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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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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⑧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1.09.19 11:03
  • 호수 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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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우수사례 …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

충남형사회적기업과 농어촌공동체회사로 선정된 청양군내 사례에 이어 타 지역 사례를 통해 청양 발전 및 일자리 창출로 주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보고 있다. 이번 호에는 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을 소개한다.

[글싣는 순서]
8. 타 지역 사회적 기업 및 공동체조직 우수사례 : 마을 자원 활용 부자마을 만든…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 
9. 일자리 제공을 통해 주민이 행복하게 잘사는 청양 만들기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촌장 유영배·46)은 마을 주민 53명의 출자로 2009년 1월 29일 설립됐으며, 자연과 함께하는 건강·힐링 체험마을운영 등 다양한 사업추진으로 주민 일자리 창출은 물론 농가소득 향상을 통한 잘사는 안덕마을을 가꿔가고 있다.

주민 뜻 모아 마을 공동체 설립
안덕파워영농조합법인이 위치한 안덕리는 미치·장파·원안덕·신기 등 4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으며, 13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 대부분이 70대 이상 노인으로 젊은층은 손으로 꼽을 만큼이고, 특히 젊은층은 인근 시내에 일자리를 마련하고 마을에서 오가면서 또 고령의 노인들은 산나물 채취·판매 등으로 소득을 얻지만 넉넉할 정도는 아닌 산골 마을이다.

“당시 저도 마을과 시내를 오가면서 일을 했었어요. 마을에는 마땅한 일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던 중에 완주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진안 마을만들기 대회 견학을 갈 기회가 있었고, 우리 마을에서도 저를 포함해 다섯 명이 참여했죠. 진안은 2001년부터 전국 최초의 주민 주도 상향식 마을사업인 으뜸 마을가꾸기가 시작된 곳으로 진안군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고, 이를 배우기 위해 간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곳에서 농촌정책방향에 대한 강의도 듣고 또 진안 마을가꾸기 성과를 보니 ‘우리 마을도 변화 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유 촌장의 말이다.
유 촌장은 당시 진안 사례를 보면서 가난한 안덕리를 돌아봤고 ‘가난은 그 누구도 책임 져 줄 수 없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야 잘 사는 마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우선 주민들을 주축으로 공동체 설립 계획을 세우고, 주민 설득을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돌아와서 끊임없이 주민들과 협의하고 설득했습니다. 주민들을 모시고 또 다시 진안은 물론 일본까지 선진지 견학을 다니기도 했고요. 결국 주민 53명이 뜻을 모아주셨고, 법인 설립이 가능했어요. 계획부터 법인 설립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그렇게 주민들이 뜻을 모아 마을 발전을 위한 일들을 시작한 것입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건강·힐링 체험마을
2009년 1월 법인설립 당시 주민 출자금은 총 1억3500만원, 법인은 이를 마을사업의 종자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첫 번째로 토지를 구입, 그곳에 황토 민박집을 지었다.
“1억 5000여만 원을 들여 4동을 지었어요. 전문가들에게 맡기면 3억 6000만 원 정도가 들어가는 공사였는데 주민들이 직접 지어 비용을 절감했죠. 군에서 일부 지원 받았고요. 옛 서원을 복원해 단체민박이나 세미나실로 활용하도록 했고 마을 산에 산책길도 조성했습니다. 손님들이 황토 집에 머물면서 산책도 할 수 있도록 했죠.”
법인에서는 특히 황토 집과 산책길 조성 등을 진행하면서 외부인을 고용하지 않았다. 비용 절감 측면도 있지만 주민들이 공사에 참여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마을 빈 건물을 임대해 토속한증막과 웰빙 식당, 교육장도 꾸몄고, 한증막 뒤편으로는 폐금광이 있는데 이를 이용해 체험과 연계 했어요. 저희들은 마을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사업에 적극 활용해 나갔습니다. 기존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 것도 그 일환이었고, 특히 마을에 유명한 한의원이 있어서 방문객들이 한방 자연요법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설했죠. 자연과 함께하는 건강·힐링 체험마을로 테마를 정했습니다.”

