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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 이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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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 이명환
  • 청양신문
  • 승인 1991.02.13 00:00
  • 호수 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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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방울 하나가 강물을 이루듯

믿고 의지하여 이끌어 주는 모습으로

빗방울 하나의 거대한 결과 교훈삼길

 

‘칠갑산 높이 솟아 지천흐르니~중략~이나라 길이 빛낼 군민12만’ 청양군민의 노래중 3절을 음미하며 새해의 문턱에 서봅니다.

 

1960년대에서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나라의 역사는 격동기를 거쳐 경제개발의 잔계를 거쳤고 다시 개발도상국으로 용트림하여 이제 국제적으로 중선진국으로 발돋움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사가들은 평하고 있지만 내 고향 청양은 군민 12만이 30여년 세월이 흐른 지금 군민 5만3천명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고 아직도 정부에서 전국 시․군 평가분류에 낙후지역으로 멈추어 있습니다.

 

듣기좋고 하기좋은 소리로 충남의 청정지역이니 ‘알프스’니 하지만 주민소득이 높아야 청정도 좋고 ‘알프스’도 좋지 소득이 약해 이농현상이 증가하는 고향이라면 곰곰이 고향에 대한 반추를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될 수 있는 한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라를 위해 충성하고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고향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을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실생활에 당하다 보면 한두살씩 연령이 더해갈수록 생각은 깊어지지만 실천으로 옮기기가 썩 쉽지 않은 것을 보면 나, 너 가릴 것 없이 우리는 서민생활을 면치 못해서 일까, 아니면 인생관을 폭 넓게 갖지 못한 인격부족때문일까 하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 집니다.

 

지난해, 돌이켜보면 국내적으로 정치의 불안정과 불신, 물가정책의 궁핍으로 인한 물가고, 강․절도, 인신매매, 유괴, 주가폭락, 부동산투기, 암매장, 자살, 노사분규, 시위, 농민불만폭로 등 무질서가 난무하고 집단행동만이 통하는 시대적 말세론이 대두되었는가 하면 국제적으로는 상상치 못했던 공산권의 종주국 소련과의 국교정상화, 우루과이 라운드의 강대국 압력, 걸프전쟁등 경제학자들이 ‘91년도 경제성장율 8% 제시도 높다고 토론되는 것등을 보면 나는 누구며 왜살며 어디로 남은 인생을 끌고 가고 있는지 갈팡지랑 혼미를 거듭할 수 밖에 없는 숨가쁜 한해의 세월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 대전 김밥할머니의 전재산 50억을 충남대에 기증한 쾌거는 남이야 죽든 말든 저 하나만을 알고 살던 쓰레기 같은 졸부들의 가슴을 섬뜩하도록 청광을 안겨줬고, 일주일에 한번씩 전해지는 청양신문 7-8면에 각면 각리에서 출생한 우리 향우들이 크게 적게 고향을 돕고 격리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기사들은 시멘트 문과공간에서 허우적거리는 우리를 혼미의 잠에서 깨워주었고, 정심수기, 효애제가, 인보협동, 향리자치의 이념을 주축으로 4대강령 27개 실천요목을 제정하여 도의사회건설의 ’캐치프레이즈‘를 제창한 향약운동이 바로 우리 고향을 시발로 전개되어 그 호응도가 국가정책차원으로 승화되고 있음은 혼탁한 홍수속 황토물에 파란 논다랭이 가는 물줄기가 그 푸르고 맑음을 더해주듯 우리에게 청량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제 대망의 ’91년‘신미년의 문턱에서 우리는 민․관․군이 혼연일체되어 범죄․윤출․퇴폐․향락 등과의 전쟁에서의 승리를 이룩해야 되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청양인 모두는 글자 뜻 그대로 이나라 구석구석에 청․양(맑고 푸른 빛)이 비추어지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 봅니다. 조그마한 빗방울이 모여 골짜기와 냇물과 강물과 바닷물을 이루어나가듯 우리의 조그마한 입자가 고향을 향해 모여 진다면 민주화로 정착해가는 지방화 시대를 맞으면서 자립도가 약하고 인구가 감소되고 주민소득이 저조한 내 고향 청양이 말 그대로 청정지역이요. 충남의 ’알프스‘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청양인이여! 이제 기지개를 켭시다! 그동안의 잘잘못을 미주알 고주알 캐내어 하늘이 내려준 인연인줄 모르고 서로 헐뜯고 흉보고 모함하는 졸렬함보다는 서로 믿고 의지하고 합심하여 이끌어주는 폭넓은 우리의 모습으로 새해를 맞이 합시다. 털과 가죽과 고기와 젖까지도 인간에게 공급하는 양의 해, 신미년에 내가정 내직장 내조국을 내가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발판으로 태어나 자라고 잔뼈가 굵어 언제고 늙어지면 다시 찾아야 할 고향이기에 올해는 다소간 바쁘고 귀찮고 힘들지라도 조그마한 빗방울의 거대한 결과처럼 고향을 생활속에 일부분으로 관심속에 넣어 자랑스런 고향, 발전하는 고향으로 가꾸기위해 모두 합심합시다.

 

신미 새해에 뜻하심이 이루어지는 평안한 나날이 되시옵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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