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마당

청양 청양읍 읍내리 4구 삼화페인트. 양품 주시자

1990-09-20     청양신문

구월이여

 

오늘의 빛은 어제의 것이 아니다.

하늘도 그 하늘 빛은 그빛 이련만

오늘은 어쩐지 시인인 듯 싶고

어쩐지 오늘은 차분하고 싶다.


긴 여름의 잔해를 조용히 잠재우며

영금으로 구월은 다가온다.

어제보다 오늘이 새로워 보이는건

살면서 거두는 인생의 수확일런지……

국화잎 깨꽃 수놓아 문도 발라야 하고

녹두며 동부 꼬투리 튀기전에

따야 할텐데,

아쉬운 듯, 안타까운 듯,

조금만 더, 구월의 빛이여


아……

검은 벌판에 누워 한없이 마시고

싶은

구월의 향내여

구월의 하늘이여

나의 가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