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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술력 하나로 모으다 - 품목농업인연구회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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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술력 하나로 모으다 - 품목농업인연구회 ④
  • 이관용 기자
  • 승인 2021.07.30 23:07
  • 호수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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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유통시장 고품질로 승부 - ‘동서천농협 블루베리공선회’

안전농산물 생산 최선…서천군 공동브랜드 ‘서래야’ 선정

농촌은 농업 인구의 고령화, 농산물 공급 과잉, 기후 변화 , 농산물 시장 개방 등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로 농업 경쟁력 확보라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다. 농업 현장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농업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농업인 학습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동일한 품목으로 모인 ‘품목농업인연구회’가 결성됐고, 농업 농촌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4년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품목농업인연구회가 꾸려지기 시작했다. 지역의 특성을 발휘해 품목의 경쟁력을 높이고 조직화하고 있는 충남의 타 시·군 우수 품목농업인연구회 사례를 소개하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기술력하나로 모으다 - 품목농업인연구회’ 주제로 한 기획 기사 네 번째로 서천군 블루베리공선회(회장 김득철)를 찾아간다.
    <편집자 주>

수박에서 블루베리로 작목전환
충남 서천군 마산면은 한때 수박으로 유명한 고장이었다. 지역의 많은 농가가 수박재배로 소득을 올렸고, 대표적인 농산물로 자리매김했다.
이 때문에 면내 곳곳에는 시설하우스가 세워졌고, 고른 품질과 판로확보 차원에서 공선회가 조직돼 운영됐다. 공선회는 동서천농협 마산지점이 관리했고, 당도 등을 측정하는 선별기기가 비치돼 수박 품질관리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오랜 기간 수박을 재배하면서 토양은 점점 척박해졌고 품질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같은 작목을 오랜 시간 재배하다 보니 연작피해가 발생한 것이 큰 문제였다. 여기에 전국 곳곳에서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수박이 대향 생산되면서 시장경쟁 과열과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블루베리생과 모습.
블루베리생과 모습.

특히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지게 되면 가격폭락으로 이어졌고,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로 돌아갔다.
수박재배로는 농가소득 안정화는 물론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농가들은 타 작목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때 대체작목으로 떠오른 것이 블루베리다. 처음 블루베리를 시작할 당시 농가들의 반응은 반신반의 했다. 그동안 농사경험이 수박에 맞춰져 있던 상황에 비슷한 농작물이 아닌 여러 해 재배가 가능한 관목성 식물로 대체가 농가에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
또 수박과 달리 블루베리는 재배와 관리, 시설 등이 차이가 있기에 새로운 마음가짐과 재배방식을 터득해야하는 농가로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블루베리 수확체험 행사.
블루베리 수확체험 행사.

이런 상황에 블루베리의 장점을 찾고 재배에 적극적으로 나선 농가가 현재 블루베리공선회를 이끌고 있는 김득철(65) 회장이다.
김 회장은 12년 전 수박에서 블루베리로 작목을 전환했다. 당시 농가는 블루베리에 대한 지식과 재배경험이 전무한 상태였다.
김 회장은 우선 뜻을 같이 하는 농가를 찾았고, 9농가의 동의를 얻어 별도의 작목반을 구성했다. 또 수박공선회를 관리하던 동서천농협을 찾아 대체작목 육성을 필요성을 강조, 협의 끝에 사업추진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세우게 됐다.

타 지역 농가의 선진농가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타 지역 농가의 선진농가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 처음 농가의 기술습득과 판로를 돕는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지원했다. 김 회장도 단순 재배가 아닌 농가의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회원들과 전국 우수 농가와 농업전문기관을 방문했다.
김 회장과 회원농가의 노력은 시장개척과 판로확보로 이어졌고 품질도 일반 생과와 달리 한층 향상됐다. 참여농가 수도 점점 늘어 현재는 40여 농가에 이르고 있다.

