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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 하는 선순환 하천 살리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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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 하는 선순환 하천 살리기 ③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1.10.14 21:34
  • 호수 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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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천사업의 현재···자연이 행복하면 인간도 행복

친환경 혹은 생태적 하천 살리기가 전국적으로 곳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업들이 토목 위주로 추진되고 있으며, 토목사업은 크건 작건 기존의 자연요소를 파괴하고, ‘하천 살리기’라는 본래의 의도를 잃은 채 ‘하천 죽이기’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천 살리기 사업은 자연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호에서는 하천 살리기에서 선진성을 보이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살펴본다. 일본의 하천사업은 치수와 이수 단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자연환경을 중시하면서 자연과 공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일본 하천사업의 미래상을 짚어본다.

[글싣는 순서]
1-1. 스스로 치유하며 흐르는 자연하천
1-2. 청양군내 하천사업의 한계
2. 일본 하천사업의 변화
3. 일본 하천사업의 현재와 미래
4. 국내 하천사업 우수사례 1
5. 국내 하천사업 우수사례 2
6. 자연이 살아야 인간도 산다

일본 하천환경정책의 흐름
일본은 1990년부터 ‘다자연형 하천 만들기’를 추진했다. 주민들 사이에 생태계를 중시하는 풍토가 생기고, 물의 안정성과 질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자연형 하천 만들기의 출발점은 본래의 생물 다양성 등 현재의 하천이 갖고 있는 풍부한 환경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다. 치수 상 안전을 확보할 목적을 앞세운 나머지 하천의 원래 모습을 훼손하면 생태계에 커다란 교란이 오고, 인간의 삶을 도울 요소 또한 사라지기 때문이다.

▲ 다년간 진행된 자연재생사업에 따라 온전한 자연의 모습을 되찾은 다마천을 보며 한국 하천사업의 미래를 걱정하는 금강유역환경회의 유진수 사무처장.
또 다양한 생식장소가 보전될 수 있도록 소, 여울, 연못, 모래밭, 습지, 하천변의 숲 등 다양한 하천의 형상을 놔둬야 한다. 이를 위해 하천의 폭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서는 가능한 한 넓은 공간을 확보하는 등 여유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물길의 연속성 또한 확보해야 한다. 보 등의 횡단 공작물은 생물의 상·하류 이동을 방해하면서 생태계의 연속성을 차단한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구조물의 높이를 낮추고 호안 역시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
일본은 이러한 하천사업이 가능하도록 1997년 하천법을 개정했다. 그리고 2002년 자연재생촉진법을 제정, 자연재생사업을 개시했다. 나아가 2005년에는 종합수계환경사업과 통합하천환경정비사업을 시작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전략의 필요성에 부응했고, 2008년에는 통합수자원관리 개념이 본격 전개되기 시작했다.
 
‘다자연 하천 만들기’로의 진화 그리고 자연재생촉진법의 시행
다자연형 하천 만들기가 개별지역에서 성과를 거두자, 일본 정부는 이 개념을 모든 하천의 모든 유역으로 확대하는 ‘다자연 하천 만들기’로 진화시키기 시작했다. 하나의 ‘형태’를 추구한 결과가 자연하천 복원의 답이 되는 것을 확인한 뒤 ‘형태’를 넘어 전체 개념으로 확대한 것이다.
우선 개별지역에서 시범적으로 벌이던 복원사업을 해당 하천의 전 유역으로 확대 운영했다. 하천 전체의 환경을 이해하면서, 그 전체를 대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사업을 시행했다.
나아가 일본의 하천사업은 해당 지역의 생활이나 역사, 문화와 연계한 종합형 사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생물의 생식, 생육, 번식 환경을 보전해 자연이 되살아나고 보니 그 유역에 깃들어 사는 주민들의 생활, 역사, 문화도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육성 지원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하천 만들기는 공사가 완료되는 시점에서 종료되는 것이 아니고, 그 이후 자연환경의 변화를 지켜보며 하천의 상태를 감시하는 주민활동의 중요성 또한 이 시기에 크게 부각됐다.
2002년 시작된 자연재생사업은 자연재생촉진법의 명시 속에서 일본의 하천 환경을 전면적으로 바꿔 놓았다.
1997년 개정된 하천법에도 습지 재생을 촉진하는 내용이 들어있었으나, 2002년의 자연재생사업은 ‘자연하천 보전’이나 ‘습지 재생’을 명시적인 사업으로 정의하면서 자연재생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일본 하천정책의 변화가 생태계에 미친 영향, 다시 말해 생태계 입장에서 볼 때 자연환경의 복원은 실로 위대한 변화이다. 죽음에서 생명으로 삶을 옮길 수 있게 됐고, 울며 떠난 고향으로 다시 회귀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일본의 하천정책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고, 나아갈 방향을 웅변하는 것이다. 우리의 하천정책도 명제는 분명하다. ‘자연이 행복하면 인간도 행복하다’는 것을 중심에 놓아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육성 지원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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