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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농약을 활용한 친환경농업 활성화 방안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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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농약을 활용한 친환경농업 활성화 방안 ③
  • 이존구 기자
  • 승인 2011.11.18 20:35
  • 호수 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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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업 핵심은 미생물 생존 토양 회복

자연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기자가 만나 본 결과 하나로 요약됐다. 바로 ‘기본에 충실하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한결같이 토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양이 살아야 미생물도 살 수 있고, 미생물이 있어야 토양도 기름진 땅으로 바뀐다’는 말 그대로 단순한 진리였다. 특히 이들은 기름진 땅이 병해충 피해를 줄이는 효과도 크다고 언급했다. 친환경농업을 하려면 반드시 기름진 토양이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 토양을 어떻게 살려야 할까? 지난 호에 토착미생물 제조방법을 일부 언급했듯, 이것 또한 간단하다. 자연환경에서 손쉽게 구한 퇴비를 이용한다는 것. 물론 자연농업에서 말하는 퇴비는 화학비료나 항생제 등의 성분이 없어야 한다. 우분과 톱밥 등을 완전히 발효한 퇴비도 좋고, 아니면 산에서 부엽토를 구해 논과 밭에 뿌려주면 된다. 나아가 농가마다 자신만의 비법으로 퇴비를 만들거나 친환경제제 거름을 사용한다. 토양의 성질에 맞게 영양분을 조절하면 더욱 좋은 거름이다.

[글싣는 순서]
1. 청양-최적 자연조건에도 친환경인증 미미
2. 자연농업의 기본은 토양관리
3. 미생물을 이용한 선진 친환경농사법
다만, 자연농업을 지속하려면 관행농업보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거름도 만들고 천연농약도 제조하고, 작물의 생육상태도 확인하는 등의 발품을 팔아야 한다. 노력이 뒷받침하는 만큼 품질이 향상되며, 수확량 또한 늘어나는 이치를 염두에 둬야 한다. 따라서 자연농업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무엇보다 뒤따라야 한다. 저농약과, 무농약, 심지어 유기농으로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고도,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나기 때문. 병해충을 방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농가들의 이야기다. 한해농사를 망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농약을 살포하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경우이다.

현영수(순천시 별량면) 씨는 “별량면만 22개의 쌀작목반이 있다. 물론 무농약 이상의 벼를 생산하는 농가들로 구성됐다. 농협을 통해 작목반이 생산한 벼를 공동 수매하는데, 잔류농약이 검출된 적이 있다. 한 농가가 한번쯤 농약을 살포해도 괜찮겠지 생각한 나머지, 몰래 저지른 일이었다. 어쩔 수 없이 그 농가를 작목반에서 퇴출시켰다”고 말했다.
천연농약을 활용한 친환경농업 활성화 방안, 그 세 번째 기획취재는 자연농업을 실천하는 농가를 찾았다. 자연농업으로 벼와 고추를 재배하는 농가의 비법을 소개함으로써 친환경농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봤다.

[글싣는 순서]
1. 청양-최적 자연조건에도 친환경인증 미미
2. 자연농업의 기본은 토양관리
3. 미생물을 이용한 선진 친환경농사법
4. 황토유황합제로 친환경농업 활성화 모색

벼, 40주 이하 소식 재배
청양군내는 농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3.3제곱미터당 75주(주당 15포기) 전후로 모내기한다. 토양에 맞춰, 품종에 따라 도복여부를 고려해 모의 양도 조절한다. 모두 밀식재배 형태지만, 화성지역 친환경쌀작목반은 이보다 적은 60주와 50주, 10개 내외의 포기로 벼를 심는다.
물론 소식과 밀식 재배의 장단점은 있다. 70, 80주 등 밀식으로 심을 땐 지력이 떨어져 화학비료 등을 보충해줘야 수확량을 높일 수 있다. 또 50주 등 소식으로 심으면 통풍이 잘돼 문고병과 도열병 등의 피해가 적지만, 수확량은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자연농업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모를 드물게 심는다. 별량면 현영수 씨에 따르면. 일본은 드물게 심는 방법, 즉 3.3제곱미터(평)당 37주나 40주를 심는 소식재배를 한다. 여기에 평당 1200포기를 목표로 농사짓고 있다. 이는 제곱미터당 몇 포기를 목표로 농사를 짓느냐는 문제인데, 60주를 심어 1200포기를 만드나, 40주 심어 1200포기를 만드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현영수 씨는 “모를 무조건 많이 심는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일본에서 모내기 방식을 연구한 자료를 보니, 주당 4개는 30포기로, 3개는 32포기로, 2개는 27포기, 1개는 18포기로 새끼를 친다. 즉 소식재배를 해도 수확량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식재배로 가는 추세다. 보통 661제곱미터에 모판 20상자 정도가 필요한데, 소식재배를 할 때는 11상자 정도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수확량은 별 차이가 없었다. 게다가 햇빛과 공기도 잘 통해 병해충의 피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자 줄지, 육묘인력 줄지, 경영비 절감에도 도움이 되는 영농법”이라고 강조했다.

