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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딸랑 두부장수 최인돈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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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딸랑 두부장수 최인돈 할머니
  • 김명숙
  • 승인 2000.06.16 00:00
  • 호수 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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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새벽마다 리어커 끌고 ˝두부요˝

비록 삶은 어려워도 신세 지면 꼭 보답
청양읍 읍내3리 아랫장터에 사는 최인돈 할머니(70)는 두부, 콩나물, 냉이, 청국장 들을 살의 무게맡큼이나 무거운 리어커에 싣고 읍내 골목을 누빈다.그것도 딸랑딸랑 요령을 울리며 길을 떠났다가 해가지고 빈 리어커가 되면 다시 돌아와 내일의 삶을 리어커에 싣는다.˝두부 한판 팔아야 2천원 남고 이것 저것 하루종일 팔면 4~5천원 버는데 한달에 40만원은 있어야 먹고살고 이웃 큰일때 봉투하고 막내딸 약값하고 하는데 사는게 쉬운 노릇이 아녀 그나마 외상 줬다가 떼이기도 하고˝ 청양읍내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두부를 사거나 밨을 두부장사 최할머니. 20년째 리어커에 두부 한두판가 반찬거리 몇가지를 싣고 새벽 6시면 읍내 이곳저곳을 ˝두부요˝회침과 방울소리로 새벽바람을 가르며 살아왔다.
그나마 차사고를 3번이나 나 몸이 많이 아프고 이젠 두부도 예전만큼 팔리지 않아 2년전부터는 오전 10시에 나가 해가 질때 돌아온다.집으로 돌아올때는 재활용할 수 있는 종이상자를 주워오는데 한차정도 모아놓고 고물상에서 가져가는데 모으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돈이 된다고 한다.
몸이 불편한 할아버지(76)와 서른 넘은 아픈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최할머니, ˝그래도 리어커라도 끌 힘이 있으니 다행이지˝ 라며 세월의 더깨를 웃음으로 바꾼다. 비록 어렵게 살지만 남한테 신세지는 것을 싫어해 누가 작은 인정을 베풀라치면 기어이 그 보답을 한다고 이웃에 사는 사람이 귀뜸해 준다.취재를 하던날도 그전날 어느 식당에서 밥을 줬다며 빈 그릇 돌려줄때 함께주기 위해 원비디 한상자를 사다 논 것을 보았다.
17살때 신양서 시집왔으나 6.25때 친정이 없어져 혼자뿐이라는 최할머니.
오늘도 할아버지, 딸을 위해 보기에도 힘들어 보이는 커다란 리어커에 두부 한판과 어제 뜯어다듬은 냉이, 집에서 띄운 청국장과 비지를 싣고 아햇장터 골목을 지나 은행나무 골목으로 삶의 길을 가고 있다.

<우리의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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