러 가지의 천연자재를 혼합해 천연농약으로 개발한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최적의 혼합비율도 찾는다. 나아가 자연농업에 관심을 둔 농민들에게 서슴없이 가르쳐주는 배려도 잊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비법을 일반 농민이 그대로 적용하면,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농사의 기본인 토양을 살려놓지 않고는 병해충에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적인 차이를 고려해 농사를 짓는 것이 좋으며, 이 방법이 농사를 가장 잘 짓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따라서 지형과 기후조건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농사지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자연농업을 실천하는 방법이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이 그들의 견해다. 즉 퇴비는 주변에서 손쉽게 구하는 재료를 사용하면 된다. 또 농약은 황토유황과 독초 등을 제조해 살포하면 된다. 병해충에 대해 방제나 기피제로 검증된 천연자재를 이용해 농사에 적용하면 그만이다.

올해 천연농약인 황토유황이 군내에 소개됐다. 운곡면 신대리 주민과 비봉면 김형찬, 최정길 씨 등 많은 농민이 황토유황을 사용해본 결과, 병해충, 특히 병에 방제효과를 봤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이에 천연농약을 활용한 친환경농업 활성화 방안, 마지막 기획취재는 황토유황의 성공사례, 그리고 다른 지역의 농사비법 등을 소개하면서 친환경농업으로 농사짓는 방법을 모색했다.

[글싣는 순서]
1. 청양-최적 자연조건에도 친환경인증 미미
2. 자연농업의 기본은 토양관리
3. 미생물을 이용한 선진 친환경농사법
4. 황토유황합제로 친환경농업 활성화 모색

황토유황, 천연살균제로 ‘부각’
황토유황은 황토분말과 유황, 천일염, 천매암, 가성소다, 물 등을 비율에 따라 희석해 만든다. 여기에 식용유를 이용해 유화제를 만들고, 이 유화제를 황토유황과 혼합해 천연농약으로 사용한다.
이 천연농약은 김근호(천안시 성환읍) 씨가 처음 개발했다. 그는 오랜 연구와 수없이 많은 실험을 통해 개발한 자신의 비법을 공개했다. 농민과 함께함으로써 농업 경쟁력을 높이 끌어올리는 데 의미를 둬 내린 결정이었다. 결국, 한국 친환경농업에 새 지평을 열었고, 농민들은 여러 작목에서 방제효과를 거두는 등 대표적인 천연농약으로 주목받았다. 진딧물과 응애, 흰가루병과 노균병, 탄저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군내에도 이 황토유황에 주목한 이가 있었다. 바로 산림조합중앙회 유병무 밤 특화품목전문지도원이다. 그는 밤 작목에 황토유황을 도입함으로써 안전한 먹을거리로 생산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교육을 통해 농민들의 인식을 새롭게 했고, 제조과정을 직접 시연하면서 비법을 전수했다. 특히 밤 작목뿐만 아니라 고추와 구기자 등 밭작목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이런 노력은 결국 군내에도 자연농업의 바람을 일게 했다. 올해 황토유황을 도입한 후 이를 직접 농사현장에서 효과도 검증하는 농민도 많았다. 제조방법이 쉬울 뿐만 아니라 방제효과 또한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용하는 농민도 점차 늘어났다.

▲ 청양지역 보급의 산증인, 유병무 지도원(사진 왼쪽)이 교육과 시연을 병행하면서 천연농약을 널리 알리고 있다.
유병무 지도원은 “황토유황은 여러 작목에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검증됐다. 하지만 일반 농민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은 터라 쉽게 이해하질 못했다. 따라서 스스로 확신할 수 있도록 실증을 해야 했다. 고추와 구기자 등 밭작목에 도입하게 됐고, 방제효과를 경험한 농민들의 반응 또한 좋았다. 앞으로 모든 작목에도 확산할 것을 내다본다”고 말했다.
그는 천연작물보호제와 독초 등을 이용한 방법으로 밤나무의 병해충을 예방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밤나무의 줄기마름병을 방제하는 천연농약으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토유황을 보급·확산하는 일에 이바지하는 한편 병과 벌레를 모두 해결하는 방안을 찾고자 끊임 없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추 등 밭작목에도 효과 ‘탁월’
운곡면 신대2리(이장 이재두) 주민들은 올해 고추농사를 잘 지었다.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가 연일 계속됨에도 병해충으로부터 피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도 지난해처럼 고추를 많이 수확했다. 고추가격이 폭등하는 등 유례없는 시세도 이어져 소득 또한 많이 올렸다.
이는 황토유황 덕분인 것으로 여긴다. 지난 7월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육과 시연회를 가진 후 황토유황을 고추농사에 도입한 것. 탄저병 등의 피해를 예방함으로써 고추농사를 무난하게 지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이구동성. 더욱이 관행농업보다 저렴한 약제비용으로 농사졌다며 흐뭇함도 감추지 않았다.

