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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햇쌀랜드 구기자 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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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음이 느껴지는 ‘햇쌀랜드 구기자 찐빵’
  • 이순금 기자
  • 승인 2009.12.07 10:44
  • 호수 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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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일하는 사람이 희망이다

겨울 철 간식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이열치열 달콤새콤하게 잘 익은 동치미 국물에 말아먹는 시원한 국수, 노릇노릇 먹기 좋게 익은 단물이 줄줄 흘러나오는 고구마, ‘왜 저 속에 붕어가 없을까’하는 말도 안 되는 물음을 던지며 한 잎 성큼 베어 물다 입천장을 데고 마는 붕어빵, 또 호호 불며 이손 저손 옮겨가며 먹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 등. 특히 찐빵은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간식이 아닌 끼니 대용이기도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그 만큼 먹을 것이 풍부해 졌기 때문일 거다.
오늘은 기존 밀가루와 팥을 원료로 한 흰색 찐빵에 비해 100퍼센트 국산 밀·쌀·팥, 지역 농·특산물인 구기자를 이용해 맛·영양, 예쁜 자연색까지 강조 찐빵을 만드는 현장을 소개 한다. 제철을 맞아 쉴 틈 없이 바빠진 햇쌀랜드(대표 한영숙·운곡면 영양리)다.

영양 만점 한 입에 쏙
햇쌀랜드를 방문한 날, 공장안은 정신없이 바빴다. 갑작스럽게 대량 주문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탓일까 햇살랜드 직원들은 물론 한 대표와 쉬는 날이었던 남편, 딸까지 찐빵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었다. 
“3만개 주문이 들어왔는데 빵 만드는 시간 보다 쪄서 냉동고에 얼려 포장해서 보내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업이 어려워요. 현재 갖춰진 저장시설로는 미리 만들어 대량 주문량을 맞출 수도 없고요. 그러다보니 이럴 때는 가족 모두 동원 돼야합니다.” 한 대표의 대답이다. 

햇쌀랜드 제품은 30그램 정도의 한 입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것으로, 여기에 우리 밀과 쌀을 반반 섞어 만든 흰색, 구기자순(노란색)·흑미(검정색)·자색고구마 가루(보라색) 등을 섞어 아름다운 천연의 색까지 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더욱이 모든 재료가 100퍼센트 국산으로 영양만점 찐빵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금은 손으로 안 만들고 기계로 해서 작업이 많이 쉬워졌죠. 물론 자칫 한눈을 팔면 잘못되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찐빵을 만들어 발효 후 쪄 냉동 창고에서 얼려 포장·판매합니다. 냉동 찐빵은 3개월 정도 보관할 수 있고 작업은 빠르게 진행해야 하고요.”

출발 좋았지만 과정 힘겨워
한 대표가 만든 찐빵이 시중에 첫 선을 보인 것은 2006년 고추구기자축제장에서였다. 축제 일환으로 청양고추·구기자요리 공모전이 열렸고, 한 대표가 구기자 쌀 찐빵으로 대상을 수상하면서다.
“2003년부터 쌀 소비 촉진일환으로 생활개선회에서 떡나누기를 추진했었어요. 군내 초·중·고교를 찾아다니며 ‘빵 대신 쌀로 만든 떡을 먹자’라는 캠페인도 꾸준히 벌였고요. 그런데 학생들이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떡 대신 쌀로 찐빵을 만들어 보자 했고, 이 기획안으로 농촌여성일감갖기사업 승인을 받은 후 2006년도 현재 위치에 햇쌀랜드 준공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든 찐빵으로 공모전에 나가 상을 수상했습니다.”
햇쌀랜드 찐빵은 쌀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인기를 끌었지만 보다 대중적이지 못했다. 원가가 높다보니 소비자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었고, 더욱이 100퍼센트 쌀이다 보니 밀가루 찐빵처럼 쉽게 만들어 지지도 않는 등 어려웠다. 