다겹보온커튼 친환경 재배환경
서천군 블루베리공선회는 과실의 안전성과 소비자 신뢰구축을 최우선으로 삼았고, 노지가 아닌 시설재배가 원칙이다.
시설재배는 환경오염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품질향상이 목적. 
공선회에 가입한 농가는 대부분이 수박농사를 지었고 기존 시설하우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시설하우스는 오염원이 함유된 비나 눈이 토양이나 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시설은 수박과 달리 관목성 작물에 적합한 높이와 가지 등을 고려해야 했다. 최근에는 작물간격과 고랑 등을 반영한 시설을 맞춤제작하고 있고,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3중 하우스와 2중 부직포가 사용되고 있다.
농가는 과실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인증을 받아야 한다. 모든 회원농가는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인증을 받아 품질에서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지난 3월 25일 동서천농협 마산지점을 통해 첫 출하식을 가졌다. 
이번 출하는 기후환경 변화로 2020년보다 일주일정도 앞당겨졌다. 출하시기가 빨라지면서 가격도 노지재배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고, 평년에도 노지보다 30%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주요 출하처는 농협 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판매점을 비롯해 온라인 시장이다. 생산물은 서천군이 인정하는 공동브랜드 ‘서래야’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서천군은 2007년부터 지역 우수 농·특산물에 공동브랜드 ‘서래야(서천에서 온 좋은 농산물)’를 사용하게 하고 있다. 인증품목은 쌀, 블루베리, 수박, 고추, 표고, 포도, 방울토마토, 쪽파, 알밤, 깻잎 등이다.
군은 블루베리공선회 육성차원에서 시설하우스, 다겹보온커튼 등을 지원하고 있다. 연도별(자부담 포함)로는 2018년 2억6200만 원, 2019년 1억7300만 원, 2020년 9억1800만 원 등이다. 2020년 예산이 대폭 늘은 것은 블루베리를 신소득 경제작물로 선정하고 특화품목에 포함시켜서다.
공선회는 지난해 140톤을 생산, 총 27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실적을 거뒀다.

저가 수입산 품질과 맛으로 승부
블루베리는 ‘신이 준 열매’에 비유될 만큼 안토시아닌, 아연과 구리 등 항산화물질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 피로회복, 노화방지 등에 탁월한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생산지는 미국으로 유럽 등에서도 많이 재배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재배가 시작됐다.
블루베리 주요 원산지이고 품종 또한 수백 종에 이르고 있어 지역에 맞는 품종 선택이 중요하다. 또한 해외와 다른 환경이기에 토양관리나 온도조절 등이 풀어야 할 숙제다.

공선회는 품목선정에 앞서 성장과 수확량 등 작물 생육파악을 우선시 했다. 또 농촌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일손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재배환경이 나은 해외에서 들여오는 저가의 수입산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려면 차별화된 판매 전략과 우수한 품질을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중요했다.

공선회는 10여 년의 시행착오를 겪어오면서 지역 환경에 맞는 우수 품목을 찾아왔고, 과실의 품위와 맛도 한층 향상시켰다. 또 노지재배 수확시기를 피해 출하시기를 앞당기고 조절하면서 홍수출하에 따른 가격폭락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농번기를 피해 일손확보도 한층 수월해 졌다.
판로개척은 동서천농협 마산지점이 맡아 대형유통시장을 확보하고 있다. 군도 생산기반시설 지원과 농업기술센터를 통한 작물관리 및 과목 접수 등을 지원하고 있다.

공성회 대표 수상실적에는 농협중앙회가 주관한 2016년 우수생산자조직(공선출하회) 시상에서 연도대상을 수상했다. 수상공적은 농산물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공동선별과 공동계산을 시행하고 연합사업에의 참여 및 브랜드화, 상품화를 통해 생산자조직의 활성화 및 내실화를 도모한 산지조직으로 인정받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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