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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면 효제1리 소적골 쉼터 마을 공동체 구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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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면 효제1리 소적골 쉼터 마을 공동체 구심점
  • 김홍영 기자
  • 승인 2021.10.12 14:05
  • 호수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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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구 설치· 마을 유래비 조성 ‘전통 잇기 앞장’

운곡면 효제1리 소적골에 가면 커다란 정자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주민들이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네 사랑방이다. 그 옆으로는 여러 가지 운동기구와 조형물들이 설치된 쉼터가 있어 주민들은 농사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곤 한다. 

김상희 부녀회장이 “우리 마을은 세종대왕이 지켜주는 마을”이라며 마을 쉼터를 소개했다. 세종대왕이 인자한 눈빛으로 앉아있는 나무 좌상이 마치 마을 주민들을 바라보듯 자리하고 있다. 그 옆으로 첨성대 형상물, 효제리 유래비와 연자방아를 돌리는 소 조형물도 있다.  20여 가구가 사는 소적골 입구 쉼터는 운동기구와 최근에 지압 바닥 돌까지 완성돼 주민들의 건강을 돕고 있다. 주변에 철마다 다르게 피는 화분도 가지런하게 놓여있다. 마을 사람들의 손길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우리 동네 쉼터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많다”라는 주민들 말에서 소적골 마을에 대한 애향심이 느껴진다. 또 “여기서 더위를 피하기도 하고, 동네 대소사를 상의하기도 하고, 음식도 나누고, 운동도 하는 우리 마을 중심”이라고 말한다. 소적골 마을 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마을 쉼터를 조성할 수 있었던 것은 윤의노 노인회장의 남다른 애정에서 시작됐다. 윤 노인회장은 10년 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마을의 화합을 위해 앞장서왔다. 사비로 소적골 유래비와 연자방아 돌리는 소 형상물, 12지신상 조형물도 세웠다. 어떤 연유로 만들었냐는 궁금증에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어릴 때 기억이 생생하게 납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면 마을 전통이 사라져가는 것이 많이 아쉬워요. 그래서 후손들에게 그것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을에서 전통 혼례식이 열리곤 했지요, 이제 그것을 어디 가서 보기가 어렵고 앞으로는 더 그럴 거에요. 책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겁니다. 신랑 각시가 말 타고, 가마 타고 혼례를 치루는 모습을 만들어 세우고 싶어요. 누군가의 도움이 있어 저의 마지막 소망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효자 마을로 유명한 효제리의 정신이 이어지고,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윤 회장의 바람이 이뤄져 다음번 마을을 방문했을 때 그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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