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연씨 과학전람회 장관상

‘우유는 고추 매운맛을 어떻게 없애줄까’로 영광

2008-10-27     이순금 기자

청양고추를 좋아하는 출향인 정미연씨(25·대전 흥룡초등학교 교사)가 제자들과 함께 ‘우유는 고추의 매운맛을 어떻게 없애줄까’를 주제로 탐구한 자료를 전국과학전람회에 출품,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인 최우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는 또 ‘고추를 먹은 후 매울 때 왜 우유를 마실까’에 대한 탐구지도논문으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특상)을 수상 지도교사로서 영예도 얻었다.

제54회 전국과학박람회에 출품된 우수작품에 대한 시상식은 지난 16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사이언스 홀에서 개최됐다.
이 박람회에는 전국에서 모두 297개 우수작품이 출품됐다. 여기에서 정 교사는 농림수산부문 지도교사 특상을 받았고, 그가 지도를 맡은 탐구왕팀(임재호·박수정, 대전흥룡초 5)은 농림수산부문 학생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정 교사는 “학교급식을 지도하던 어느 날 비빔밥이 나왔는데 아이들이 경쟁하듯 고추장을 듬뿍 넣어 밥을 비볐고, 곧 얼굴이 벌게지면서 땀을 흘리기도 하고 심지어 우는 아이도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한 학생이 ‘우유 줄께! 이거 먹어’ 하며 우유를 건내줬고 매워서 어쩔 줄 몰라 하던 아이는 우유를 먹더니 진정이 되는 모습을 봤다”며 “그 모습을 보면서 ‘우유를 마시는 것이 정말 물 마시는 것보다 덜 매울까, 우유의 어떤 성분이 매운 맛을 없애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됐고, 그런 경험을 한 어린이들과 함께 탐구해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작품을 지도하게 됐다”고 탐구 동기를 설명했다.

이후 정 교사는 지난 해 9월부터 올 7월까지 연구를 계속해 왔다. 우선 학생들에게 우선 고추의 매운맛, 우유의 성분과 특징 등에 대해 설명했다. 또 관능실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했으며, 학생 대상 우유와 고추에 대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그 결과 매운 맛은 혀가 느끼는 통증이며, 고추의 매운 맛을 빨리 사라지게 하려면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을 제거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또 캡사이신은 무극성의 지용성 물질로 차가운 물보다는 뜨거운 물, 물보다는 기름 성분에 더욱 잘 녹는다는 것도 알았다.

정 교사는 “인체의 혀에서 느낄 수 있는 신비한 현상을 학생과 함께 과학적인 탐구방법으로 해결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특히 청양고추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연구가 이렇게 큰 상을 안겨줘 더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미연 교사는 정병욱(개인사업)·이송자(백금보건진료소장) 부부의 딸로 목면 지곡리가 고향이며 문성초, 정산중, 공주사대부고, 한국교원대를 졸업했다. 이후 청양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아 6개월간 근무했으며, 지난해 9월 대전 동구 가양동 흥룡초로 발령을 받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