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이다, 비나이다. 마을의 안녕을 비나이다.’
7일 오전 장평면 미당1리(이장 우홍명) 미륵댕이에서 칠석날을 맞아 미륵제가 열렸다. 해마다 열리는 미륵제는 마을의 안녕과 화합, 삼재 추방,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
미륵제는 미당시장 한가운데 200여년 된 팽나무 아래 높이 3미터가 넘는 미륵불 앞에서 지낸다. 이 미륵불의 역사는 고려 충숙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부터 칠월 칠석에 제를 지내면 동네가 평안하고 번영했다.
동네의 수호신이자 동민이 일치단결하고 애향심을 높이는 상징이 된 미륵불은 두상만 남아 있다가 1996년 몸체를 마련, 현재까지 마을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같은 날 화성면 매평리(이장 안종원) 마차뜰에 있는 느티나무 앞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칠성제가 열렸다. 칠성제는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이뤄지며 제를 올리는데 필요한 과일, 술, 돼지머리, 포 등은 부녀회 등이 준비했다.
이날 이근우씨(62)는 축문에 “대동아 전쟁 때 일본 군함용으로 나무를 징벌하려 할 때 주민들이 칠성제를 올리기 위해 벌목을 하루만 연기했는데, 다음날 제를 올리는 동안 일본이 패망하고 광복을 맞이했다"는 내용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안종원 이장은 “400여년이 넘는 느티나무에서 올리는 칠성제의 뚜렷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일제말기에는 나무에서 붉은 물이 나와 광복을 알리는 등 영험한 현상이 나타났었다" 면서 “느티나무가 마을을 수호하고 주민의 안녕을 지켜주고 있고 전통을 이어 뜻 깊은 자리를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정산면 덕성1리 산신제, 내초리 칠성제, 화성면 매초리 칠성제 등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