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하늘아래 귀한 마을이 도시민 휴식처 됐어요”
상태바
“하늘아래 귀한 마을이 도시민 휴식처 됐어요”
  • 김홍영 기자
  • 승인 2008.09.16 11:17
  • 호수 77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양의 자연마을과 주민숙원사업: 정산면 천장리
▲ 마을 주민과 콩심기를 하는 어린이들.

천장처럼 높은 곳에 자리했다는 것에서 마을 이름이 유래한 정산면 천장리. 최근 천장리는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 산골마을이 됐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칠갑산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다는 자연 환경 때문이다. 여기에 숙박시설과 운동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한적한 자연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농촌마을로 변화하고 있다.
물놀이장과 축구장을 갖춘 도농교류센터가 개장됐다는 마을 입구 플래카드의 환영을 뒤로하고, 1킬로미터 정도 안쪽으로 들어가니 손 뻗으면 닿을 듯한 가까운 곳에 칠갑산이 보인다. 그 아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황인세(67) 이장이 마을의 지형과 이름의 뜻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청양서 산골하면 도림, 천장리를 떠올리는데요. 산골치고 마을로 들어오면 아늑하고 평평한 느낌이 들 거예요. 그래서 높은 곳, 하늘에 평평한 곳 천장리가 됐지요.”
마을 사람들은 예전부터 마을 이름에 하늘 천(天) 자가 들어있어 귀한 땅이라고 여기고 살아왔다. 그래서 주민들은 높은 곳에 있어도 농사지을 수 있는 너른 땅이 있어 인근의 마을에 비해 웬만큼 살만한 마을 이었다고 말한다. 풍요로운 산골마을이 그 이름 값을 하려는지 최근 좋은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서정권 농촌종합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마을에 도농교류센터가 문을 열고, 농촌관광마을로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숙박·운동시설 갖춘 도농교류센터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들판 끝, 지난 여름 개장하여 많은 도시인들이 묵고 간 도농교류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2층 건물의 센터는 8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식당, 교육장을 갖추고 있으며 그 앞으로 축구장도 있다.
“편히 쉬고, 운동도 할 수 있는 복합적인 휴식 여건을 만들고 싶었어요.”
황 이장은 여기에 마을의 자연 여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도농교류센터 앞으로 물놀이장을 만들었다고 덧붙인다. 칠갑산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이 흐르는 천연 물놀이장이다. 운동과 놀이, 휴식 등 3박자를 고루 갖춘 셈이다.
개울 바닥의 돌멩이 하나하나가 훤히 보이는 맑은 물에서 물장구를 치던 어린이들이 지난 여름 이 마을을 찾아와 어떻게 보내고 갔는지 느낄 수 있는 흔적이 마을 곳곳에 남아있다. 센터 앞의 콩밭에 서 있는 허수아비가 그 중의 하나다. 운동 모자를 쓴 허수아비, 파란 가을 하늘 빛 옷을 입은 허수아비, 넥타이를 맨 허수아비 등등.
“여러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아이들이 상상외로 일을 잘 해서 놀랬습니다. 더위에도 얼굴 찡그리지 않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호미 들고, 밭을 매며 좋아하더라구요.”
복분자 술 담그기 체험, 허수아비 만들기, 콩밭매기, 단호박심기, 물고기 잡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면서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농사 작물과 연계하여 체험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 황인세 이장(사진 맨 오른쪽)과 주민들이 어린이들이 만든 허수아비가 세워진 콩밭에 나갔다.

산골마을 특성 살린 소득작물 개발
“천장리가 산골 마을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산골마을 특성에 맞는 작물이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마을의 여건에 맞는 작물을 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무한한 생명의 땅, 칠갑산이 주는 혜택을 활용하여 산에서 나는 열매를 심어 소득원으로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을 산에 지천으로 열리는 산다래를 심었는데 농사가 참 잘 됐다. 여기에 고수익의 작물인 복분자를 심었고, 표고버섯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새로운 작물 재배가 농촌관광마을과 연계하여 꼭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체험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산골마을의 특성을 살린 천장리만의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비슷비슷한 농촌체험프로그램이 아닌 천장리만의 체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농촌 체험프로그램의 의미라고 주민들은 생각한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주민들의 소득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체험농장을 조성하고 여기에 더덕과 잔대를 시험적으로 심는 등 체험 프로그램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
올 해 문을 연 도농교류센터가 더 많은 도시인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는 부족한 숙박시설을 늘려 문의하는 방문객을 유치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또한 다른 마을과 차별화된 시설물로 황 이장은 친선경기 뿐 아니라 공식적인 축구 경기 유치도 가능한 축구장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2009년도 청양에서 열리는 도민체전 때 예선전이 가능할 정도의 축구장 규모를 갖추고 싶어요.”
도시 사람들이 시골에서 와서 답답한 마음을 풀고,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는 마을이 됐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밝은 모습에서 천장리가 어떤 모습으로 도시인들을 맞이할지 사뭇 기대된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