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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이야기 - 부추의 여러가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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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이야기 - 부추의 여러가지 이름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1.10.18 14:13
  • 호수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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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제 제통의원 원장/ 인터넷 식물도감 ‘풀베개’ 운영자
김순제 제통의원 원장
김순제 제통의원 원장

옛날 시골출신 가정부 아줌마에게 부추를 사 오라고 했더니 배추를 사 왔었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있었다.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우리나라의 표준말이 정해졌다. 표준말과는 다른 각 지방의 방언을 사투리라고 부른다. 식물 이름에도 사투리는 있다. 식물의 이름은 산림청 산하의 국가표준식물목록위원회에서 식물마다 표준식물 이름을 만들었다. 물론 이런 표준식물 이름을 정한 데는 같은 식물을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부추이다.

지방마다 부추를 부르는 이름은 다르다.
부추가 국명이 된 것은 따지고 보면 서울지역에서 부르던 명칭이 부추였기 때문이다.
전라도 쪽에서는 ‘솔’이라고 부른다. 제주도에서는 ‘쇠우리’ 또는 ‘세우리’라고 부른다. 경상도와 충청도 일부지역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르며, 충청도 일부지역과 경기도에서는 ‘졸’이라고 불렀다. 북한지역에서도 부치, 푸추, 푸초 등등의 다양한 방명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많이 재배하고 먹던 식물이다.

장독대 옆에 심어놓고 가끔 아궁이에서 나오는 재만 뿌려주어도 쑥쑥 잘 자란다, 가끔 숭덩숭덩 잘라서 나물로 먹어도 며칠이면 또 자라난다. 게다가 부추를 심은 곳에는 뱀이 오지 않는다고 알려져서 뱀이 출몰하는 곳에는 일부러 부추를 심었다고 한다.
신장을 따뜻하게 하고 생식기능을 좋게 한다고 하여 온신고정(溫腎固精)이라 하며, 남자의 양기를 세운다 하여 기양초(起陽草)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과부집 담을 넘을 정도로 힘이 생긴다 하여 월담초(越譚草)라고도 표현했다고 한다.
부추를 오래 먹으면 소변으로 벽을 뚫는다는 의미로 ‘파벽초(破壁草)’라고 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초가삼간을 무너뜨린다고 하여 파옥초(破屋草)라고도 하였다니 요강을 뒤집어엎게 만든다는 복분자 따위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일부지역에서 사용하는 정구지(精久持)라는 사투리 역시 부추가 정력을 좋게 만들어서 ‘부부간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준다’는 의미라고 한다.
사실 우리가 먹는 부추는 중국원산이다. 이를 굳이 호부추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부르는 명칭은 구(韭)이다. 한방에서는 구자(韭子) 또는 구채(韭菜)라고 부른다.

이렇게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진 식물이라도 전 세계 어디에서도 똑같은 이름이 있으니 그것은 우리가 학명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국제 공용이름인 셈이다. 부추의 학명은 Allium tuberosum이다. 

과거부터 부추는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간을 좋게 하며, 부인병이나 위장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실제 최근의 연구에 의하며 마늘과 같은 부추속이라 마늘에 풍부하다는 알리신 성분이 풍부해서 여러 가지 항산화 기능도 확인되었고 그중에서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과 지방 축적 억제기능이 있어서 당뇨와 비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은 재배종이 된 부추는 중국원산으로 중국에서도 산시성의 일부 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라고 한다. 국내에 자생하는 토종 부추 종류들도 많이 있다. 산부추, 참산부추, 갯부추, 강부추, 한라부추, 두메부추 등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두메부추이다. 중국에서는 산부추라는 의미의 산구(山韭)라고 불리우는 탓에 두메부추를 산부추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두메부추 외에도 산부추라는 또 다른 종이 있다. 최근에는 두메부추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점차 늘고 있다. 두메부추는 일반 부추에 비해 잎도 두껍고 향도 훨씬 강하다. 아직은 수요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요리법이 개발되면 앞으로 일반 부추보다 훨씬 효능과 쓰임새가 많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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