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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현장을 찾아서12, 아들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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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현장을 찾아서12, 아들 바위
  • 청양신문
  • 승인 1994.05.01 00:00
  • 호수 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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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못 낳는 한을 해결해준 곳
운곡면 효제리 약바위 마을과 질울 사이에 있어
아이 못 낳는 이 땅 여인들의 한으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충분한 구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들에 대한 욕망은 여전했던가, 운곡면 효제리 약바위 마을에서 질울마을로 가는 길옆에 아들바위라는 집채만한 비위가 수호신처럼 자리하고 있다. 이 바위 중간에 짐승발자국 모양의 주먹만한 구멍이 아래위로 두 개 새겨져 있는데 길에서 돌을 던져 위에 있는 구멍에 들어가면 아들, 아래는 딸을 낳는다는 바위로 지금도 몇 개의 돌이 들어있으며 가끔 돌을 던져보는 부인네가 있다고 마을사람들은 말한다. 아들바위에 얽힌 전설은 짐작대로 이 바위 앞에서 기도 후 돌을 던져 아들을 얻어 훌륭한 인물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아들이라도 한 명 있었으면…" 옛날 자식이 없어 늘 마음이 불안한 부인이 있었다. 남편과 단둘이서 단란하게 살았지만 자식이 없어 가끔 부부간에 싸움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어느 날 그 날도 자식 타령하는 남편과 말다툼 끝에 집을 나온 부인은 길에서 아들바위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되었다. 운곡면 효제리에 있다는 아들바위에는 중간에 구멍이 두 개 뚤려 있는데 위에 있는 구멍에 돌을 던져 하나라도 들어가면 아들을 얻고 그렇지 못할 경우 아래에 있는 구멍에 돌을 던져 들어가면 딸을 얻는다 하며 아무 곳에도 돌을 못 넣으면 자식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인은 집으로 돌아와 길 떠날 채비를 한 후 아들바위를 찾아 나섰다. 바쁜 걸음으로 운곡 효제리에 와서 아들바위를 찾으니 정말 중간쯤에 구멍이 두 개 뚫여있는 아들바위가 있지 않던가. 부인은 돌을 던지기 앞서 옷차림을 단정히 하고 바위아래서 기도를 시작했다. 며칠이 지났을까 정성껏 기도를 올린 후 새벽 맑은 물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은 다음 두 개의 돌을 구멍을 향해 던졌다. 그러나 돌은 바위아래로 미끄러졌고 두 번째 돌을 다시 던지니 위의 구멍에 쏙 들어가는게 아닌가. 순간 머리위에서 청전벽력같은 소리가 나더니 바위가 갈라지고 그 바위가운데에서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기특하도다. 자식을 위해 공을 드리는 그대의 정성은 정말 놀랍구나. 나는 바위에 사는 신령으로 아들 하나를 주겠노라. 내가 하는 말을 잘 들어라"하며 이 바위로 더 올라가면 거기에 나무가 있고 몇 개의 열매 중 하나만 따 먹으면 아들을 얻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바람소리와 함께 바위속으로 홀연히 사라졌다. 부인은 공손히 바위에 세 번절을 하고 바위위로 올라갔다. 거기엔 정말 신령이 말한대로 열매달린 나무가 있었다. 열매 하나를 따서 먹은 후 산을 내려왔다. 그 후 태기가 있었 열달후에 아들을 낳게 되었다. 부부는 아들 키우는 재미로 세월을 보냈고 아들은 건강하게 자랐다. 부모 욕심에 잘 길러보고자 글을 가르쳤으나 아들은 글보다 노는 걸 좋아했다. 밥만 먹으면 뒷산으로 올라가 아이들과 싸움놀이를 하였으며 커갈수록 기골이 장대해지고 장사가 되었다. 그가 성인이 되었을 때 나라에 큰 난리가 났다.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백성들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그 소식을 들은 아들은 오랑캐를 무찌를 사람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마을 저마을 사람을 구하니 많은 젊은이들이 모여 적과 싸우러 나갈 수 있었다. 가는데마다 승리르 거두자 장사가 났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젊은이들이 자꾸 모여들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적의 중심부를 공격하다가 화살을 맞아 죽게 되었다. 그러자 그가 타고 다니던 말이 아들바위까지 뛰어와 쓰러져 죽게 되었고 마을사람들은 말 무덤을 만들어 주었으며 매년 팔월 보름밤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지금은 다 아득한 옛이야기가 되었고 나이 먹은 노인들 사이에 위쪽 구멍에 돌을 넣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간략한 얘기만 전해온다. 원래 전설이란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면서 입심 좋은 사람에 의래 얘기가 불어나기 마련인지라 이 아들바위 전설 또한 아들의 성장이후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 부분을 접목시킨 듯 부자연스럽다. 다만 훌륭한 아들을 얻었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아무튼 운곡면 효제리 약바위마을과 질울사이에 있는 아들바위는 칠거지악 중 하나였던 아이 못 낳는 이 땅 여인들의 한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중요한 구실을 해왔던 우리의 유산이
아닐까 여겨진다. <김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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