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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이기호 <장평면 미당출신 추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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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이기호 <장평면 미당출신 추리소설가>
  • 청양신문
  • 승인 1993.09.11 00:00
  • 호수 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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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과 한방의 대립을 보며
자산(子産)이 정나라 정치를 맡아 노심초사 국정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심지어 자신이 수로를 타고 다니는 전용배까지 내주어 백성들을 태워 진수와 유수를 건너 주었을 정도로 열성이었다.
이말을 들은 맹자(孟子)는 무릎을 치며 「은혜스러우나 정치는 잘하지 못한다. 올해 십일월이면 양강 사이에 작은 다리가 완성되고 다음해면 좀더 튼튼한 처교가 완성되어 그때면 모든 백성들이 양강을 자유스럽게 건너는데 근심이 없을 것이다. 차선의 정치는 백성의 온갖 가려운 곳을 긁어주러 다니는 것이고 최선의 정치는 그들의 모든 삶을 공평하게 해주는 자이니 어찌 사람 사람 개개인 모두의 근심을 다 헤아려 줄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무릇 정치를 하는자는 모든 백성들의 일반 천만가지의 일을 다 관여할 수 없는 것이다.」
요즘 보사부의 여장관이 아마 관장을 하지 않았는지 걱정이다. 평생을 여성 논객으로 살며 꼼꼼하게 주변을 챙기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 여장관이 팔자(?)에 없는 감투를 머리에 쓰게되니 변보지가(?)힘들 것이란 추측도 과히 지나친 것은 아닐 것이다.
언론의 논객으로 자유분방한 필설을 토해 놓다가 전국민의 보건행정을 책임지는 일을 맡고 나름대로 치세치국의 경륜을 펼쳐 보기도 전에 만난 양방과 한방간의 대립은 그야말로 출항한 배가 항구도 못벗어나 좌초한 꼴이니 내심으로는 기막힐 일일 것이다.
양방과 한방은 전 국민의 보건을 떠 받치는 심정인데 그 두다리가 서로 제 팔뚝 굵다고 치받고 있으니 주무장관도 그렇고 그것을 묵도하는 국민들은 어처구니가 없어도 한참 없다.
서로 제배 불리자고 시정잡배의 이전투구를 벌리는 그들의 양태도 양태지만 이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하는 당국두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어차피 지고지선의 정치는 천국(?)에나 있는 것이고 정치가 온 국민의 애환과 집다한 이익 집단의 모든 이익을 쳥겨줄 수 없는 이상 주무장관은 좀더 전향적인 사고로 자신의 소신을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그까짓(?) 약국 한약방 없으면 없던가. 국민들의 보건권을 담보로 자신들의 사욕권 싸움이나 일삼는 그런 잡단들은 아예 없애 버리고 TV나 각종 광고보고 약을 구매하는 국민정서(?)에도 맞게 슈퍼나 버스토큰가게에서고 드링크류나 간단한(실은 거의 대부분 같지만...)약품들을 판매하게 하고 병의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하는 강력한 자세로 나온다면 그들 양 집단이 어떻게 그런 안하무인의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차원에서 야기되는 불편쯤은 대단수 국민들도 능히 참고 견딜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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