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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와 3년 굶어 치르는 나흘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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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와 3년 굶어 치르는 나흘잔치
  • 박태신 기자
  • 승인 2009.01.12 10:20
  • 호수 78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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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군정방향 비판적 검토 ①

[글싣는 순서]
① 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
양력 기준으로 기축년이 시작됐다. 빙하기를 목전에 둔 것처럼 생존 자체에 대한 심리적 위기감이 사회전반에 걸쳐 조성되고 있다는 상황인식 하에서 2009년 청양군정에 대한 비판적 검토를 기획했다. 이번 시리즈는, 올 최대의 이슈인 도민체전을 비롯, 개발중심의 지역경제, 군민의 삶의 질 등을 톺아보았다. 이번 호에는 탈도 많고, 말도 많은 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 전략과 그 이면에 가려있는 문제점들을 짚어 보았다.

[글싣는 순서]
① 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
② 토건 중심의 경제활성화
③ 군민의 삶의 질 높이기

숫자로 본 도민체전
#365억5000만원. 올 10월, 우리 지역에서 치러지는 제61회 충남도민체전을 위해 청양군이 3년간 쏟아 붓고 있는 예산의 총액이다. 이중 38퍼센트인 136억원은 국·도비이고, 나머지 230억여원은 군비이다. 군은 실내체육관에 195억, 공설운동장 리모델링에 107억, 국궁장에 20억, 테니스장에 11억5000만, 종목별 경기장 개보수에 9억, 그리고 행사운영비로 23억을 투입한다.

#5만명. 도민체전이 열리는 4일간 청양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의 예상수치이다. 군은 선수와 임원 7000명을 비롯 가족과 공무원, 주민으로 구성되는 16개 시·군의 응원단 등 5만여명이 청양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은 부족한 숙박시설의 대체수단으로 기발한 방식을 채택했다. 신축중인 주공아파트를 임대해 선수촌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군은 선수촌 305동에 2500명, 일반 숙박시설에 2800명 등 총 5300명의 숙박시설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500명. 4일간의 도민체전에 참여할 자원봉사자의 총수이다. 군은 5월까지 자원봉사자를 공개모집하고 9월까지 소양교육을 실시해 행사기간에 안내, 환경미화, 주정차, 급수, 의료 등 6개 분야에 투입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2008년 봄꽃축제의 자원봉사자 운용 경험이 도민체전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도민체전 마스코트
실전에 돌입한 체전준비
군은 지난해 12월 도민체전 준비단을 구성, 가동에 들어갔다. 부군수가 단장인 준비단은 총 8명의 실무팀으로 구성됐다. 군은 또 7월 전 실·과와 도·군 체육회, 유관기관 등을 망라해 종합 티에프팀(T/F)을 구성, 운용할 계획이다.
최근 대회마크와 마스코트, 포스터, 대회구호 등을 확정한 군은 실·과별로 업무를 분장한 실무위원회를 구성, 세부 준비에 착수했다. 군은 또 대회전까지 3억원을 들여 시가지 간판을 정비할 계획이다.

1월 현재 공정률 60퍼센트를 보이고 있는 공설운동장은 4월말 완공 예정이다. 공설운동장 주차장 조성사업은 7월에 끝난다. 공정의 40퍼센트가 진행된 실내체육관과 30퍼센트의 국궁장이 7월에 완공되면 도민체전을 위한 경기장 시설확충은 모두 완료된다. 또 선수촌으로 활용될 주공아파트는 8월중으로 완공될 전망이다.
이번 도민체전의 특징에 대해 최재영 팀장은 ‘자연친화적 체전’이라고 꼽았다. 타 지역의 시멘트 스탠드 대신 토성형 스탠드를 설치했고, 의자 역시 플라스틱이 아닌 나무로 만들었다. 주차장 또한 콘크리트 포장을 하지 않고, 체전 후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파급효과에 대한 논란
도민체전 준비단의 최재영 팀장은 “도민체전이 청양발전을 5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말한다. 우선, 국비 130억여원이 청양으로 유입돼 지역개발을 앞당겼다는 것이다.
그는 또 “4일 동안 청양을 찾을 5만여 외지인들에게 청양을 최대한 느끼고, 알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파급효과”라고 말했다. 특히 청양 건군 이래 최대의 행사를 치름으로써 청양군민들은 상당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수만 전략사업단장은 “전선지중화 사업이나 보도블록 전면 교체 등을 통해 도시미관이 나아지는 것 또한 도민체전의 파급효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올해에는 군내에서 굵직한 스포츠대회를 볼 수 있게 됐다. ‘2009 월드주니어서키드 국제탁구대회’와 ‘제47회 남녀중고학생 종별탁구선수권대회’ 등이 유치됐다. 군은 이밖에도 전국과 도 단위의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다.