순천시 별량면 쌀작목반은 우렁이농법을 도입해 제초문제도 해결한다. 오리농법과 종이농법, 참게농법 등 여러 가지의 농법을 시험한 결과, 우렁이농법이 제일 효과가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전라남도농업기술원과 순천시농업기술센터가 함께하는 ‘새끼왕우렁이 이용 제초 시범포’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방법은 10아르당 우렁 1.2킬로그램을 넣는 방법이며, 로터리를 친 후 치패(1킬로그램)와 중패(0.2킬로그램) 우렁이를 섞어 넣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현영수 씨는 “우렁이농법은 92퍼센트의 제초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우렁이라고 다 효과가 좋은 것은 아니다. 큰 우렁이는 먹이활동보다 번식하는 일에 열중한다. 따라서 로터리를 친 논에 큰 우렁이를 넣으면, 제초효과가 떨어진다. 풀이 많지 않을 때는 중패가 먹고, 나중에 풀이 자라나기 시작하면, 중패로 성장한 우렁이를 이용하여 제초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친환경농업 핵심은 땅힘 회복
영농법인 ㈜봉하마을(대표 김정호)은 김해시 진영읍에서 ‘봉하쌀’이라는 브랜드로 품질을 관리한다. 특히 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가공품은 봉하장터 쇼핑몰에서 직거래로 판매한다. 절감된 유통비용은 생산자에게 되돌려 경쟁력을 높이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4개 마을 작목반 160여명이 무농약 농법으로 농사짓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작목반은 전환기 유기농(36.4헥타르)과 무농약(99.3헥타르)으로 벼를 재배하면, 봉하마을이 그 생산과정과 유통, 판매 등을 담당한다. 그리고 봉하마을은 일관된 생산관리로 품질을 유지하는 노력도 기울인다. 내병성에 강한 품종을 선택한 다음 토양을 살리는 미생물을 공급해주며, 지력을 살린다. 무엇보다 액비를 만들어 토양에 영양분으로 공급해준다. 다양한 액비와 천연농약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 결과, 영농비용을 50분의 1로 줄일 정도이다.
여기에 천연농약을 만들어놓고 병충해가 발생하면 상황에 맞춰 방제한다. 집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봉하쌀이라는 브랜드의 품질이 균일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김정호 대표는 “친환경농업의 핵심은 천연농약이 아니다. 땅힘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땅힘이 좋으면 생태계가 복원돼 천적도 살아난다. 따라서 볏짚도 논에 환원해야 한다. 유기물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토착미생물의 먹이로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봉하마을은 자연환경과 생명을 되살리는 생태농업을 추구하고 있다. 논 한 귀퉁이에 생태형 웅덩이(습지)를 조성해 수생생물의 피난처로 활용한다. 또한 논도랑을 깊게 파고, 논두렁을 높이거나 넓혀줌으로써 수생생물이 월동하는 공간을 마련해준다. 나아가 겨울 철새들의 쉼터로도 제공한다.

