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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지역 기숙형공립고교 육성방안 모색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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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지역 기숙형공립고교 육성방안 모색 ③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1.11.18 20:41
  • 호수 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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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미달학교가 도시학생 몰리는 명문교로 변신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농산어촌 고교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기숙형고교지원 정책이 올해로 4년을 맞고 있다. 그동안 전국 기숙형고교 선정학교는 교육환경개선과 운영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알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선진학교는, 지역은 물론 타 시·도의 학생들의 입학지원이 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각광받는 학교로 부각되고 있다. 더불어 기숙형고교 정책은 도농교육격차 해소와 침체된 농산어촌 고등교육환경을 개선해 지역 학생들의 외부유출을 막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기숙형고교로 명문학교로 도약하고 있는 경상남도 함양고등학교와 대구광역시 달성군 포산고등학교에 대해 소개한다.

[글싣는 순서]
1. 청양지역 기숙형공립학교 현황
2. 기숙형공립고 추진 배경과 충북 단양고
3. 경남 함양고와 대구 달성군 포산고
4. 충남 건양고와 충청남도교육청
5. 지역 기숙형공립학교 육성방안

경남 함양고 ‘고운학사’
인구 4만1000여명에 불과한 함양군에서 함양고등학교(교장 유병주)가 전국 농산어촌 교육선진학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함양고가 농산어촌 고등교육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교과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숙형고교 지원정책이 큰 힘이 됐다. 지난 2009년 교과부 지정 기숙형고교 모델학교로 선정된 함양고는 다양한 교육과정운영과 지방자치단체를 연계한 교육환경개선으로 침체된 지역 교육에 활력을 심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함양고는 지역에서 뿐만아니라 인근지역에서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몰리면서 우수인재 확보로 지역의 명문학교로 발돋움하고 있다.

▲ 함양고 고운학사 전경.
함양고가 처음부터 지역교육의 요람이 된 것은 아니다. 함양고는 1965년 함양여자고로 개교해 46년이란 역사를 가졌지만, 총동창회 등 체계적인 동문조직도 없고, 교육환경투자도  미비한 평범한 시골학교였다. 주민들도 학교에 갖는 기대도 없었으며, 지역 학생들도 진학을 기피하는 학교 중 하나였다.
이런 함양고에 희망을 심어준 것은 2004년 기숙사인 ‘우정학사’가 건립되고 부터다. 우정학사는 지역출신 기업가가 대표인 A건설회사가 건립하고, 학교에 기증했다. 2006년에는 연암 박지원 선생의 호를 따 제2기숙사인 ‘연암학사’가 세워졌으며, 지난해는 교과부 지원을 받아 제3기숙사인 ‘고운학사’를 마련했다. 현재 3동의 기숙사에는 342명의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다.

교직원들은 기숙사 건립과 함께 학생들의 학력증진을 위해 교육지도에 힘을 쏟고 있다. 여기에 교과부 기숙형고교 지원정책은 원거리 통학학생의 어려움 해소와 공부시간을 늘리면서 학교교육과정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또 지자체의 교육지원과 학생들의 복지혜택은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 유병주 함양고교장은 기숙형고교의 발전은 주민들의 관심과 지자체의 지원, 교사들의 열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등 명문대학 진학률 상승
함양고의 교육성과는 대학진학 현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기숙사가 없던 시기에는 서울대 진학이 전무했으나, 2006년부터는 매년 입학생을 배출하고 있다. 2011학년도 대학입학현황에서 서울대 등 서울지역 4년제 대학교에 20명, 카이스트와 육군사관학교 등 지방 명문대학에 28명을 입학시키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성과 뒤에는 명품학교를 지향하는 학교와, 학교를 믿고 신뢰하는 주민들이 있었다. 함양고는 기숙형고교에 선정되고부터 교육환경이 한층 개선됐다. 그동안 학교예산 부족으로 망설였던 교육프로그램 운영도 추진하게 됐으며, 학생들의 인성과 재능을 높이기 위한 특별활동도 질적 향상을 이뤘다. 이런 학교 교육환경변화는 제일 먼저 상급학교 진학에 고민하고 있는 중학생과 중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기여했다.

최근 신입생 입학성적에서도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10퍼센트 이내인 학생들이 2007년 25명, 2008년 32명, 2009년 38명, 2010년 55명, 2011년에는 57명을 기록하는 결실을 거두고 있다. 학교도 기숙형고교 선정 후 전국 150개 기숙형고교의 선도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연구중심학교로 교육선진화에 노력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경남교육청 지정 기숙형고 정책연구학교 업무를 수행하면서, 경상남도 농산어촌 교육모델을 만들고 있다.

지자체 또한 학교와 기숙사에 대한 교육지원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함양군장학회가 집행하는 지원은 2002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46여억원에 이른다. 이중 2006년에는 기숙사 건립에 10여억원을 지원했으며, 올해는 5억2000여만원을 교육투자했다.

