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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 하는 선순환 하천 살리기 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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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 하는 선순환 하천 살리기 ①-2
  • 이진수 기자
  • 승인 2011.10.04 11:06
  • 호수 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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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하천사업 대부분 생태계 도외시

[글싣는 순서]
1-1. 스스로 치유하며 흐르는 자연하천
1-2. 청양군내 하천사업의 한계
2. 일본 하천사업의 과거
3. 일본 하천사업의 현재 및 미래
4. 국내 하천사업 우수사례 1
5. 국내 하천사업 우수사례 2
6. 자연이 살아야 인간도 산다 

60억 들인 화산천 ‘생명 상실’
군은 지난해부터 장평면 화산리 정혜산에서 발원해 지천으로 흘러드는 화산천을 정비하고 있다. 화산천 정비사업은 집중호우 시 범람으로부터 농경지와 가옥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사업비 60억원이 투입됐으며, 하천정비 외에도 밤갈미교, 세월 1·2교, 화산교 등 4곳의 교량 신설이 포함됐다.

 

▲ 낙지천 정비사업 당시와 현재의 모습. 충남도는 통수량 확보를 이유로 바닥을 모조리 준설하고 자갈을 깔아놨었지만, 낙지천은 채 2년이 못돼 자연하천 본연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말 없는 경고’를 보여줬다.
하지만, 하천 생태계 측면에서 본다면 화산천 정비사업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군이 당초 밝혔던 ‘자연친화적 공사’는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 그저 하천 바닥을 긁어내고 양쪽 제방에 돌망태를 씌웠을 뿐이다.
오히려 군의 관리감독 부재로 현장 곳곳이 부실공사로 얼룩져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설치된 교량 역시 시공 후 얼마 되지 않아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주민들에게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말이 정비사업이지 긁어내고 파내면서 기존의 자연경관을 완전히 파괴하고 말았다.
장평면 낙지천 정비사업도 예외가 아니다. 충남도가 사업을 시행한 낙지천 정비사업은 통수량 확보를 이유로 하천 바닥을 모조리 긁어냈다. 정부 지침에도 위배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02년 자연친화적 하천관리지침을 만들었다. 지침을 보면 ‘자연친화적 하천관리는 현재의 하천환경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본래의 하천환경 모습에 가깝게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치수·이수 기능을 정비하고자 하천환경을 저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적시하면서 ‘하천이 갖는 자연성을 최대로 살리면서 그 본래의 역할 또는 기능이 상실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특히 ‘여울이나 소 등의 하도습지나 생태계 서식지를 보존하고 복원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군내에서 진행되거나 진행예정인 공사의 설계를 보면 이 지침을 180도 어기고 있다.

훼손불가 영역 ‘생태계의 신성’
현재 진행되는 하천정비는 수중 동식물의 서식처 파괴, 하천 폭의 무분별 확장, 돌망태 및 전석 쌓기에 따른 오염 문제, 사전·사후 환경성 검토 미흡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육성 지원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많은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하천공사가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청양의 아름다운 고유 경관은 어디 가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들은 치수 가치가 환경 가치보다 우선한다고 판단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며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청양대학 양재경 환경보건과 학과장은 군내 하천에 대해 “쏘가리, 붕어, 메기, 가물치 등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며 “메마른 마음을 물기서린 서정적인 마음으로 담아내기에 충분하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면서 그는 “치수 위주의 하천정비 방식에서 생태와 토목이 어우러지는 자연친화적인 하천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환경기능을 상실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양 교수는 또 동식물의 서식처 기능, 수질의 자정기능 그리고 심미적 기능 등 하천의 환경적 기능을 파괴하면 곧바로 사람에게 재앙이 닥친다는 것을 경고했다.
그는 “하천의 경제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정작용과 생태계의 아름다운 공간적 가치에 대한 경제성을 고려해서 준설도 해야 하며, 청정수질의 유지가 가능한 수량을 고려하여 설치물(징검다리 및 각종 식물의 식재 등)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 호에 계속>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육성 지원금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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