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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치고 인라인 타며 즐겁게 공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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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치고 인라인 타며 즐겁게 공부해요”
  • 이관용 기자
  • 승인 2011.01.17 09:38
  • 호수 8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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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남초, 도시학생도 부러워하는 친환경전원학교 변신
전학 가는 학교에서 오는 학교로
▲ 겨울방학에 열린 골프교실에서 학생들이 전문코치로부터 골프자세교습을 받고 있다.

가남초등학교(교장 한상돈)가 지난 2년간의 전원학교사업을 마무리하면서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의 선진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가남초는 친환경적으로 설계된 각종 특화 교육시설이 마련됨에 따라 지역은 물론 도시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전교직원의 아이디어와 헌신적인 노력이 만든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학력증진에 도움이 되고 있다.

또한 가남초의 친환경 교육환경과 선진 교육과정은 충남도를 비롯해 전국 학교의 우수사례로 떠오르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불어 지난 5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전국 100대학교에 선정되면서 학교 이미지는 더욱 높아졌다.
이같은 가남초의 변모는 침체된 농촌 소규모학교에 희망을 심어주고 있으며, 도시학생들의 전학을 유도해 학생감소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있다.

가슴 아픈 기억 딛고 새 출발
가남초는 지난 2006년 청양읍 학당리에서 학원차량 교통사고로 5명의 어린 학생이 희생되는 참사를 겪었다. 이로 인해 학교 분위기는 침체되고 학생들은 학우를 잃었다는 생각에 깊은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이런 학교분위기를 쇄신하고 학생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게 된 계기가 한상돈 교장이 부임하고서다. 한 교장은 학생들이 하루빨리 슬픔에서 벗어나 밝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직원과 함께 창의적이고 학교 특성에 맞는 교육환경개선에 힘을 쏟았다. 교직원들은 또 농촌 소규모학교가 겪고 있는 열악한 교육환경과 학생 수 부족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타 학교와는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동문인 유병권 아륙산업회장(청곡장학회 이사장)의 각별한 모교사랑과 후원, 동창회·학부모 등 교육가족의 적극적인 참여는 학교분위기를 개선하는데 큰 보탬이 됐다.
가남초는 동문과 교육가족의 도움을 받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고학년 해외문화체험이란 특별체험학습을 갖는 학교가 됐으며, 동문인 유병권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청곡장학회가 설립돼 재학생들의 학업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가남초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농산어촌 전원학교 육성사업 대상학교’로 뽑혀 교육환경개선과 교육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지원을 2년간 지원받게 됐다. 가남초에 교과부가 지원한 금액은 총 16억원으로 낡은 시설물은 자연친화적 시설물로 전면 재정비돼 쾌적한 교육환경으로 변모했다. 학교 측은 또 지역민과 학부모 등 교육관계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조직,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사업을 논의하고 추진함으로써 공교육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심어줬다.
이같은 가남초의 교육환경변화는 학생들이 즐겁게 공부하며 꿈을 키우는 학교로 다시 태어났다.

골프 등 특색교육활동 주목
“학교에 오는 게 너무 즐거워요. 학교에 가면 친구들과 쾌적한 교육환경에서 공부도하고 놀이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골프가 이제는 낯설지 않아요. 학교에서도 골프를 배우거든요.”
최명준 학생(5년)은 달라진 학교분위기에 대해 행복해 하고 있다.
학생들이 이처럼 학교에 오는 것이 즐거운 것은 가남초 전원학교사업이 올해로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결실을 거두고 있기 때문. 전원학교시설이 세워짐에 따라 학생들은 여는 학교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색다른 교육도 받고 있다.

