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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와 싸우는 노부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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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와 싸우는 노부부의 사랑이야기
  • 이존구 기자
  • 승인 2010.05.16 17:42
  • 호수 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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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식·이기연 씨 한결같은 부부금실 자랑

최규식(75·운곡면 광암리) 할아버지의 지극한 사랑이 주위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부인 이기연(75) 할머니의 병치레를 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그는 부인의 쾌유를 위해 온갖 정성을 기울이며, 웃음을 잃지 않은 채 구김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희망을 품고 있으며, 한결같은 부부의 금실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이기연 할머니에게 보여준 사랑은 주위 사람들에게 흐뭇함을 주고 있다. 언젠가는 병을 떨쳐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정성껏 병 수발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기연 할머니는 심장수술과 신장수술, 봉합수술 등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병석에 누워있다. 아침, 점심, 저녁 등 매일 3번 씩 투석을 받아야하는 처지여서 도움의 손길이 적실한 상태이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겪고 화병을 얻었고, 당뇨가 악화되면서 현재 나들이조차 힘들 정도로 건강을 단단히 챙겨야 한다. 조금이라도 움직인다 싶으면 숨이 차며, 누군가 옆에서 거들어줘야만 문밖에 출입할 수 있다.

그렇다고 아픈 고통을 밖으로 드러내진 않는다. 얼굴한번 찌푸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늘 곁에서 간호하며 보살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투석 받는 것도 하루일과처럼 늘 반복되는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귀찮게 생각하면 억만금을 줘도 소용없으며, 마음이 우러나야 할 수 있다”고 할아버지가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이다. 생계를 꾸리는 가장과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안주인 역할까지 맡으며, 지극 정성으로 간호한다.
약을 제시간에 맞춰 챙겨주고 끼니때마다 밥상을 차려주는 것은 기본이며, 항상 방안의 온도를 유지해주기 위해 군불을 지피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더욱이 무슨 일이 있어도 찬밥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살림까지 맞다보니 김치뿐만 아니라 고추장과 된장까지 손수 담는다. 처음에는 요리를 할 줄 몰랐지만, 할머니가 일러주는 대로 요리를 배우면서 입맛을 좌우하는 실력으로 늘었다.

최규식 할아버지는 “낫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어떻게든 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며 “병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지금까지 부부 싸움을 하지 않고 오순도순 사는 것을 재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연 할머니는 “할아버지 같은 사람이 없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하는데, 나를 위해 정성껏 간호하는 것을 보면 미안할 따름”이라며 “할아버지를 만난 것은 나의 가장 큰 행복이며, 단지 옆에 있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노부부는 중매로 결혼 했지만 슬하에 1남 2녀를 두며 잉꼬부부로 살았다. 남편은 광산에서 발전기 기사로 일하며 젊은 청춘을 바쳤다. 또 아내는 광부 아낙으로 살면서도 5일장을 누비며 뭇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는 나이 들면서 뜻하지 않게 병을 얻었다. 다른 사람처럼 활동하진 못해도, 병을 떨쳐낼 것이라는 믿음을 안은 채 오늘도 병마와 싸우고 있다. 예전처럼 시장을 나들이하며 웃는 얼굴을 다시 한번 보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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