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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민 독서 감상문 모집, 중·고등부 최우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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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민 독서 감상문 모집, 중·고등부 최우수작
  • 청양신문
  • 승인 1993.11.21 00:00
  • 호수 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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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삶의 의미
‘노인과 바다를 읽고’
청양여자상업고등학교 2학년 복미자
한 노인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삶을 보여준 훌륭한 작품이라 호평이 나 있던터라 나는 이‘노인과 바다’를 평소에 꼭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기에 서슴없이 도서관에 들러서 읽게되었다. ‘어떤 내용일까?’하는 궁금증을 한아름 간직한 채 서둘러 책장을 넘겼다. 하지만 첫장을 넘기면서 연이어 나오는 이야기는 거의 바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나이를 초월한 노인의 우정깊은 친구인 소년과의 대화들뿐이었다. 평소 흥미위주의 책을 즐겨보던 나였기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이 메말라 간다는 느낌을 받고 있는터라, 다시한번마음을 가다듬고 서서히 책장을 넘겼다. 그리곤 이 책을 정신을 쏟고 읽어 내려갔다. 이윽고 몇시간 뒤 책장을 덮는 순간 이 책이 왜 그리도 유명했는지를 느끼게 되었다. 한 어부이기 전에 바다를 진정 사랑하는 노인이었기에 바다를 항상‘라마르’라는 여성 명사로 부르곤 했다. 하지만 그런 노인에게 바다는 그리 인정이 많지 않았다. 고기를 잡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바다에 나가지만… 80일간이라는 기나긴 시간동안 단 한 마리의 고기도 잡지 못하였다. 동네사람들은 노인에게 어리석다며 핀잔을 주었다. 그러나 노인은 한시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을 거라며 바다를 향해 다시 고깃배를 저으며 간다. 한없이 넓고 푸르디푸른 바다를 향해…
이런 노인을 하늘도 감탄하셨는지, 아니면 그동안 노인을 시험해 보신건지, 85일째 되던 날비로소 큰 돛새치가 걸려들었다. 하지만 돛새치는 필사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며 저 멀리 노인의 배를 끌고 나갔다. 반면에 84일간의 고난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고 노인 역시 손에 피가 흐를지언정 낚시대를 놓지 않고 끝끝내 버티었다. 그 둘의 대결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숨막히는 장면이었다.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굶주림, 고독함, 지칠줄 모르는 돛새치와의 싸움… 도대체 나약한 노인에게서 이런 것과 맞서 싸우려는 정신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해 본다. 아마 그건 진정한 용기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한평생을 살면서 그가세운 가치관 즉, 돛새치와의 싸움에서 혼자 중얼거린 ‘인간은 패배하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다’와 같은 그만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 말을 읽는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노인에 대한 존경심이 샘솟았다. 조그만 실수 하나에도 좌절하기 쉬운 요즈음의 우리들에게 노인과 같은 그칠줄 모르는 용기, 희망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이겨내는 힘이 있다면 아니, 노인의 반에 해당하는 삶의 정신만 돼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인 해밍웨이도 이점을 한번씩 각성해 보라는 점에서 글을 쓰지 않았나 싶나.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노인과 돛새치의 눈물겨운 대결은 80일간의 싸움 끝에 마치게된다. 승리는 바로 노인이 차지했다. 인간의 집념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느꼈다. 하지만 기쁨의 화신은 노인에게 계속 머물러 있지 않았다. 돛새치에 끌려오는 동안 상어떼가 뒤따르고 있었기에 노인의 그 힘겨운 고생은 아랑곳없이 상어떼의 습격을 받는다. 그리하여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 두손에는 앙상한 뼈만 남은 돛새치였다. 이런 것이 자연의 섭리란 것일까. 강한 자만이 가질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는… 아무런 노력도 없이 상어는 노인에게서 돛새치를 빼앗는다. 노인이 너무 가엾다. 하지만 노인은 아무런 결실없이 돌아왔으나 여전히 바다에 대한 그칠줄 모르는 사랑과 최선을 다했다는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듯함 바로 그것이 남아 있을 것이다. 조그마한 오두막집에서 물고기들과 싸움에서 쌓인 피곤함 속에서도 노인은 또 다시 내일의 향해를 그리면서 생각에 잠긴다는 말로서 막을 내린다. 진정한 삶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패배를 모르는 삶이다. 이 말을 내게 깨우쳐 준 노인에게 뜨거운 박수를 힘껏 보내드리고 싶다. 어느새 나는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한없이 넓은 바다 위에서 유유히 물결따라 흐르는 나룻배와 낚시대를 들고 서있는 노인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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