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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하나로 모으다 - 품목농업인연구회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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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하나로 모으다 - 품목농업인연구회 ⑨
  • 이관용 기자
  • 승인 2021.10.18 11:41
  • 호수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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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인삼연구회, 고려인삼 명성 계승 발전

농촌은 농업 인구의 고령화, 농산물 공급 과잉, 기후 변화, 농산물 시장 개방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농업 경쟁력 확보라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농업 현장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농업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농업인 학습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동일한 품목으로 모인 ‘품목농업인연구회’가 결성됐고, 농업 농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4년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품목농업인연구회가 꾸려지기 시작했다. 지역의 특성을 발휘해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고 조직화하고 있는 충남의 타 시·군 우수 품목농업인연구회 사례를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기술력하나로 모으다 - 품목농업인연구회’ 주제로 한 기획 기사 아홉 번째로 금산인삼연구회를 찾아간다.     <편집자 주>

붉은 열매로 가득한 인삼밭 풍경
붉은 열매로 가득한 인삼밭 풍경

인삼재배 토양 기후조건 최적
우리나라는 인삼경작에 알맞은 사계절 기후에 적합한 토양을 가지고 있어 세계적으로 품질이 우수하다.
지난 2018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농업기술과 생물다양성 등을 평가해 보전가치가 높은 농작물로 인삼을 지정하고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함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국 인삼재배지 중 오랜 역사와 관련 산업이 발전한 지역이 충남 금산군이다. 금산군은 예로부터 인삼고장이라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고 많은 주민들이 생산과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금산인삼이 타 지역 인삼과 비교해 우수한 것은 생육환경과 지리적 조건이 좋아서다. 또 지리적 조건은 산지가 72%로 구성, 일교차가 심하고 작물환경에 좋은 사양토질을 갖고 있어서다. 또 내륙 해발 250m인 지형에 산이 지역을 둘러싸고 있어 태풍 등 재해로부터 작물피해가 적은 것도 장점이다.
인삼이 각광받는 원인은 주요성분 중 하나인 사포닌이 많아서다. 이 성분은 피로회복과 두뇌개선, 면역력 강화 등 다양한 효능이 있어 바쁜 일상과 환경오염에 따른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

금산군은 인삼밭 시설에 필요한 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금산군은 인삼밭 시설에 필요한 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재배와 얽힌 전설로는 1500여 년 전 남이면 성곡리 강씨 성을 가진 선비가 모친의 병을 낫게 하는데 산삼뿌리를 사용했고, 산삼 열매는 땅에 심어 가꾼 것이 인삼이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고려시대로 이 때문에 금산지역 인삼은 ‘고려인삼(재래종)’이라 불리고 있다.
금산군 인삼재배 농가는 3000여 명으로 농협이 운영하는 작목반과 영농조합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여러 인삼재배단체 중 눈길이 가는 곳이 금산인삼연구회(회장 이홍철·이하 인삼연구회)다.

인삼연구회는 생산량과 소득증대에 뜻을 같이 하는 농가가 모여 1999년 조직됐다. 창립초기에는 친목과 배움이 목적이어서 회원 수는 20여 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역에서 인삼재배에 관심 있는 농가의 신청이 늘면서 2021년 현재 220여 명으로 늘었다.
회원들의 경작지 규모는 전체 면적의 10%정도지만, 20~40대 젊은 회원들이 전체 20%에 이를 정도로 다른 연구회보다 평균 연령이 낮은 편이다.

대도시 직거래 장터 및 무료시식회.
금산인삼연구회 선진지역 현장견학.

소통과 교류로 연구회발전 도모
인삼연구회 창립 목적은 회원들의 친목과 화합이다.
이는 단체발전에 가장 중요한 것이 조직 내 회원의 결속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는 회칙에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회칙 제3조에 따르면, ‘본회의 목적은 인삼 경작인으로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새로운 재배기술을 연구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인근 농가에 재배기술을 보급시키는데 있다’라고 명시돼 있다.
회원 간의 화합, 그리고 교류 및 소통 등이 단체는 물론 인삼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대도시 직거래 장터 및 무료시식회.
대도시 직거래 장터 및 무료시식회.