고추, 오줌 발효액으로 다수확
이재옥(영광군 묘량면) 씨는 유황합제와 오줌 등을 이용해 병해충을 예방하고 있다. 오디 수확을 불가능하게 하는 뽕나무이는 석회유황합제와 발효주정(95퍼센트), 빙초산(식용) 등을 혼합해 방제하고 있다. 나아가 빙초량을 조절해 제초제로도 사용하고 있다. 빙초산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 약해가 발생함으로써 풀을 태우는 방법이다.
고추는 오줌을 발효액으로 만들어 천연비료로 살포한다. 질소질인 소변과 유산균인 쌀뜨물을 발효시키는 방법으로, 1대 1로 혼합하면 된다. 일주일에 한 번씩 소변 발효액을 엽면시비한 결과, 많은 양의 풋고추가 달려있다는 것이 이재옥 씨의 설명이다.

“소변을 받아 쌀뜨물하고, 1대 1로 혼합해 45일 동안 발효시킨다. 밑거름 줄 때 유기질비료와 쌀겨를 발효시켰고, 그리고 웃거름을 안 하고 소변 발효액을 주로 썼다. 20리터당 소변 발효액 50씨씨를 엽면시비로 일주일에 한 번씩 살포하면 된다.”
이재옥 씨는 고추 수확시기를 앞당기는 비법도 소개했다. 일조량이 부족한 러시아식 종자처리방식이다. 즉 파종하기 한 달 전부터 종자를 고온과 저온요법으로 관리해 내성을 키우는 방법, 그리고 조생종을 선택해 수확을 빨리 시작하는 것은 물론 늦게까지 다수확하는 방법이다.

“고추종자의 코팅을 벗긴다. 그리고 40도 물에 8시간 담근 후 수건에 싸서 김치 냉장고에 한 달 정도 보관한다. 그다음 기본적으로 한방영양제, 현미식초, 미나리나 쑥 녹즙, 바닷물을 넣어 종자를 소독한다. 침종은 원래 8시간 정도인데 하루정도 두면 좋다. 종자가 영양분을 흡수하면 모판에 모종직파를 하고 2차로 포토에 이식을 한다. 본엽이 1엽에서 2엽 사이일 때 포토에 다시 이식한다. 그리고 60일 이후 본토에 이식하면 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성장속도가 다르며, 고온과 추위의 내성능력을 높여준다.”

퇴비의 병해충 예방효과 커
한옥현(순창시 낙양면) 씨는 “퇴비만큼은 농가가 직접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아 숨을 쉬는 땅을 만들려면, 퇴비를 많이 줘야 한다는 것. 즉 자연농업은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이어야 하며, 영농비용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따라서 퇴비를 돈 주고 사는 것보다 직접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 자신의 토양을 정확히 분석한 뒤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야 기름진 땅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민이 농사짓는 일 말고도 여러 가지의 잡일을 하느라 너무 바쁘다. 퇴비가 좋다는 것을 알지만, 만들 시간이 없다. 결국, 돈을 주고 사다 쓰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이라면,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퇴비를 만들어야 한다. 부엽토도 좋고, 갈대로 퇴비를 만들면 된다. 농가가 노력을 기울일수록 작물에 영양분을 충분하게 공급해, 결국 소비자는 보약의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한옥현 씨는 농사짓고 난 후 발생하는 부산물인 짚과 나무껍질, 쌀겨, 미생물 등을 배양해 퇴비로 사용한다. 곳곳에 널려 있는 낙엽과 둑의 풀도 그에게는 유용한 퇴비의 원료가 된다. 땅도 살고 돈도 안 들고 병에서도 해방될 수 있음을 10년 유기고추 농사에서 터득한 비법이다. 따라서 요즘은 겨울에 준비한 산야초 퇴비로 병해충을 예방한다. 때죽나무, 은행나무, 자리공 등 다양한 재료의 추출물을 숙성해 영양제를 겸해 미생물제, 기피제로 사용하는 이유이다.

“진딧물이 생기는 가장 근본 이유는 땅의 지상부와 지하부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즉 진딧물이 생겼다는 것은 질소과다가 첫 번째 원인이다. 또 시중의 퇴비는 필연적으로 진딧물이 생기지만, 낙엽퇴비라면 70~80퍼센트는 진딧물이 없다. 따라서 산 풀하고 낙엽만 넣으면 작물의 병해충 문제는 해결된다. 일반적인 비료의 효과는 인간의 상식일 뿐이며, 산 풀을 넣으면 병해충에서 해방될 수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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