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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고 의지도 되고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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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고 의지도 되고 너무 좋아요”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0.07.05 11:26
  • 호수 8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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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필리핀 서 시집 온 자매 아마리아·빌렌 씨
오늘은 필리핀 서 시집 온 아마리아(37)·빌렌(46) 자매의 한국 생활기를 소개 한다.
동생 아마리아씨는 2003년 7월 이순원(46·읍내리)씨와 결혼해 청양으로 왔으며, 특히 그는 1년 전 개명 절차를 마치고 ‘이선아’라는 한국이름으로 생활하고 있다. 또 언니 빌렌씨는 올 봄 김광진(42·화성면) 씨와 결혼해 청양에 정착하게 됐다.
결혼 7년째로 가족은 물론 이웃들과의 대화도 무난할 정도로 한국말을 잘 하는 동생,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동생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언니. 친정이 멀어 자주 갈 수 없지만 20분이면 만날 수 있는 거리에 서로가 있어 의지가 된다는 이선아·빌렌씨, 가족들의 이야기다.

오늘은 필리핀 서 시집 온 아마리아(37)·빌렌(46) 자매의 한국 생활기를 소개 한다.
동생 아마리아씨는 2003년 7월 이순원(46·읍내리)씨와 결혼해 청양으로 왔으며, 특히 그는 1년 전 개명 절차를 마치고 ‘이선아’라는 한국이름으로 생활하고 있다. 또 언니 빌렌씨는 올 봄 김광진(42·화성면) 씨와 결혼해 청양에 정착하게 됐다.
결혼 7년째로 가족은 물론 이웃들과의 대화도 무난할 정도로 한국말을 잘 하는 동생,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 동생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언니. 친정이 멀어 자주 갈 수 없지만 20분이면 만날 수 있는 거리에 서로가 있어 의지가 된다는 이선아·빌렌씨, 가족들의 이야기다.

결혼 7년차 선아씨와 순원씨
우선 이선아 씨와 결혼 한 이순원 씨는 남양이 고향이며 4남 1녀 중 둘째로 대학에서 원예를 전공했다. 이 후 서울로 떠나 관련 일을 더 배워 실력을 쌓은 다음 직접 분재원을 운영하다 고향으로 돌아왔다. 건강 상 이유였다.

“분재원 할 때 위암수술을 했어요. 1993년 이었죠. 이후 항암 치료를 3번 정도 받았는데 너무 힘들어 더 이상 못 받겠더라고요. 그래서 정리하고 시골로 와 부모님 농사를 도우며 휴양을 했죠. 그러다 목사님 소개로 아내를 만나 결혼 했어요. 아내는 7남매 중 막내였습니다.” (이순원)

결혼 후 7년의 세월을 함께 한 이들 부부. 여느 부부들처럼 이들도 많은 일을 겪으면서 그 시간을 함께했다. 특히 남편 선원씨는 지면을 빌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단다. 결혼 해 한 번도 친정에 다니러 못가고 지난 4월에야 처음 다녀오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더 큰것은 아들이 많이 아파서였어요. 대신 처가 식구들이 자주 와서 머물다 가곤 했어요.”

아들 암 투병…치료 안간힘
이들 부부는 연년생인 수연(7)·유준(6) 등 남매를 두었으며, 아들 유준 군은 생후 5개월 만에 소아 간암인 간모세포종 판정을 받아 투병을 해야 했다. 청천벽력 같은 일을 당한 이들은 경제적으로도 마음으로도 큰 부담이었고, 가슴앓이를 하며 아들 치료에만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15번의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어요. 이후 혈액으로 암이 번져 더 이상 항암치료를 할 수 없게 됐고, 수술만이 아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었죠. 다행히 2007년 7월 아내의 간을 이식 받을 수 있었습니다. 유준이와 아내 모두 고생 했고, 다른 가족들과 이웃들이 저희 어려운 사정을 아시고 도움도 많이 주셨어요. 지면을 빌려 감사한 말씀을 드립니다.”

수술 후 유준이와 선아씨는 건강을 되찾았다. 물론 한달에 1번 유준이는 병원을 찾아 면역억제제 주사를 맞는다거나 기본 검사를 해야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건강해 진 것에 이들은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한다. 취재를 위해 이들의 집을 방문했을 때 유준이는 여느 아이들처럼 한 살 차이 누나와 티격태격하며 건강하게 뛰어 놀고 있었다.

동생 도와주려 방문했다 정착
언니 빌렌씨는 5남 1녀 중 셋째 아들인 김광진씨와 결혼 해 올 봄부터 남편 고향인 화성면 신정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청양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5년도 5월경부터다. 둘째를 임신한 동생을 도와주려 방문했다 청양에 아예 정착하게 된 것이다.

“유준이 임신했을 때 딸이 생후 7개월뿐이 안됐거든요. 제가 너무 힘들어서 언니가 와 저와 딸아이를 돌봐 줬죠. 유준이가 태어나 투병 할 때도 언니가 도와줬고요. 이후 함께 살다 형부를 소개 받았고, 지난해 9월 형부와 필리핀으로 함께 가 그곳에서 결혼 후 올 봄부터 화성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말이 서툰 언니를 대신한 선아씨의 설명이다.

빌렌씨의 남편 광진씨는 자동차 정비기술자로 20여 년 동안 관련 일을 했으며, 7년 전부터는 벌목 일을 하고 있다.
“조카 때문에 왔지만 이곳에서 남편도 만났고 행복해요. 햇수로는 오래됐어도 아직 말이 서툴러 가끔 오해로 인해 다투기도 하지만 서로 이해하려 노력합니다.”빌렌씨 설명이다.

두 부부 모두 결혼 초기 언어가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그 외의 큰 어려움은 없었단다. 가족들이 그리웠지만 가까이에 언니·동생이 있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가족들이 보고 싶으면 인터넷을 이용해요. 화상으로 얼굴도 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으니까요.” (선아, 빌렌)

우리도 일하고 싶어요
청양으로 시집 온 외국인 여성들은 청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말은 물론 한국요리와 문화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한국말은 물론 한국, 청양에 대해 배워가는 것 재미있어요. 영어를 가르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일자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면 영어전문지도교사 양성 과정인 테솔 교육을 받으면 좋은데, 2년 과정이고 아직 여건도 안 되고요. 테솔교육을 받으면 고등학생까지 영어를 가르칠 수 있거든요.” (선아)

선아씨는 결혼 후 5년 여 간은 한국문화 적응과 아이 양육, 이에 더해 아들의 병간호에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아들도 건강해졌고 본격적으로 일을 하고 싶어 했다. 특히 그는 필리핀에서 간호사로 일한 경력이 있어 청양에서도 간호사를 하고 싶지만, 이를 위해서는 다시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먹기가 힘들단다. 교육 기간도 길고 공부를 하기에는 아직 한국어가 서툴기 때문이다. 빌렌씨도 필리핀에서 중학교 가정교사로 근무했었던 재원이다. 다행히 언니는 현재 읍내 한 학원에서 주 5일 하루 5시간씩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순원씨는 “아내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며 “이제 서로 이해하면서 아이들 잘 키우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김광진씨는 “아내의 성격이 쾌활하고 모든 일에 적극적인 모습이 좋다”며 “앞으로 행복하게 잘 생활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순원·이선아씨 부부, 김광진·빌렌씨 부부와의 만남이었다. 이순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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