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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김군욱 화성면대 예비군중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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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김군욱 화성면대 예비군중대장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1.01.22 16:24
  • 호수 8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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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들의 배려 이웃 사랑으로 갚아갑니다”
▲ 김군욱 중대장(사진 위)과 상근병 김정선 씨가 함께했다. 또 한명의 상근병 이성용 씨는 휴가 중이어서 함께하지 못했다.

오늘은 경남 삼천포시(현 사천시) 출생으로 2008년 7월 1일 32사단 97연대 4대대 화성면대로 부임한 김군욱 중대장(47)을 소개한다.
청양읍 화성면에 첫 발을 디디면서 그는 ‘처음 오는 곳이었지만 낯설지 않았다’고 전한다. 그리고 2년 넘게 생활하다보니 이제 처음부터 화성면민이었던 것처럼 친근해졌단다. 이렇게 되기까지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겠지만 지역민들의 관심과 배려가 더 큰 힘이 됐다. 이에 김 중대장은 감사한 마음을 이웃 나눔으로 갚아가고 있고, 지역민들은 이런 김 중대장에게 고마움을 갖고 있다.  

가정형편 어려웠던 어린 시절
김 중대장은 5급 군무원으로서 예비군 관리업무를 맡고 있다. 경상도 출신으로 청양에서 근무하기까지 김 중대장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중학교 졸업 후 구미에 있는 금오공고와 금오공과대학교를 졸업했어요. 집안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장학금으로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찾았죠.”
이야기 중에 그는 “만약 금오공고가 없었다면 고향에서 건달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 아버지께서 형편이 어려우니 한 해 쉬었다 학교에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제 생각에 한 해 쉬면 동네 건달이 될 것 같았어요. 어촌이었고 또 집이 어려우니까 배를 타면서 돈을 벌어야할 테고, 반항심에 나쁜 짓들도 배울 것 같았죠. 안 되겠다 싶었고, 아버지 몰래 장학금으로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찾았어요. 그곳이 금오공고였고, 금오공고 출신자 중 60명만이 금오공대를 갈 수 있었는데 다행히 저도 속했었죠.”
두 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에게 국방부 장학금을 지원해줬고 대신에 졸업 후 9년 3개월 간 군복무를 해야 했다. 김 중대장도 그랬다. 특히 그는 주위 권유에 장기복무를 신청, 5년 6개월 동안 더 군복무 후 2002년 12월 31일 제대했다.
“여러 사정으로 제대했지만, 제대 후 무엇을 하나 고민 많이 했어요. 그리고 결국 군과 관련된 것이 좋겠다 싶어 예비군 중대장 시험을 봤고, 2004년 1월 1일자로 중대장이 됐습니다.”
그는 1992년 11월 1일 익산에서 중위로 근무할 때 결혼했지만, 한 달 뒤부터 부인과 떨어져 지내야 했다. 부인이 결혼 한 달 만에 광주로 발령이 났기 때문이다.
“직장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항상 미안했죠. 14년 넘게 군복무 후 제대를 결심했던 이유도 군에 있다보니 아이들이 태어날 때, 집안 대소사에도 사람도리를 못하는 것 같아서였거든요. 하지만 또 군무원이 되면서 지금도 이렇게 떨어져 지내고 있네요.”

처음이지만 낯설지 않은 청양
예비군 중대장이 된 그는 파주, 수원 등을 거쳐 2008년 7월 1일자로 화성면대 중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충남은 물론 청양도 그에게는 처음이었지만 낯설지는 않았다고 전한다.
“지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관심과 배려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역 어른들께서 제가 혼자 생활하니까 반찬거리며 김장김치까지 챙겨주세요. 이렇다보니 외롭다는 생각을 할 겨를도 없고, 갈수록 화성이 더 좋아지더라고요.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중학교 졸업 후부터 혼자 생활해 왔던 그는 누구에게라도 하나를 받으면 두 배로 갚아야  마음이 편했단다.
“옛날에는 상근병이 15명까지 있었을 정도로 규모가 컸다고 해요. 그래서 지역에 일이 생기면 대민지원 등 해줄 수 있는 일이 많았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3명뿐이니까 그런 것을 못하잖아요. 그래서 무엇으로 보답하나 고민 많이 했죠.”
결국 그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주민들께 보답하자 결심하고 면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중학생 한 명씩 두 명을 추천 받아 매달 각각 3만원씩 전달했다. 부임 후 1년 되던 때부터였고, 이후 금액을 올려 지금은 각 5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노인과 청소년을 위한 봉사단체인 ‘흙과 샘’에도 매달 5만원씩, 매년 사랑의 장학금 기탁과 지난 연말에는 지역 학생들을 미래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장학기금 200억원 조성사업’에 100만원을 기탁했다. 이외에도 지역의 초·중학교 졸업식이 열릴 때면 별도로 각 20만원씩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그는 현역 시절에도 월드비전, 장애인 단체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이웃 나눔에 주저하지 않았다.
“지역민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고, 또 제가 어렵게 생활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많은 액수는 아니더라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떠날 때까지 행복전도사 됐으면
김 중대장이 화성에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은 5년에서 최고 7년까지다. 이에 그는 앞으로도 지역민들과 마음을 나누며 재미있게, 또 지역 학생들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는 청양읍내에서 생활하며 화성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그리고 출·퇴근 시 길가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는 어른들을 보면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목적지까지 바래다주고야 출근을 하거나 퇴근을 한다. 이런 모습들에 지역민들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시골이라 차가 자주 없잖아요. 그래서 모셔다 드리면 좋아하시더라고요.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요. 그래서 칭찬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이웃들의 추천으로 찾아갔을 때 그는 “무슨 말을 하느냐”며 말을 아꼈다. 그리고 “종교를 가진 분들이 십일조를 내듯 그렇게 기쁘게 하고 있는 것”이라며 “행복한 바이러스로 이웃들에게 옮겨졌으면 하는 소망”이라고 말했다.
나눔이라는 행복한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는 김군욱 중대장은 앞으로 어디로 발령이 나든지 청양 인심을 홍보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한다.
김 중대장은 부인 최미영(44·국어교사) 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었으며, 현재 화성면 기관단체장 모임과 65·66·67회라는 또래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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