주민결집과 남는 문제
그동안 도민체전 유치와 추진을 둘러싸고 지역공동체 내에 비판의 목소리와 불협화음도 많았다. 환경관련 실정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보도나 김기태씨 사태 등을 보면서 주민들은 군이 무리한 행정을 펼친다고 지적해왔다. 특히 도민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군민 모두의 의지와 실천이 집약되어야 하는데도, 군이 오히려 결집을 해친다는 것이다.
한해 살림이 2000억 규모인 청양군에서 3년간 360억여원의 투자는 과하다는 여론 또한 상당하다. 특히 청양대 체육관의 규모를 키워 별도로 짓지 않는 방식을 모색했으면 됐을 실내체육관은 중복·과잉투자의 상징이었다.

이처럼 4일간의 화려한 잔치를 위해 3년간 허리띠를 졸라매는 예산 운용에 대해 이견이 많았다. 3년간 군비 230억여원을 도민체전이라는 하나의 행사에 투입하기 위해 농업이나 복지 등 군민 삶의 질을 소홀히 한다는 비판이 많았다.
실제로 최근 2년간 개발사업을 제외하고, 각 실·과 담당들은 신규예산을 요구하지 않는 사례가 뚜렷했다.
이에 대해 전병태 예산담당은 “최근 교부세 10억을 확보해 군비부담이 220억으로 줄었다. 청양군의 최근 3년간 예산 총액은 6750억이다. 군비부담을 줄이려 3년간 분산 투자했기에 군민의 삶의 질을 소홀히 하거나 다른 사업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농업예산의 경우 올 예산은 지난해 대비 22퍼센트가 증액되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균특회계 예산을 많이 확보한 것도 예산 운용에 부족함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최재영 팀장은 덧붙였다.

한편, 예산낭비를 피하기 위해 주민단체나 군의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군의회는 모든 예산을 통과시켜준 당사자이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고, 주민운동단체는 뒷북치기에 급급했다. 과잉투자를 피하고 청양의 살림규모에 맞게 검소한 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판단했으면, 주민영역과 군의회가 2007년과 2008년에 좀더 적극적이고 올바른 대응을 통해 이를 바로잡았어야 했다. 버스 지난 뒤에 목소리 높이고 손 흔들어 봐야 버스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임수만 단장은 “대회기간 동안 자가용 대신 버스를 타고 경기장을 찾거나 홀짝제 등의 교통통제는 불가피하다. 특히 외지인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무엇보다 앞서는 일”이라며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최재영 팀장은 “모든 예산은 확정적”이라고 했다. 도민체전은 이제 이른바 ‘빼도 박도 못하는’ 기정사실이 된 것이다.

또 청양군민 모두 앞에 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만이 과제로 남았다. 낭비를 최소화하고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가장 큰 무기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주민결집이다. 특히 자원봉사자 등의 주민참여를 자발성과 능동성이 발현되는 형태가 아닌, 동원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한 대회의 성공적 운용은 불가능하다.
또 지역경제에 돌아갈 과실을 분배하는데 잡음이 없게 하고, 지역개발과 원활한 행사진행이라는 대의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거나 눈물 흘리는 주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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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2009-01-13 14:13:38
실내 수영장도 없으면서 무슨 도민체전 운동중 수영이 제일 좋다던데 노인들 한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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