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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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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자리만 있으면 취약계층도 행복하다 ②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1.08.01 10:24
  • 호수 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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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우수사례 … 송천떡마을영농조합법인

청양군내 충남형사회적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현황 및 운영사례에 이어 이번 호부터는 타 지역의 사례를 통해 농촌지역인 청양 발전 및 일자리 창출로 노인, 다문화여성 등 취약계층 주민들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첫 번째로 ‘떡마을’로 알려진 강원도 양양군 송천리 송천떡마을영농조합법인(대표 탁상기·56)이다. 이곳에서는 전통방식 그대로 떡을 빚어 판매하는 것으로 주민 일자리 창출은 물론 농가소득도 쑥쑥 올리고 있다.

[글싣는 순서]
1. 청양군내 충남형사회적기업, 농어촌공동체회사 현황 및 운영
2. 타 지역 사회적기업 및 공동체조직 우수사례
 떡으로 일자리 창출 농가소득도 쑥쑥…송천떡마을영농조합법인
3~6. 타 지역 사회적기업 및 공동체조직 우수사례
7. 일자리 제공을 통해 주민이 행복하게 잘사는 청양 만들기
 

송천떡마을영농조합법인은 강원도 양양군 서면 송천리 주민들의 공동 출자로 만들어진 법인체로 2009년 4월 설립됐으며, 민속떡을 위주로 해 쌀·콩·감자·취나물·송이·산머루 등 각종 특산물 판매로 주민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 관련 체험 및 휴양시설 운영으로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가고 있다. 법인이 사업단위가 된지는 이제 3년차이지만, 송천리가 떡으로 유명해진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다.

먹고 살기 위해 떡을 빚다 
“송천리는 농경지가 적습니다. 37헥타르 정도죠. 그렇다보니 옛날부터 주민들은 그곳에서 얻어지는 수확으로는 먹고 살 일이 걱정이었고, 그래서 각자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그러다 떡을 만들어 팔기 시작한 것이죠. 덕분에 송천리는 30여 가구 정도가 생활하던 곳이었는데, 시나브로 늘어 지금은 38가구·주민 115명이 생활해요. 옛날보다 늘어난 것인데, 주요인은 떡을 만드는 마을형성으로 농가소득이 증가하면서 귀농·귀촌인이 많아졌기 때문이에요. 아마 떡을 만들지 않았다면 많은 주민들이 떠났을 거예요.” 탁 대표의 설명이다.

송천리 인근에는 그 유명한 오색약수터가 있으며, 이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이에 송천리 주민들은 탁 대표의 설명처럼 ‘먹고 살기 위해’ 떡을 만들어 오색약수터로 가져가 판매를 시작했다. 40여 년 전부터다.
“정말 잘 팔렸다고 해요. 그렇다보니 처음에는 한 명이었는데 나중에는 주민 모두가 떡을 팔러 나가게 된 것이죠. 새벽이면 떡 메치는 소리가 마을 전체에 울려 퍼졌고, 당시 학생들은 새벽에 떡을 만들고 학교에 갈 정도였답니다.”
덕분에 송천리 주민들은 떡 판매로 소득이 쑥쑥 오르기 시작했다.

잡상인 취급 받아 쫓겨나기도
“10년 정도 그렇게 잘 해 오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약수터를 관리하는 주체가 바뀌면서 떡 파는 주민들을 잡상인 취급했고, 심지어 ‘잡상인 출입금지’로 내몰렸어요. 그래도 떡을 팔겠다고 약수터로 들어간 주민들에게 과태료가 부과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주민들은 물러설 수 없었고, 그 때부터 개인이 아닌 부녀회를 주축으로 한 공동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주문·제작·판매 등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했죠. 물론 참여의사가 있는 분들을 모집해 시작했습니다.”

뜻을 함께한 부녀회원들은 마을의 한 공간을 임대해 떡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또 마을 입구에 비록 천막이었지만 판매장도 마련해 떡을 팔았다.
“물론 처음부터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주민들이 공동으로 떡을 판매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송천리 떡은 주민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효자노릇을 했다. 하지만 또 한 차례 어려움이 찾아왔다. 일을 더 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의 소득분배로 갈등이 생긴 것이다.

“참여했던 일부 회원들이 공동사업에서 빠지기 시작했고, 이로 인한 갈등은 오래갔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남아있던 회원들이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잘 운영해 맥을 이었죠.”
이런 중에 송천리 떡마을이 2001년 전국 농촌마을을 대상으로 공모한 ‘아름다운마을가꾸기 사업’에 선정됐고, 2003년까지 사업비를 지원받아 마을회관 건립과 떡 공장 신축, 야영장 산책로, 쌈지공원 조성, 관광객 편의시설 확충 등 다양한 마을정비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다.