전용범 기숙사운영부장은 “함양고에는 3동의 기숙사가 있고 총 6명의 사감이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며 “지자체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투자에 적극적이며, 학교 역시 지자체에 6억여원을 2012년도 교육예산 지원으로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병주 교장은 “기숙사는 학생들이 학업과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행복한 공간이어야 하고, 쾌적한 교육환경조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며 “학교는 사감교사에 대한 배려와 지원으로 기숙사의 질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교장은 또 “기숙형고교가 농산어촌의 교육모델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교도 목적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우수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교육 선도학교가 된 포산고
포산고등학교(교장 김호경)는 대구광역시와 불과 40여분 거리에 위치한 학교다.
학교 주소는 대구광역시 달성군으로 돼 있지만, 주위는 넓은 들녘이 펼쳐진 시골학교다. 이런 지리적인 환경으로 그동안 지역 우수 학생들은 포산고 대신 교육환경이 나은 대구광역시 시내 학교로 진학해 왔다. 결국 학교는 낙후된 교육환경으로 도시에서 일반계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과 실력이 낮은 학생들만을 받는 삼류학교로 전락했다.
2002년에는 입학생이 크게 줄어 3학급에서 2학급으로 축소됐으며, 대구지역 일반계 70개교 중 입학생과 대학진학률이 최하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여기에 주민과 지자체는 지역 이미지를 떨어뜨리고, 입학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포산고를 폐교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여 학교 존립마저도 위태로웠다.

그러나 지금 포산고는 대구시내 꼴지들이 오는 학교가 아닌 최상위 학생들이 찾는 명문학교로 도약하고 있다.
이같은 학교변화는 교과부의 2007년 농산어촌 우수고와 자율학교 선정, 기숙형고교 운영이 큰 힘이 됐다. 여기에 교장 공모제로 현재의 김호경 교장이 취임하고부터 교직원들의 마음가짐이 변화했으며, 학교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헌신은 지금의 포산고를 만들었다.
교과부의 정책지원은 폐교라는 절망의 늪에 빠진 포산고에 실낱 같은 희망을 안겨 줬고, 대구시내 상위 1퍼센트 이내의 학생들이 몰리는 기적을 낳았다. 특목고도 아닌 시골학교에 대도시 중학교 최우수 학생들만이 경쟁을 거쳐 선발한다는 소식은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과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는 지역민들이 앞장서서 자녀를 포산고에 진학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입학이 좌절된 학생들의 학부모는 입학정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타 지역과 도심 명문학교로 진학했던 지역 우수학생들도 학교의 변화와 성과에 하나 둘 돌아오는 현상도 보이며 기숙형고교의 목적달성과 농촌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이 모인 ‘포산학사’
포산고는 1968년 현풍여고에서 출발한다. 현풍여고는 2002년 현재의 포산고로 교명과 남녀공학으로 학교 입학제도를 변경한다.
2008년 교과부의 기숙형고교로 선정된 포산고는 기숙사 신축과 교육환경의 현대화로 학교 이미지를 쇄신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대구광역시교육청 기숙형고교 정책연구학교와 교과부 ‘대한민국 좋은 학교 박람회’에 참가하며 학교명성을 전국에 떨치고 있다.

▲ 포산고 포산학사 전경.
학교의 변화는 단순히 건물 외관 뿐만아니라 교육활동에서도 돋보였다. 대구광역시교육청은 포산고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우수 교원의 배치를 위해 가산점 특혜를 주고 있다. 여기에 대구시교육청과 달성군지자체도 지역학교 육성 차원에서 교육활동 지원비를 확대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 대구시교육청은 기숙사운영비 3억2000만원과 기숙형고교 프로그램운영비 1억원 등 총 4억5600만원을 투입했으며, 지자체는 기숙사생 식대지원 1억원, 기숙형고교 프로그램운영비 7000만원 등 4억1000만원을 지원했다.

포산고에 대한 교육청과 지자체의 지원은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우선 학생들은 교내 쉼터와 골프연습장, 인조잔디구장, 헬스장 등을 통해 특기·적성을 높이고 있다. 방과후학교와 기숙사에서 실시되는 교육활동도 질적 향상이 이뤄져 학생들이 맞춤형교육혜택을 받고 있다. 또 주말에는 지자체가 마련하는 우수 강사를 초청한 사교육대체 공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써 학력신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수요자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교육현장에 적용함으로써 학생들의 교육만족도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포산고 교육활동은 중학교에 자녀를 둔 학부모와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들에게 알려지면서 2011학년도 입시 경쟁률이 3.1대 1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수치는 높지 않지만, 지원학생의 30퍼센트가 지역거주학생 우선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학생들은 대구시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아야 입학이 가능하다.
오호근 교무부장은 “김호경 교장선생님이 오시고, 학교가 정부정책 지원학교로 선정되고부터 포산고는 옛날의 포산고가 아니다”며 “학생들을 위한 수준별 학습과 특색교육프로그램, 해외문화탐방 등 교육활동은 대구시 학교들이 부러워하고 있다”고 학교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호경 교장도 “포산고는 대구를 넘어 전국 최고의 학교로 나가고 있고, 지역에 조성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가 구축되면 학교의 명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대도시와 인접해 있으면서 우수 인재가 몰리는 학교는 특목고를 제외하고 일반계고는 전국에서 드물다”고 강조했다.
“포산고가 명문고가 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며 “학교도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포산학사 교육계획서’를 발간하고 자구책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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