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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예술교육으로 생활 속 음악 꽃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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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예술교육으로 생활 속 음악 꽃피워
  • 박미애 기자
  • 승인 2009.11.30 09:50
  • 호수 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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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이 미래다 ②
2. 생활 속에 느껴 갈 수 있는 예술창조

문화예술교육은 이제 전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번 호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활발하게 문화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 사회단체 등을  찾아가 보았다.

[글싣는 순서]
1. 풍요로운 삶으로 이끄는 문화예술교육
2. 생활 속에 느껴 갈 수 있는 예술창조
3. 아이들이 꿈꾸는 학교 (핀란드)
4-1. 모든 세대가 함께하는 문화예술교육 (스웨덴)
4-2. 예술가를 기르고 창의력을 길러주는 나라( 독일)
5. 문화예술교육, 미래를 여는 문

부산 동평초 어린이 오케스트라
부산 동평초등학교(교장 박상용)는 공교육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오케스트라 교육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활용, 문화예술교육을 꽃피워가고 있다.
동평초가 ‘동평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게 된 것은 지난 2003년, 현재 교육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우양 장학사에 의해서다. 당시 동평초 교사였던 박 장학사는 교사오케스트라를 운영하다가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만들 결심을 하게 됐다. 특별히 음악인을 키우려고 계획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음악을 누릴 수 있는 아이들을 육성하고자하는 마음에서였다.

당시만 해도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낮아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운영 초기에는 예산부족에서부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해가가고 ‘음악으로 특별한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강력한 현 교장의 요청과 협조 아래 현재는 현악기에서부터 목관악기, 금관악기, 타악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용되는 풀 오케스트라로 거듭나게 됐다.

현재 동평어린이오케스트라는 4~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89명의 단원이 있으며, 학생들은 주 3시간의 방과후활동과 주1시간의 계발활동시간(토요아카데미)을 활용해 지도받고 있다.
특히 매일 점심시간 20분의 합주활동은 학생들의 기량 발전과 생활 속 예술 문화 정착에 발전소 역할을 하고 있다.
오케스트라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악기를 학교에서 구비해 악기 구입에 대한 부담감 없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강사진 또한 부산시립교향악단 단원에 준하는 수준 높은 전문 강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졸업생, 학부모, 지역주민에게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방하고 있다.
동평 오케스트라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50여회의 다양한 교내․외 연주에도 참가한 저력 있는 어린이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게 됐다.

또 2008년에는 부산광역시교육청 특수목적 수행학교로 지정돼 올해 2년차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에는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의해 명예교사로 임명된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씨와 함께 부산의 학생들을 위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어린이 오케스트라 활동은 학생들에게 사교육의 부담을 최소화해 음악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아동들의 음악성 계발 및 폭넓은 음악미 체험을 통한 음악문화 생활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오케스트라 교육 여건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함으로서 지역의 문화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상용 교장은 “이 같은 노력 모두는 열정과 사명감 있는 교사의 노력덕분”이라며 “농촌학교가 혜택을 못 받는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중점학교 하나를 지정하고 박우양 장학사 같이 열정적인 교사 한명만 있다면 충분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우영 장학사는 “이런 모든 활동은 학교장의 마인드에 따라 크게 좌우 된다. 학교장의 마인드가 제대로 서 있지 않다면 절대 불가능하다”며 “오케스트라 시행 후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배워갈 때마다 더욱 보람된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서울 중랑구 생활문화공동체
“안녕하세요. 서울시하고도 중랑구 상봉동 12단지, 이름 하여 생활문화공동체. 온 가족이 함께 해, 일곱 살부터 여든 살까지. 이웃이 가족이 됐네. 우린 어느새 연극배우∼.”
서울 중랑구 상봉동 영구임대아파트 12단지에 새로운 활력이 생겨나고 있다. 삶에 치여 생활에 치여 이웃조차 잘 알지 못했던 주민들이 생활문화공동체라는 주민연극을 시행하면서 극적인 전환을 맞았기 때문.

생활문화공동체는 문화 소외지역 주민이 직접 문화활동에 참가하면서 정이 흐르는 공동체를 꾸며나가자는 취지로 시작된 사업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고 중랑연극협회와 극단 어우름이 공동 주관하는 공연 프로젝트다.
쉽게 말하자면 연극으로 모내기처럼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마음의 이웃이 되는 과정을 생활문화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6월 발대식을 가진 이 프로젝트는 지역 구전설화를 각색한 ‘효녀 중랑’이라는 연극을 지역 주민들 스스로가 기획, 출연, 공연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실제로 지난 7일 중랑구청 대강당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
효녀 중랑은 병석에 있는 맹인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부역에 참가한 중낭자(仲郎子) 분이의 이야기다. 이 연극에는 인형극과 사물놀이,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등 다양한 장르의 놀이문화가 등장한다.