“어려움 극복을 위해 검정쌀·자색고구마·구기자 등을 직접 심어 원가를 낮췄고 팥은 지역민에게 구입 했습니다. 우리밀과 쌀을 반반씩 섞어 만들었고요. 그랬더니 어려웠던 일들이 조금씩 해결 되더군요. 공장 준공 첫 해 빵을 만들어 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불량도 많았고 판매도 되지 않아서였죠. 그나마 잘 만들어진 것은 홍보용으로 썼죠.”
구기자 쌀 찐빵 대중화로 쌀 소비 촉진은 물론 성장기 청소년들이 우리 농산물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쌀 찐빵을 만들기 시작한 그. 그리고 이런 뜻을 반영한 쌀 찐빵으로 요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며 힘차게 출발했지만 결코 그의 길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어려움 해소를 위한 꾸준한 노력 끝에 차츰 안정을 찾게 된다.

좋은 원료로 깨끗하게
한 대표가 일감 갖기 사업에 선정되면서 받은 자금은 총 5000만원, 그리고 햇쌀랜드는 다른 곳들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성공적인 일감 갖기 사업운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장 설립 후 2007년도 하반기까지는 수익이 거의 없었어요. 오이엠 시작 후부터 직원 인건비가 나왔고, 최근 들어서야 제 인건비가 나오기 시작했죠. 만 3년 지나면 돈을 벌수 있겠지 생각했는데 안 될 것 같네요. 올해가 3년차인데 수익모두를 재투자에 사용하고, 앞으로도 한참은 그럴 것 같습니다. 여유로워지면 자동화시설을 갖춘 공장 운영이 꿈입니다.”
현재 햇쌀랜드에서 생산되는 찐빵은 모두 오이엠(OEM) 방식으로 판매된다. 그리고 일부 ‘자색고구마 찐방’ ‘구기자 쌀 찐빵’ 등만 햇쌀랜드 자체 브랜드인 ‘맘애찐’ 상표로 판매된다.
‘맘애찐’(MAM AE JJIN)은 엄마의 뜻을 가진 ‘mam’과 마음의 준말인 ‘맘’, 즉 ‘엄마의 사랑으로 찐 찐빵’, ‘사랑의 마음이 담긴 찐빵’ 등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디자인 회사에 의뢰해서 만들었는데 ‘맘애찐’ 속에 담겨있는 의미와 발음이 조금 어렵다고들 하시더라고요. 반복해서 부르고 생각하면 익숙해지지 않을까요. 엄마의 마음, 좋은 원료, 사랑을 가득 담아 만들겠습니다. 자주 이용해 주세요.”
한 대표는 앞으로도 처음 가졌던 마음처럼 좋은 원료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참 성장하는 아이들이 우리 쌀 찐빵 먹기를 벌여줬으면 하는 소망도 전했다. 
“유성을 포함한 대전, 금산 등 학교 급식에 저희 찐빵을 납품하고 있어요. 오이엠 방식으로요.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쌀 찐빵을 간식으로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엄마의 마음 사랑 담긴 찐빵
“작년까지 5명이 일했고, 올해 4명이 일을 해요. 기계가 1대 더 들어오면서 생산량은 늘어났지만 일손이 조금 줄어든 셈이죠. 하지만 대량 주문이 들어올 경우는 모두 작업을 해야 합니다. 특히 직원들이 낮에 제품을 만들어 냉동고에 넣어놓으면 가족들이 밤을 새워가며 포장하죠. 저희가 딸이 넷인데 큰 역할을 해 주고 있어요.”
한영숙(45)대표는 배현균(47·한국도로공사 신양톨게이트 근무)씨와의 사이에 슬기(청양군청 행정인턴), 혜정(대학1), 수현(고1), 수정(중2)양 등 네 명의 딸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들 가족들은 한 대표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주고 있다.
“남편이 틈틈이 계량과 반죽은 물론 장거리 배달까지 도와주고 있어요. 또 낮에 작업을 모두 끝내 놓으면 밤을 새워가며 딸들과 함께 포장 하죠.”
일감 갖기 사업 시작 3년차, 아직 쌀 찐빵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는 햇쌀랜드 한 대표. 단순한 찐빵을 떠나 청양 특산물인 구기자를 비롯 우리 농산물을 활용함으로써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을 주고 싶다는 햇쌀랜드 ‘맘애찐’ 찐빵이 남녀노소 모두 즐겨 찾는 영양 간식이 됐으면 한다는 이들의 소망에 힘을 보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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