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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인생설계 ‘갭이어’③ - 서천군 삶기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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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인생설계 ‘갭이어’③ - 서천군 삶기술학교
  • 이동연 기자
  • 승인 2021.08.17 13:36
  • 호수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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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과 삶기술 공유, 나만의 가치와 삶 만든다

청년 ‘갭이어’란 청년들이 사회봉사, 교육, 인턴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각자의 진로와 적성에 대한 자기주도적인 진로탐색의 시간(Gap Year)을 갖는 것을 말한다. 취업과 창업을 준비하면서 미래 비전을 설계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기간이라는 뜻이다. 
현대의 청년들은 반복되는 일상이나 직장생활을 뒤로하고 귀농·귀촌으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거나 자신만의 아이템을 발굴해 사업을 펼치는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발 맞춰 청양군은 지난 3월 5일 올해를 ‘청년의 해’로 선포 ‘청년의 삶이 꽃이 되는 청양, 청양연화’ 비전을 제시했다. 이로써 청년들이 지역발전의 주체로 성장하고 행복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청양신문은 청양군 청년정책과 함께 청년들의 적성과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지원해주는 선진 지자체와 기관, 단체 등을 방문해 다양한 유형의 청년지원정책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노마드타운 성장 목표
삶기술학교는 도시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전통을 이어온 시골마을인 서천군 한산면에 정착해  대안적 삶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삶기술로 더불어 사는 자립공동체다. 2019년 행정안전부 공모에 선정된 지역축제 기획사업 소셜벤처회사 자이엔트 김정혁 대표가 세웠다.

서천군의 지역자원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소멸, 청년공황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한민국 대표 디지털노마드(인터넷을 활용해 이동하면서 일하는 사람) 타운을 만드는 지역재생 모델로 2017년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있는 빈집을 개조해 만든 게스트하우스 ‘노란달팽이’에서 시작했다. 취향이 있는 삶(살다), 배움이 있는 앎(알다), 혁신이 있는 팖(팔다)을 추구하고 있다. 

서천 삶기술 운영진
서천 삶기술 운영진

현재는 한산면 소재지 상가 건물 2층 다방 자리에 카페·리빙랩 ‘한산한 오늘’로 터전을 잡고 주민들과 커피도 마시고 교육도 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또 이곳에서는 마을캠퍼스에서 직접 삶기술자(삶지니)로서 도시와 마을의 삶기술을 교환하는 ‘삶기술 프로젝트’ 실험을 통해 자립하기 위한 ‘삶’과 ‘일’을 배우고 자신만의 삶기술을 터득하는 청년자립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노트북 하나로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리모트워크 시대에 맞춰 농어촌에 부족한 역량을 청년들이 채워주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협동조합 교육으로 유명한 스페인 몬드라곤 대학교와 협약, 사회혁신공동체로써 지역 혁신형 인재를 발굴 및 육성하며 중앙 및 지방정부, 전문가, 마을 주민과 함께 지역소멸문제와 청년 취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아가는 ‘로컬 커뮤니티 벤처 생태계’로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자신만의 삶기술프로젝트 실행
삶기술학교의 대표 프로그램은 ‘한 달 살기’다. 
지역살이 큐레이션 서비스와 리모트워크(원격근무의 한 형태) 중개 서비스를 통해 행복한 삶, 슬기로운 앎, 혁신적인 팖을 목표로 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지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소셜마케터, 콘텐츠 크리에이터, 스페이스 플래너, 푸드 크리에이터, 호텔리어, 공간 크리에이터 등을 모집, 운영된다.
3개 기수로 각 30명을 모집하는 한 달 살기는 120만 원 상당의 수업료와 기숙사, 삶키트(노트북, 자전거, 공유차량 등)는 물론 최대 2000만 원의 삶기술 프로젝트 실험비를 지원한다.

서천 삶기술 한산한오늘
서천 삶기술 한산한오늘

뿐만 아니라 졸업생들이 마을에 남아 정착할 수 있도록 충청남도와 서천군 청년정책과 연계해 서천군 청년기금 50억 원과 2년 보장 월 200만 원 청년 일자리, 전통문화 스타트업 창업 등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 달 살기가 공동체 교육 위주라면 그 연장선에 창업·커뮤니티 교육 등을 제공하는 삶기술프로젝트가 있어요.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96명이 거쳐 갔죠. 신청자가 거의 500명을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요.” 

이곳의 운영을 맡고 있는 김혜진 공동체장이 말하는 삶기술학교의 3개월 필수 과정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그려보고 생각을 발전시켜보는 상상 워크숍 코-씽킹, 실행·구체화 실무워크숍 코-워킹, 삶지니어의 삶기술을 실현하는 코-액팅으로 진행된다.
창업가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팀기업가 정신 함양과 자기주도적인 문제 정의와 발굴을 통해 자신만의 삶기술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함께 일하고 창작 및 실험을 해볼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사업계획서가 완성되면 실현에 필요한 예산은 코치와 논의를 통해 최대 1800만 원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필수 과정 참여 후에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로 수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기술을 공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이로써 청년들은 삶기술학교를 중심으로 마을의 빈집을 개조해 미술교습소, 동물카페, 사진관, 카페, 메이커스페이스 등 이전에 없던 생활공간을 만들고 새로운 문화가 함께하는 공간을 탄생시켰다.

마을과 청년 잇는 공동체교육
삶기술학교는 청년 뿐 아니라 마을 어르신들의 삶도 바꿨다. 청년들이 오면서 조용했던 마을에 활기가 생기고 전통문화를 이어갈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마을 삶기술’은 전통문화 장인들에게 일주일에 2번 한산소곡주 빚는 법, 모시 베 짜기와 옷·공작부채 만드는 법, 대장장이 호미제작법 등을 전수 받으며 명인들의 기술과 지혜를 배우는 시간이다.  
또 이곳에서는 수영·목공·연극 등 취미이자 ‘알아두면 쓸데 있는’ 청년들의 작은 기술들이 귀한 삶의 기술로 인정받는다. 바로 ‘청년 삶기술’이다. 
‘청년 삶기술’은 삶지니와 마을주민에게 수업을 개방해 직접 강사가 되거나, 한산초등학교 방과후 교사로 활동하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 자신의 삶기술을 공유·활용해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지역 자원한 활용 팀프로젝트
한산면은 대대로 전통 모시와 소곡주로 유명한 지역이다. 삶지니들은 한산면에서 지역 자원을 발견·활용해 공동체와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팀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지역사회 접근과 문제해결과정을 학습하기도 한다.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삶비움, 전통기술을 배우고 의식주의 기본 기술을 익히는 삶배움,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는 삶채움이다.
도시처럼 빡빡한 삶이 아니라 유유자적 여유롭게 살며 이곳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내면을 성장시키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 

이를 통해 더 건강한 삶을 만나고 자신의 삶을 통찰, 마을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시간을 통해 지역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며 한산면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고 있다.
김혜진 공동체장은 “프로젝트는 마을과 청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공동체 프로그램이다. 마을 주민들과 가까워지고 한산면의 삶에 스며드는 과정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고 또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도시청년들이 인구유출로 고민하는 지방소도시에 정착할 수 있게 지원함으로써 청년과 지방을 살릴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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