“마을정비사업으로 떡 공장이 신축됐어요. 이후 주민들이 모두 나서 그동안 갈등도 있었지만 조금씩 양보하면서 다시 한 번 일해보자고 의견을 모았어요. 이어 마을에서는 개인적으로 떡을 만들던 시설 등을 모두 인수했고, 개인 투자 부문도 보상해 주면서 참여하도록 했습니다.”

공동출자 공동사업 ‘승승장구’
“옛날에는 마을공동사업 형식이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개인형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갈등을 초래했고요. 이런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마을 전 가구가 조합원인 영농법인을 설립했어요. 송천떡마을영농조합법인이 그것입니다. 법인설립 후 모든 사업단위를 법인으로 하고, 수익금의 10퍼센트는 마을발전기금으로 적립했죠. 적립금이 생기면서 옛날에 문제가 됐던 주민갈등이 없어졌어요. 참여하지 않아도 10퍼센트 몫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이렇게 송천떡마을에서는 주민들을 조합원으로 법인 전환 후에도 떡판매장을 계속 운영해 나갔다. 떡판매장에서는 수제떡 13종을 만날 수 있었다. 또 이곳에서는 떡 외에도 마을 특산물도 판매했다. 더불어 법인에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민속떡 판매와 함께 인절미·찹쌀떡 등 떡 체험프로그램 과, 민속놀이 체험프로그램도 실시하고 있다. 농어촌체험휴양마을 지정을 계기로 숙박사업실시, 강릉단오제·양양송이축제 등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축제행사와 연계한 마을축제 개최 등에도 참여해 지역홍보 및 소득향상에 힘썼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인근 군부대에 월 500킬로그램 떡을 납품해요. 체험객 방문으로 얻는 소득도 꽤 많고요. 양양 5일장에서도 떡을 판매하는데 난전이지만 많이 팔립니다. 마을 입구 판매장에서는 전체 수익의 30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잘 팔려요. 여름철 피서객이 많을 때는 하루 1000만원 어치가 팔리죠. 2000, 3000원짜리로 그렇게 팔린다면 엄청난 것입니다. 이렇게 일을 하다보니 법인 설립 전보다 매출이 두 배가 되더군요. 2008년 4억 정도였고, 2009년 8억, 2010년 9억원을 올렸고 올해는 12억, 내년에는 15억원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마을 주민 중 현재 떡을 만들고 판매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15명, 고령노인도 5명이나 된다. 이들은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떡 만드는 일이 힘들어요. 주문 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새벽에도 나와 일해야 하죠. 3명씩 조를 편성해서 하고, 당번이 아닌 분들은 시간제로 하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매일 떡 만드는 작업에 참여하면 연 3000만원 정도 수입이 됩니다.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안일도 겸하실 수 있고요.”

주민이 행복한 송천떡마을
송천떡이 세상에 나온 지 40여년. 탁 대표는 앞으로도 ‘송천떡’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법인운영이 결코 쉬운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법인이 되면서 지출도 늘고 세금도 내야하고 배당도 해야 하고요. 이외에도 많죠. 특히 지출이 늘어나다보니 유통에 신경을 써야겠더군요. 그래서 급랭시설도 만들었어요. 올해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받은 지원금으로요. 때문에 떡을 만들어 따뜻할 때 급랭한 후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보내줄 수 있게 됐습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요. 앞으로도 법인에서는 지금처럼만 모든 것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이 행복할 수 있도록 모든 일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탁 대표는 정부보조 만으로 사업을 추진해 가는 마을에 대해 우려도 전했다. 정부보조는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조성이 된 곳에 지원돼야지, 그렇지 않은 곳에 보조를 해주면 자칫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마을단위 사업은 무엇이든 주민소득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공동사업으로 시작했다 결국에는 개인사업으로 돌아가는 경우를 자주 봐요. 그래서 갈등이 생기죠. 또 이런저런 보조금에만 의존해 마을의 모든 사업이 운영되다보면 나중에 보조금이 없으면 주저앉고 맙니다. 자생력을 길러야 할 것 같아요.”

송천떡마을에서는 조합원인 주민들에게 배당을 해 주고 있다. 또 노인을 포함한 주민 15명에게 일자리를 제공,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수익금의 10퍼센트씩을 떼어 마을발전기금으로 적립, 이를 이용해 마을공동 부지를 마련하고 체험장 건립을 앞두고도 있다. 
민속 떡을 활용해 주민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주민 소득까지 쑥쑥 올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기분 좋았던 송천떡마을이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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