인삼연구회는 이홍철 회장(11대)을 중심으로 부회장 박장우·박상환·조희태, 총무 이설용, 감사를 최창쇠 씨가 맡아 이끌고 있다.
회원들은 화합의 일환으로 작물재배가 비교적 여유로운 시기인 7월과 8월 사이에 ‘가족화합 한마당’을 갖고 있다. 이날은 회원뿐만 아니라 배우자도 함께하면서 서로간의 정을 쌓고 친목을 다지며 조직발전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 인삼재배 우수 농가나 연구시설, 가공업체 등 견학으로 고품질 농작물 생산에 열의를 다지고 있다.
이런 활동은 조직발전으로 이어져 충청남도 농업기술원이 주관한 2017년 농업인학습단체 활동성과보고회에서 충남우수품목농업인연구회 부문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행사는 도내 시·군 우수 품목별연구회를 선정, 성과를 알리고 격려하는 자리다.

인삼캐기 체험행사에 참여한 외국인 가족
인삼캐기 체험행사에 참여한 외국인 가족

소비자가 믿고 구매하는 인삼 생산 
농산물이 소비자로부터 신뢰받기 위해서는 생산물의 안정성과 품질이 높아야 한다. 안정성은 국가 공인기관이나 지정 전문 연구시설의 까다로운 검사와 재배과정을 통과해야 받을 수 있다.
인삼연구회는 고품질 안전 인삼을 생산하기 위해 수년전부터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에 힘을 쏟고 있다. 인삼의 경우 보통 수확까지 4년~6년이 걸리기에 병해충 발생으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으면 수년간의 농사가 수포로 돌아가 농가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금산인삼축제에서 금산인삼연구회 회원들의 생산물 전시 모습
금산인삼축제에서 금산인삼연구회 회원들의 생산물 전시 모습

농가가 이러한 피해를 감수하면서 농약사용을 억제하려는 것은 금산인삼의 차별화와 명품화를 위해서다. 또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로 믿음을 심어줘 판매량을 늘리고 나아가 수출시장 개척과 확대가 중요하기 때문.
본격적인 농산물우수관리인증은 2014년 공동선별사업부터 실시됐다. 
당시 참여 기관·단체로는 금산군, (재)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 농산물우수관리인증 시설지정업체, 금산인삼연구회 등이다. 

(재)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는 인삼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기관 중 한곳으로 잔류농약, 중금속 안전성검사를 수행했다. 또 군 산하기관으로 농업기술센터와 인삼약초산업진흥원 등이 농업인 역량강화와 유통 및 산업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도 지역 최대 축제인 금산인삼축제(코로나19 여파로 현장행사 취소), 도시 직거래장터 등이 대표적인 홍보행사다. 인삼연구회도 각종 지역 행사시 회원농가의 생산물 전시 및 판매, 무료시식 등으로 금산인삼을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다.

풍년농사 연작장애 예방이 중요
고품질 인삼이 나오기까지 오랜 기간 관리와 주의, 전문 지식이 요구되기에 농사가 쉽지 않다.
특히 인삼은 한번 재배한 토지에서 향후 10년~15년은 재배가 어렵다. 이는 인삼이 토양이 갖고 있는 영양분을 흡수하고 관련 병해가 토양에 남아있어 연작피해가 발생해서다. 이 때문에 금산지역은 오랜 세월 인삼재배로 인한 지력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작장애 예방을 위한 토양 훈증처리 과정
연작장애 예방을 위한 토양 훈증처리 과정

연작장애 중 대표적인 것이 뿌리썩음병이다. 
뿌리썩음병은 뿌리가 주요 생산물인 인삼에서 가장 치명적인 병해다. 이 병에 걸리면 뿌리가 기형적으로 변하거나 썩어 상품으로 가치가 떨어져 농가는 수년간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군과 농업기술센터는 뿌리썩음병을 예방하기 위해 인삼재배 농가와 연구회를 중심으로 관련 예방사업을 내년에 실시할 예정이다. 

방법은 PCR 뿌리썩음병 진단기술 도입으로 최적 재배지를 선정, 품질을 높이게 된다. 또 우량 신품종 종자보급을 통해 품질향상과 수량증대를 모색하고 있다. 신품종은 기후변화에 따른 저온피해 등 자연재해 예방이 목적이다.
이밖에도 토양검사와 수화결과를 분석해 데이터화함으로써 인삼분야 디지털 농업기반조성을 다지고, 인삼약초연구소 및 인삼약초산업진흥원 등의 협력을 통한 가격경쟁력 강화와 인삼산업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 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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