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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지역 기숙형공립고교 육성방안 모색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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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지역 기숙형공립고교 육성방안 모색 ①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1.11.07 11:08
  • 호수 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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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후된 고등교육 환경이 농촌 이농현상 유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농산어촌의 낙후된 고등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우수 인재의 유출을 줄이기 위해 ‘기숙형공립고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교과부가 이처럼 농산어촌에 대한 고등교육기관 지원을 하게 된 것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열악한 교육환경을 이유로 자녀교육을 위해 농촌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도시로 이주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교과부가 농산어촌 젊은 계층의 이농원인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30퍼센트가 자녀교육문제를 이농의 주된 이유로 꼽았다.
교과부는 자녀교육문제로 이농하는 농산어촌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 인구감소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숙형공립고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숙형공립고교는 고등학교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숙식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만아니라 학업정진은 물론 재능 향상에 도움을 받고 있다. 또 농산어촌의 최대 문제인 열악한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원거리 통학 학생들의 호응이 높다.
청양도 청양고등학교와 청양정산고등학교가 교과부의 기숙형공립고교로 선정돼 올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청양신문은 시작단계인 청양고와 청양정산고의 기숙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역 현황을 짚어보고, 전국 우수 학교의 운영사례를 다뤄본다.

[글싣는 순서]
1. 청양지역 기숙형공립학교 현황
2. 기숙형공립고 추진 배경과 충북 단양고
3. 경남 함양고와 대구 달성군 포산고
4. 충남 건양고와 충청남도교육청
5. 지역 기숙형공립학교 육성방안

청양고 ‘청봉학사(靑鳳學舍)’
청양고등학교(교장 백운기)는 기숙형공립고교 선정에 따라 12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청봉학사’를 올해 건립했다.
기숙사 마련은 원거리 통학학생의 불편해소와 2011학년도 신입생 확보에 있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청양고는 2009년 청양농공업고등학교와 청양여자정보고등학교가 통합돼 운영된 학교로 현재 취업을 위한 전문계반과 대학진학이 목표인 인문계반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우선 청봉학사의 성과는 지역 인재의 타 지역 유출을 줄였다는 것이다. 청양고는 통합 전에 수년간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나, 교육환경 개선과 최신 기숙사가 마련되고 부터는 지역은 물론 타 지역 학생들의 지원이 늘었다.
기숙사 층별 배치는 1층은 식당과 학습실, 2층과 3층은 전용 학습실과 침실 등으로 돼 있다. 1층에는 6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학습실이 마련돼 있으며, 2층과 3층에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전용학습실과 정보검색실을 갖추고 야간에도 운영되고 있다. 특히 전용학습실에서는 학력증진을 위해 매주 3일 이상 전문 강사를 초청한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을 지도해 학생들의 실력향상을 돕고 있다.
청봉학사는 이외에도 기숙사생들을 위해 요가와 댄스, 검도, 배드민턴, 탁구, 축구 등 다채로운 취미·체육활동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기초체력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명혜성 학생(2년)은 “우선 교육환경이 현대화되고 쾌적해 학습능률이 오르는 것 같다”며 “층별 마련된 전용 학습공간에서는 전문 강사로부터 주요과목 강의도 들을 수 있어 실력향상에 도움이 돼 주위 친구들이 기숙사입사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학과 취업 공부를 동시에…
청봉학사가 일반 학교 기숙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전문계와 인문계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양고는 기숙사입사에 있어 학과별 차별을 두지 않고 모든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입사한 학생들은 전공분야가 달라도 대학진학과 취업 등 목표가 같을 경우에는 성적에 따른 교육지도를 받아, 교육수요자들이 교육프로그램에 만족하고 있다.