▲ 임옥섭 사무장이 찜질방 한쪽에 전시한 옛날 물건들을 설명하고 았다. 전시품은 모두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것들이다.
안덕마을에서는 이외에도 평생교육원을 활용한 전통체험, 쑥뜸 등 건강체험, 계절별 농사생태체험, 맞춤형체험 등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다양한 시설과 체험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이 모든 것은 마을이 가진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 활용한 것으로 전국에서 안덕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시나브로 늘기 시작했다.  
“공동체 설립 후 3년째인데 소문이 많이 났어요. 때문에 손님맞이를 위해 초창기 사무장 한명이었던 상근직원도 9명으로 늘었고 불규칙적이지만 적게는 20여명에서 많게는 50여명까지 마을 주민들에게 일자리도 드릴 수 있게 됐고요. 지난해 5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반이 인건비로 지출됐어요. 나머지는 시설임대료와 운영비고요. 저희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무엇보다 홍보에 투자했어요. 보여줄 것이 많아도 알려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그러다보니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더라고요.”
이런 노력 덕분에 안덕마을은 지난 해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로 선정, 3억원을 지원 받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안덕에서는 대형 세미나실을 마련, 크고 작은 행사 유치로 마을 소득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라
앞서 설명한 것처럼 안덕마을에서는 시설 및 체험프로그램 마련 등 잘 사는 마을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데 마을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장만들기로 소득을 올리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곳 어머니들 대부분이 장을 만들어 드셨던 분들이어서 그 솜씨를 이용해 보자 했고, 법인 설립 후 바로 죽염된장작목반을 만들었어요. 죽염된장, 간장, 당조고추, 발효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었고 많은 분들이 구입해 가십니다. 저희 마을에서는 건강하게 사는 법에 치중을 해 왔어요. 음식 먹는 것, 생활하는 것 등 건강강의를 민속한의원장님이 맡아주고 계시고요. 마을사업을 추진하면서 가능한 마을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문도 구합니다.”

한 예로 안덕마을에서 2009년 10월부터 운영한 웰빙식당의 경우 개업 후 두어 달 동안 서너 차례 문을 닫은 경험이 있다. 지역민들이 요리를 맡았는데 손님을 불러들일 만큼 맛을 낼 수 없었던 것. 그래서 마을에서는 주방장을 고용해 주민들이 요리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군에서 난리가 났었죠. 외부인을 고용했다고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고, 1년간 고용하면서 그 사이 주민들이 요리를 배우도록 했어요. 지금은 주민들이 요리를 직접 하시죠. 마을 사업을 운영하면서 일부는 군의 지원을 받기때문에 행정시스템을 따르기도 해야지만, 100퍼센트 행정이 시키는 대로는 할 수 없어요. 도움은 받으면서 자체적으로 마을 주민들과 협의하고 실정에 맞게 운영해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 나갈 것입니다.”

주민이 행복한 마을 사업 운영
안덕리는 산골마을이지만 인근에 도립공원이 위치해있고, 시원한 계곡이 있어 물놀이를 하기에 좋은 곳이다. 더욱이 김제와 전주, 임실과 순창, 남원 등 중소도시가 인접해 있어 체험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주민주도형 마을사업 운영으로 다양한 방송매체에 소개되면서 체험마을 운영자 벤치마킹 장소 1위, 농업정책관련 공무원들이 꼭 들려가는 곳으로 이는 마을의 소득과도 연결되고 있다.

“초창기에 100명의 손님을 받았는데 10명 주민이 일해도 못하겠더군요. 100만원을 체험비로 받았는데 소득이 하나도 없었고요. 안되겠다 싶어 철저히 분석 했어요. 단순히 한  두 가지의 체험만으로는 마을이 살아갈 수 없습니다. 찜질방을 시작할 당시 시내에 있는 곳들이 모두 문을 닫을 때였어요. 또 우리 마을이 시내보다 이용료도 비쌌고요. 그럼에도 사람들이 찾아오는 이유는 단순히 찜질만 하고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다양함을 선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안덕마을에 방문객이 많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유 촌장은 재차 마을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을의 자원을 활용해야한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타 지역과의 차별화로 경쟁에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안덕’이라는 브랜드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도 마을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청양도 ‘청양고추’라는 유명 브랜드가 있잖아요. 이를 마을기업에 잘 이용하면 전국에 소문이 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거예요.”

대한민국 최초로 건강힐 체험마을이라는 컨셉으로 체험과 건강힐링교실을 운영은 물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120여명이 한 번에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는 대형 세미나실부터 웰빙식당과 찜질방까지 갖추고 있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안덕마을.
작은 산골에 위치한 안덕마을은 2007년 완주군 파워빌리지 선정, 2010년 전라북도 향토산업마을 선정, 올 4월 농어촌 공동체 회사로 선정되는 등 주민주도형 마을기업 운영으로 주민소득향상에 주력하며 잘사는 안덕마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 마을은 정말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곳이에요. 주변의 볼거리도 많고요. 한 번 방문하셔서 직접 보시고 느껴보세요.” 임옥섭(38) 사무장의 초대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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