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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신의 손’ 배용덕(목면 화양1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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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신의 손’ 배용덕(목면 화양1리) 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1.06.27 11:05
  • 호수 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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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소재 이용 목공예품 제작 … 국내 유일 창작곤충 작가

오늘 소개할 이웃은 국내 유일의 창작곤충 작가인 배용덕(49·목면 화양1리) 씨다. 배씨는 나뭇가지 등 자연 속의 재료를 이용해 참신하고 기발한 목공예품을 만든다. 자연 재료들은 그의 손을 거쳐 실물과 같은 모습의 곤충, 동물 등 다양한 작품으로 변신한다. 그래서 그의 손은 ‘신의 손’이라고도 불린다. ‘제페토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배 작가를 작업실에서 만났다.

“나무 만지는 것 너무 좋아”
자연을 소재로 한 창작곤충 작가인 배씨는 7년 전까지는 다른 일을 했었다. 대전의 한 백화점에서 전산 업무 담당자로 근무하기도 했고, 오랫동안은 아니지만 멜론 농사도 지었었다.  
“서울이 고향이에요. 대학에서 전산 전공 후 대전의 모 백화점에서 17년 동안 일하다 IMF 때 퇴직했고요. 퇴직한 지는 10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백화점 퇴직 후 그는 강원도 한옥학교에 입학해 6개월여 기술을 배우기도 했다. 그리고 당시 한옥학교 교사로부터 “백두대간 보존회에서 학생들이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작품 샘플링을 해 달라는 제의가 왔다”는 소리를 듣고 샘플로 사용할 목공예품을 만들어 주게 된다.

“어릴 때부터 나무 만지는 것도, 그것으로 무엇인가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한옥학교도 들어갔고요. 마침 목공예품 샘플을 만들어 달라는 제의에 좋아서 했죠. 하지만 이후로 한참동안 목공예품을 만들지 않았어요.”

한옥 학교 졸업 후 그는 잠시 할 일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친구 한 명이 현재 그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멜론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을 알았고, 또 시설 하우스 일부가 비어있다는 소리에 그 하우스를 얻어 멜론 농사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멜론재배는 쉽지 않았다.

“멜론농사를 짓겠다고 결정한 후 비어있던 집을 얻었죠. 농사지으면서 살곳이  필요했으니까요. 그리고 5000여 포기의 멜론을 심었어요. 하지만 상품 가치가 있는 멜론을 단 한개도 수확하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배우며 농사지었는데 안 되더군요. 결국 포기했고 우연찮게 목공예를 시작해 지금까지 7년째 하고 있습니다.”

학바위 휴게소에서 첫 작품 전시
화양1리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멜론 농사를 시작했지만 그는 결국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고 잠시 머물면서 처가인 왕진리를 자주 오가곤 했다. 그러던 중 한 지인으로부터 목공예품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7년 전 쯤으로 기억하는 데 당시 학바위 휴게소에서 조각 작품과 옛 농기구류 등 민속품을 전시하고 감상할 수 있는 축제가 열린 적이 있어요. 아는 분이 ‘뭐 보여줄 것이 없을까’ 묻고는 목공예품을 만들어 전시하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곤충 50여점을 만들어 전시했습니다. 첫 전시회였고 체험도 할 수 있도록 했었죠. 그때부터 목공예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렇게 목공예작품을 만들기 시작한 그는 처음에는 나무 한 가지만을 재료로 사용했다. 하지만 나무만으로는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자연 속 재료 수집을 위해 곳곳을 돌아다녔다. 이후 수집한 재료들로 다양한 모양의 곤충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실제모습과 똑같이, 곤충이 아닌 것들은 상상 속으로 만들어 냈다.

“지난 7년 동안 만든 것들이 아마도 1000여 종류 정도 될 것 같아요. 최근에는 목공예품에 전기를 넣어 움직일 수 있도록 하고요.” 

피노키오 할아버지 ‘제페토공방’
그동안 그는 서울 인사동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앞 하늘공원, 보령 개화예술공원, 청양고추구기자축제장 등에서 작품을 전시했고 때로는 체험장도 함께 운영했다.
“작품을 만들고 전시만 했지 판매를 하는 데에는 재주가 없었어요. 그렇다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죠. 그래서 5년 전부터 체험물 제작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이를 홍보하기 위해 4년 전부터 온라인 통신판매인 쇼핑몰을 시작했습니다. 통나무 인형인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 ‘제페토’이름을 딴 ‘제페토 공방’이에요.”

온라인 판매를 위해서는 주소를 둔 지역에서 통신판매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그는 청양군에서 통신판매허가를 받았다. ‘통신판매업 충남 청양 0001’이다.
“청양군에서는 제가 처음으로 통신판매허가를 받았어요. 그래서 청양 0001번이죠.”

온라인 홍보 및 판매를 시작하자 ‘제페토 공방’에 대한 소문이 퍼졌고, 그가 제작한 체험물 주문이 이어졌다. 특히 다른 곳에 비해 그가 가지고 있는 체험물 종류가 300, 400여 점으로 선택범위가 넓다보니 여기저기서 체험물 주문이 이어졌던 것.
“하우스가 작업장입니다. 이곳에서 재료를 기계로 잘라 작품을 만듭니다. 처음에는 이웃에서 도대체 뭐하는 데 이렇게 기계소리가 나냐며 궁금해 하셨어요. 아직도 가끔 물어보시는 분도 계시고요.”

11월부터 3월까지는 조금 한가하지만 그 외는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다고 그는 말한다. 체험 학습에 사용할 체험물을 미리 제작해 놔야하기 때문이다.
“목공예 체험을 원하거나 또 작품이 보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목공예 체험은 관찰력과 창의력 개발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 지는 목공예품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만큼 다양하며 참신하고 기발하다. ‘신의 손’이라 불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용덕 작가는 청양의 학생들에게 희귀한 모양의 곤충을 직접 만들고 또 만들어져 있는 다양한 모습의 목공예품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신의 손’ 배용덕 씨는 100퍼센트 자연 재료로 기발하고 작품성 높은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다. 배용덕 씨의 목공예품 관련 체험 문의 및 작품 감상은 인터넷 검색 창에서 ‘제페토공방’(ww.jepeto.net)을 클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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