▲ 이재두 씨
이재두 이장은 “올해 비가 많이 내려 농약으로 방제해도 허사가 되기 일쑤였다. 따라서 병해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이 많았다. 그러나 신대2리는 황토유황을 사용해 효과를 봤다. 일주일 간격으로 황토유황을 살포했더니, 탄저병과 담배가루이, 흰가루병이 없었다. 황토유황을 살포한 포장과 그렇지 않은 포장이 육안으로 확연하게 달랐다. 이장 5년 만에 처음으로, 이장 덕분에 고추농사를 잘 지었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 최정길 씨
최정길(비봉면 관산리) 씨는 231제곱미터 하우스에서 구기자를 재배했다. 지난 7월 20일부터 황토유황을 처음 살포한 후 일주일 간격으로 10월 중순까지 사용했다. 황토유황 등의 방제비용은 2만원을 들이면 됐다. 그리고 수확량은 지난해 수준이었고, 광택이 더 좋은 구기자를 수확했다. 균을 90퍼센트 이상 잡아 방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말이다. 더욱이 생구기자의 광택이 좋아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자랑했다.
최정길 씨는 “일반농약처럼 방제했는데, 잡병이 없었다. 그래서 황토유황과 유화제를 믿었고, 순간적으로 착각한 나머지 맹신하게 됐다. 한 번쯤 걸렀더니, 총채벌레와 담배나방을 방제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구기자를 말릴 새가 없었다. 광택이 좋다보니 생구기자로 팔기도 바빴다. 황토유황이 방제뿐만 아니라 영양제로도 효과가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부터 벌레까지 방제할 생각이다. 돼지감자 등을 이용해 천연농약을 제조하며, 이를 황토유황과 혼용해 살포한다는 것. 즉 병과 벌레를 한꺼번에 방제함으로써 살포횟수를 줄이는 한편 친환경구기자를 생산할 계획이다.
김형찬(비봉면 양사리) 씨는 고사리를 삶은 물과 황토유황, 유화제로 효과를 봤다. 이 천연농약을 밤나무에 방제한 결과, 병해충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심지어 줄기마름병까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해 수준의 밤을 수확했고, 소득 또한 많이 올렸다고 밝혔다.

▲ 김형찬 씨
김형찬 씨는 “방제는 1년에 4번했다. 6월 병해충 발생시기에 한번한 후 일주일 지나서 다시 했다. 그리고 8월말에 방제한 후 다시 일주일 지나서 살포했다. 관행농업보다 2번 더 살포하는 인력을 더 들였는지는 몰라도, 약제값이 훨씬 덜 들었다. 따라서 가지치기를 잘하고 거름을 제때에 주는 관리만 잘하면 됐다”고 전했다.
그는 햇볕이 잘 들게 가지치기 작업을 한다. 제초작업도 한 번밖에 하지 않는다. 8월말에서 9월초쯤에 제초작업하며, 이후에 자란 풀은 벌레의 서식장소로 놔둔다. 게다가 유기질비료를 많이 줘 밤 맛을 좋게 한다.
앞으로 봉숭아와 돼지감자 추출물을 혼용하는 방법을 도입하려고 한다. 독초를 이용한 천연살충제를 만들어 방제함으로써 무농약 농사법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

천연농약, 밤나무 항공방제 가능
부여군은 올해 밤나무에 대해 친환경약제로 항공방제를 했다. 항공방제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연 1회로 한정했으며, 2962헥타르 면적에 대해 1억43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항공방제 대행사업비 1835만원과 약제값 8029만원을 군비로 지원했고, 농민은 약제값의 35퍼센트인 4401만원을 자부담했다. 또한 약제소요사업비는 헥타르당 4만1970원을 계산했다.
이에 군은 친환경농자재를 사용함으로써 부수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우선 친환경인증농가에 방제해도 무방하며, 가축과 벌 등의 피해신고가 없었다. 또한 항공방제 대상지와 인접한 지역의 농민이 재배한 과수와 농작물을 당일 출하할 수 있었다.

다만 친환경약제값은 비싼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일반농약보다 2배 이상의 비용이 들며, 방제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기준(1000배)보다 고농도로 희석(40배)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광구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부여출장소장은 “부여지역은 천연농약인 황토유황을 보급함으로써 친환경농업을 유도하고 있다. 농협과 군에서 교육비를 지원해줘 생태계도 보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기 저온관리 때만 부직포 사용
김용상(태안군 안면읍) 씨는 시설하우스에서 유기재배방법으로 고추를 생산한다. 특히 연작장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고추도 잘 자라게 해주는 방법, 즉 토양관리에 힘을 쓴다. 따라서 초목과 해초류 등을 발효, 퇴비화해 유기질비료로 이용한다.
그는 제초작업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이에 비닐도 초기 저온관리 때만 사용한다. 3월 하순 온도차가 심할 때 백색비닐로 온도를 올려준다. 그리고 5월 이전에 비닐을 걷어낸 후 직접 제조한 유기물을 공급한다. 여기에 볏짚도 깔아줘 수분의 증발을 막거나 유기물퇴비로 공급한다. 하우스 가장자리는 헤어리베치 등 녹비작물을 심어 풀의 발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질소유기물로 활용한다. 다만, 장비로 다져진 땅도 최대한 깊이 갈아줘 유기물이 충분히 공급되게 만들어준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탄저나 역병이 문제가 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땅에서 비롯된다. 땅을 살려놓으면 무당벌레 등 진딧물의 천적이 저절로 살아난다. 자연의 순리대로 농사지어야 하는데 요즘은 다수확에 의존하다보니 땅을 망가뜨리는 것 같다. 다수확이라는 개념을 머리에 두지 말고 토양관리를 잘하면 병이 오라고 해도 오지 않는다.”
김용상 씨는 7년째 고추농사를 짓는다. 칼슘계통을 많이 줘 잎이 단단하게 만들어 진딧물을 방제하고 있다. 벌레를 죽이는 것보다 피하게 만들어 내쫓는 개념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액비와 미생물을 충분히 공급해줌으로써 연작장해의 피해도 예방하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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