이 연극이라는 놀이문화 통해 주민들은 이웃을 알게 되고 삶의 활력을 느끼게 됐다. 서로 하나도 모르던 사람들이 ‘연극’을 매개로 모여서 하나의 공동체로 성장해 간 것이다.
하지만 연극을 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울중랑연극협회장 경상현 연출가가 주민들을 설득했고, 통장 김정수(54․여)씨 또한 ‘하루하루 살기에 바쁜 사람들에게 무슨 연극이냐’고 타박만 하던 주민들을 직접 설득하고 나서는 등 갖은 노력 끝에 21명의 연극단원을 모집하게 된 것.

서울중랑연극협회장인 경상현(45) 연출가는 “연극창단 초기 반감과 편견에 사로잡혀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던 주민들이 생활문화공동체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연극에 대해 재미를 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문화예술의 힘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경 회장은 주민들로부터 ‘명예주민증’을 선물 받을 정도로 주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출연배우들의 사인이 담긴 이 주민증에는 언제든 집에 들르면 밥을 해 준다는 훈훈한 약속이 담겨 있다.

이 연극 단원들은 7살 어린아이에서부터 74살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초월한다.
특히 주인공 역을 맡은 정련화(16) 양은 연극에 재미를 붙여 어머니(김순희․45)까지 설득해 모녀가 함께 무대에 올랐다. 출연 배우 21명 중 모녀나 자매가 함께 참여한 경우가 4가족 11명이다.

김순희(45) 씨는 “연극의 연자도 모르는 내가 연극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연극을 하면서 성격이 밝아짐은 물론 생활에 활력이 생겨났다”며 “또 뭐든 최선을 다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효녀 중랑 연극공연을 막으로 생활문화공동체사업은 막을 내리게 됐으나 이를 계기로 인형극을 배우게 된 단원들은 동아리를 결성, 인형극 봉사를 하는 등 지역에 환원하겠다는 것이 단원들의 새로운 계획이다.

대구 성명여중 통합예술교육
대구 성명여자중학교는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로 지정, 올해 3년차를 맞고 있다.
지역적으로 제일 낙후된 곳에 위치한 학교인 이곳 성명여중은 무엇보다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인성교육에 문화예술교육만한 것이 없다는 생각아래 시행된 것이 바로 교과 ‘통합 문화예술교육 프로젝트’인 것.

단순한 지식주입식 수업을 벗어나 학생들 스스로 시도해보고 생각해봄으로 깨우칠 수 있는 수업을 이끌어가자는 생각에 통합 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게 됐다.
이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은 바로 최정연 국어교사.

통합 문화예술교육이란 예를 들어 국어수업을 실시할 때 단순히 교과서적 주입교육이 아니라 교과의 한 부분을 통해 음악, 혹은 미술, 연극 등을 접목해 나가는 수업방법이다. 교과에 연극을 주제로 하는 단원이 있으면 직접 학생들이 연극을 해보고 연극에 대한 느낌을 그림을 통해 표현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가도록 하는 것이다.

최정연 교사는 “통합이라는 것은 경예를 허물고 벽을 허무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며 “교과안의 통합으로 학생들이 생각을 깊게 하고, 그 생각을 끌어갈 수 있는 자기 주도적인 학생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교사는 “교사들도 스스로의 한계를 벗어나고, 서로 논의하고 연구해 나가야하는 시대”라며 “굳이 문화예술교육 선도학교가 아니더라도 어느 학교든지 활동중심으로 교육을 해나가길 원하는 교사가 있다면 가능한 교육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수업을 통해 최 교사는 우선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과거 성적의 편차에 따라 학생들을 바라봤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내면에 숨겨진 재능을 보게 된 다는 것이다.
특히 최정연 교사는 이외에도 ‘차세대문화예술교육아트짱’이라는 생활문화예술교육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느껴갈 수 있는 예술을 만들어가자는 생각에 이 같은 조직을 구성, 현재 교사 16명이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최정연 교사와 함께 통합문화예술교육을 시행하고 있는 김동욱 미술교사는 “앞으로의 교육은 통합 문화예술교육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더욱 질 높고 양적인 교육을 배워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군부대와 예술교육의 만남
이 밖에도 문화예술진흥원은 군부대를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군 문화예술교육은 장병들의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군대생활 적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장병들이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제공, 단체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적절한 갈등조적 능력을 개발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다.

대구 11전투비행단의 경우 장병들을 대상으로 미디어영상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일주일에 2번 8주간에 걸쳐서 운영되는 이 교육은 영화반, 사진촬영반, UCC반 등을 통해 신세대 장병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고, 군 생활 적응을 돕고 있다.
또한 이것이 군대내 단합으로 이어져 바람직한 공동체 문화로 이끌어 가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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