먼저 가남초가 농촌 소규모학교와 도시학교 간의 교육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설치한 골프연습장과 인라인스케이트장이다. 골프연습장은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조기에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방과후학교 등 여유시간을 이용해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전문 골프강사로부터 자세교정에서부터 공을 치는 것까지 배우며 남다른 문화혜택을 받고 있다.
더불어 넓은 공터에 마련된 인라인스케이트장은 어린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나아가 운동부족에 따른 체력저하문제를 해소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3학년부터 6학년까지는 학생들이 교과서와 필기도구가 없이도 수업진행이 가능한 첨단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개인별 휴대용컴퓨터(TPC)를 통해 교사가 전자칠판 등을 이용해 이뤄지는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수업환경은 향후 교육환경변화의 모습으로 학생들은 전원학교사업에 따라 사전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가남초는 교실환경을 황토 등 친환경자재로 개선해 학생들의 건강을 우선시 했으며, 교내에는 생태연못과 잔디운동장, 야외 학습장 등이 조성돼 학생들이 자연 속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생 실력향상과 주민교육의 요람
가남초는 전원학교 선정 후 교육시설에 대한 개선과 함께 힘을 쏟은 것이 수요자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이다.
교직원들은 학교시설 개선만으로는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가족으로부터 공교육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에 실시한 것이 학부모와 지역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이다. 위원회에서는 학교가 지역의 교육·문화 중심이 되기를 바랐고, 학교 측은 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정책에 반영했다.

가남초 교육정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부분이 학생들을 위한 달맞이 공부방과 지역민을 위한 평생교육과정이다. 달맞이 공부방은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운영되는 교육지도활동으로 희망자에 한해 실시되고 있다.

처음 실시될 당시만 해도 어린 학생들을 밤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붙잡아둔다는 비난이 있었지만 지금은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의 성공 모델로 부각되고 있다. 학생들은 달맞이 공부방을 통해 부족한 교육과목을 보충하고 교사로부터 개별지도를 받으며 학력신장을 도모하고 있다. 학부모들도 바쁜 농번기에 자녀보육걱정을 덜 수 있고 사교육비 경감에 따른 가계부담이 줄어 환영하고 있다.

더불어 학교 측은 늦은 시간 학생들을 위해 학교를 개방하는 만큼 학부모와 지역민을 위한 한지공예 등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자기계발과 취미를 영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있다.
박현수 교무부장은 “농촌소규모학교면 으레 떠오르는 교육환경 열악과 문화생활 부족인데 가남초는 교과부의 전원학교 선정 후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현대화 교육시설도 중요하지만 달맞이 공부방 등 교육과정 차별화로 학부모 사교육비부담도 줄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교는 교육과정을 운영함에 있어 일방적이 아닌 교육가족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왔다”며 “지역민을 위한 평생교육지원으로 지역사회문화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시학생 전학 발길도 이어져
학생들의 건강을 생각한 친환경 교육환경과 다양한 체험학습시설, 학력증진을 위한 교과프로그램을 두루 갖춘 가남초는 타 농산어촌 소규모학교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동문과 지역민이 학교에 갖는 애정은 학교 이미지를 한층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런 가남초를 2010년도 전국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했으며,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모범 운영사례로 꼽고 있다. 이같은 학교 교육변화와 쇄신성과는 도시 학생과 학부모를 유혹하며 전학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가남초로 전학 온 학생은 서울, 평택, 대전 등 전국에서 6명에 이르고 있으며, 외지 학부모들의 전화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가남초로 오게 된 동기는 주로 전원학교 조성에 따른 차별화된 교육시스템과 맞춤형 교육과정운영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미선 학부모는 “귀농을 생각하던 중 자녀의 교육문제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어 전국 여러 곳을 물색하게 됐다”며 “가남초는 고향인 서울과 가깝고 교육시스템도 매우 좋아 청양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학원 등 사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고 아이들도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컸는데 이곳으로 전학 온 후로는 자녀들이 즐거워하고 있다”며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가르침이 마음에 와 닿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상돈 교장은 “가남초는 전원학교 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지역사회와 교류협력협약(MOU)을 체결하고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올해 전국 100대교육과정학교로 선정된 만큼 자긍심을 갖고 초등교육에 선도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 교장은 또 “도시학생들이 전학 올 경우 가족구성원이 함께 이주하는데 학교에서 이들에 대한 거주지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지자체가 이들에 대한 주택 알선 등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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