▲ 백운기 청양고교장이 현대화된 교육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백운기 교장은 “기숙사 입사는 원거리 통학학생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해 받고, 다음으로 성적 우수자가 입사대상자가 된다”며 “그동안 기숙사 시설이 없어 많은 학생을 수용해 관리한 경험은 없으나 기숙사 운영 선진학교 견학과 시행착오 과정을 겪으며 안정화가 돼 가고 있다”고 밝혔다.
백 교장은 또 “기숙사 입사에 있어 전문계와 인문계 구분보다는 공부에 대한 의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학교 측은 학업정진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을 위해 주요 교육과목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봉학사 관리는 교사 8명이 맡아 하고 있고, 이들 교사들은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을 가르치고 있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며 “청양고는 기숙사 운영에 대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월 1회 이상 개최해 발전방안을 찾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청양정산고 ‘성덕재(成德齋)’
청양정산고등학교(교장 김동식)는 현대화 시설을 갖춘 기숙사 신축으로 입사정원을 늘렸으며, 전용 학습실 확보로 학력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청양정산고등학교 성덕재 전경.
청정고 기숙사는 그동안 학생들이 잠만 자던 공간으로만 사용돼 왔다. 학교가 기숙사를 숙식장소로 밖에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은 농촌 특성상 원거리 통학 학생들이 많고,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공간이 필요했다. 학교는 한정된 기숙사 공간에 많은 학생들을 받기 위해서는 숙식 외에 다른 용도의 공간 확보가 어려웠다.
이런 기숙사문제를 해결해 준 것이 교과부가 추진하는 기숙형공립고교 지원정책이다. 청정고는 추가 기숙사 설립으로 학생들을 위한 편의공간을 늘리고, 학업정진을 위한 별도의 장소도 함께 마련했다.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에는 각 호실별로 화장실이 비치됐으며, 남학생과 여학생이 구분된 전용학습실이 마련돼 학업정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기숙사내에는 쉼터공간이 있어 학생들이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학교 측은 기숙사생들이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1인 1동아리 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동아리는 학생들의 희망과 의견을 수렴해 외국어 회화, 탁구, 현악, 그룹사운드, 수화동아리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탁구부는 전국 기숙형공립고교 스포츠클럽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인애 학생(1년)은 “기숙사시설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 생활하는데 불편이 없고 공부도 잘된다”며 “전용학습실이 생기기 전에는 교실에서 모든 교육을 했으나, 지금은 야간공부도 기숙사 학습실에서 하고 있다”말하고 기숙사내 편의시설에 만족해 했다.
청정고 기숙사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생활하는 공간이 별도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남학생은 기존 기숙사를 리모델링해 사용하고 있으며, 1층에는 식당이 있고 76명이 생활하고 있다. 여학생은 올해 신축된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정원이 56명이다.

다양한 인성·학력증진 교과활동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청양정산고는 충청남도교육청 역점사업인 바른 품성 5운동을 공동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바른 품성은 곧 학생들의 마음가짐에 영향을 줘 면학분위기 조성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학교기숙사인 성덕재 학생들에게도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동식 교장은 기숙사 운영방향을 이처럼 말했다.
김 교장은 “농촌에서 고등학교 기숙사가 갖는 의미는 크다”며 “기숙사는 교통이 불편한 학생들에게 통학시간을 줄여주고, 이는 곧 시간이 중요한 대학입시생들에게 큰 도움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부모들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자녀교육이 힘들고, 주위에는 고등학생을 위한 전문 교육시설이 부족해 학교가 교육의 중심이 되고 있다”며 “학교는 성덕재가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힘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청정고는 현재 기숙사 학생 관리를 교사와 외부 전문가가 함께 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또 기숙사입사생 중 성적 우수 학생들은 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청탑·청운반 등 특별반프로그램과 연계한 교육 혜택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소외계층 학생들에게는 기숙사비 지원 등을 통해 부담을 줄이고 있다.

기숙형공립고 극복과제
군내 기숙형공립고교인 청양고와 청양정산고는 교육시설에 대한 현대화를 하고 120여명의 학생들을 수용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학교에 있어 문제는 기숙사운영에 따른 학생복지 문제이다. 지역 특성상 대부분의 가정이 농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고, 결손가정 또한 많아 기숙사비용 확보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기숙사설립에 대해서는 교과부가 지원을 해 학교에 큰 부담이 없었으나, 이후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학생복지 지원은 학교의 몫이기 때문이다. 현재 청양고와 청양정산고 기숙사 비용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학생들은 식비와 관리비로 한 달에 약 20만원을 내고 있다.
현재 두 학교는 충청남도교육청으로부터 기숙형공립학교 선정에 따른 별도의 운영비 지원을 받고 있지만, 도교육청의 예산지원으로는 학생들의 복지혜택을 높일 수 없다. 이로 인해 충남 태안군 등 전국 일부 지자체에서는 별도의 지원조례를 만들어 기숙형공립고 기숙사생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청양군도 기숙형공립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0월12일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별도의 예산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군내 기숙형고교 담당교사 A씨는 “교통환경이 열악한 농촌에서 기숙사는 학생들의 복지는 물론 지역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하지만 학교예산에서 기숙사관리에 필요한 비용은 한정돼 있어 학생들을 위한 지원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숙사비는 수혜자가 내는 것이 맞지만 상당수 학생들의 가정이 열악해 학생들이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그나마 지자체가 지원조례를 개정해 학생들을 지원한다고 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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