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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공존의 힘, 함께 위기를 극복하다 ③ … 청춘발산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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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공존의 힘, 함께 위기를 극복하다 ③ … 청춘발산협동조합
  • 김홍영 기자
  • 승인 2021.07.26 10:14
  • 호수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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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과 청년이 만들어가는 공동체 광주 발산마을
사람이 돌아오는 마을…청춘빌리지 중심, 카페·공방·게스트하우스 등 운영

현재 농촌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인구 감소다. 청양군의 현재 인구는 3만 1000여 명으로 인구 소멸 위험 지역에 진입했다. 인구 감소의 요인 중 하나는 젊은 인구의 탈농 현상이다. 일자리 부족과 육아 등 지역 정주 여건과 환경이 열악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 간, 주민 간, 세대 간 연대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을 넘어서 함께 모여 조직화해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자는 공존·공생의 요구가 상승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협동조합 결성, 작은 학교 공동교육과정 운영, 마을기업 설립, 공동육아터 마련 , 청년플랫폼 조성 등 각 분야에서 공존·공생하는 사례를 기획 시리즈로 마련했다. 타 지역의 ‘공존의 힘’ 사례를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제시한다. 세 번째로 광주의 발산마을 변화를 주도한 청춘발산협동조합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오래된 골목, 변화의 시작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의 발산마을은 국내 최대 민관협력 도시 재생 사업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다양한 디자인 작업으로 색채감이 있는 마을로 환경이 바뀌었고, 이를 계기로 마을 주민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90년 이후 도심 공동화 현상과 방직공장의 쇠퇴로 마을에 살던 주민들이 떠나고 빈집이 늘어났으며 나이든 고령자만 거주했던 발산마을에 입주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오래된 골목을 걷고 싶고 추억을 만들고자 찾아오는 방문객도 늘기 시작했다. 전국에서 이 같은 사례를 배우려고 찾아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발산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청춘빌리지.
발산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청춘빌리지.

발산마을의 변화는 고령층의 주민과 새 주민으로 입주한 청년인 두 세대가 일상에서 공동체문화를 만들어 나아가려는 노력의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했던 청년 예술인들이 마을에 입주했고, 이들 청년 세대는 2016년 마을에서 청년활동 지원 사업으로 ‘발산마을 이웃 캠프’를 개최했다. 청년 대상 1박 2일 캠프 개최는 20대에서 90대에 이르는 다양한 주민들이 세대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이 됐다.  

청년발산협동조합 마을 사업주도
이들 청년들은 발산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2018년 청년발산협동조합(대표 송명은)을 결성해 마을 활동을 주도적으로 펼치고 있다. 마을의 경제, 자원 순환,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운영하며 발산마을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마을 주민, 청년, 예술가가 협력함으로써 마을이 변화되기 시작했다. 쓸모아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마을 어른들이 버려진 쓰레기를 정리하느라 고생하는 모습에서 시작해 방금까지 사용했다가 버려진 물건이나, 골목에 쌓여있는 것들을 모아서 쓸모있게 만드는 사업을 진행한 것. 주민 홍보를 통해 마을 전체가 올바른 분리수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환경을 지키는 마을로 가꾸어 가고 있다. 또 병뚜껑 등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모아 쓸모있는 작품과 물건으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주민들은 골목이웃회를 구성, 마을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주민들은 골목이웃회를 구성, 마을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수거한 종이팩을 화장지로 만들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버리지 않으면 다시 쓸 수 있음을 알게 됐고, 마을 어른들은 교육을 통해 자신들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마을의 한 구성원임을 인식해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며 청년들이 진행하는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발산마을 여성 노인들은 자발적으로 마을에서 배출되는 공병과 캔을 수거, 판매 수익금으로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었다. 이것이 쓸모아프로젝트를 통해 확대됨으로써 환경 보호와 아이 돌봄 확대 등으로 발전했다. 더 나아가 각 가정에 행복장학금 박스를 배포, 주민들의 분리 배출 활동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생활 문화 운동으로 확대됐다. 
보행로 개선 사업을 통해 마을 공유공간에 남녀노소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오고갈 수 있도록 했다. 청년들은 주민 의견을 반영해 보행도움 박스를 설치하고, 어른들은 보행로를 통해 마을 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학교와 연계,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마을 내에 보행 도움 박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골목이웃회 주민 소통의 장
청춘발산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문화 공동체 공간 ‘청춘빌리지’는 마을 주민들과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들은 물론 마을 주민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신이 지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마을에서 진행하는 마을 관련 사업, 즉 주민제안 사업이 있으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기획안 작성부터 예산 확보까지 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마을 주민들의 예술활동을 보여주는 골목전시회를 개최했다.
마을 주민들의 예술활동을 보여주는 골목전시회를 개최했다.

협동조합 결성 초기인 2019년은 이웃을 발굴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캠프, 도시락 반상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청년과 주민 그리고 새로운 이웃이 어우러져 이웃이 마을 주체로서 자리잡는 준비 기간이었다. 지난해는 주민이 직접적이 주체가 되어 골목을 이끌어가는 시기였다. 
지난해는 주민 간의 소통을 위해 골목이웃회(회장 이영희)를 구성했다. 코로나19로 경로당 운영 중단 등 소통의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마을주민, 청년, 예술가들이 골목이웃회를 구성하고 한 달에 한번씩 마을 소식을 공유하는 의사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청년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마을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청년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마을 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골목이웃회는 골목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웃이 주체가 되어 마을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나아가고 있다. 마을 청소, 분리배출 등 마을 이야기와 마을 생활 의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골목이웃회를 통해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소통하고, 마을 일을 함께 의논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결과를 낳았다. 그동안의 활동을 공유하고 전파하는 골목전시회와 활동 영상 관람 등 주민들이 마을의 문화를 직접 만들어 나아가는 역할을 했다. 

주민-청년 연계 프로그램
발산마을 주민들은 마을 주민 강사, 예비 사회적 기업, 고령 일자리 지원 사업인 ‘청춘샌드위치’등으로 일자리도 창출하고 있다. 마을 주민을 전문 강사로 양성해 마을교육공동체, 마을체험 프로그램, 사업적 기업 등과 연계, 수익을 내기도 했다. 
광주 서구청은 청년 기업 입주 지원 등으로 다양한 업종의 마을 입주를 도왔다. 공·폐가를 매입해 청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재활용 캔과 공병을 담는 행복장학금 박스를 주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재활용 캔과 공병을 담는 행복장학금 박스를 주민에게 전달하고 있다.

식당, 카페, 미술관, 예술 작업 공간 등 다양한 업종의 청년기업이 입주함으로써 마을의 공실률도 감소하고 있다. 아울러 마을 투어, 집밥 체험, 주민 포토그래퍼 봉사활동, 벼룩시장 등 주민-청년 연계 프로그램 운영으로 활기 넘치는 마을이 됐다.
이영희 청춘발산마을 노인회장은 “예전에는 사람들이 떠나는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살러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 기쁘다”며 “이제 청년들이 손주 같고 가족 같다. 마을 사람과 가까워지려고 하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청년들이 마을에 정착해서 같이 잘 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을에 입주한 청년들은 마을 주민에게 인사하고 누가 어느 집에 사는 지 알고 지내는 정이 있어 이곳에 사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람들 사이 관계가 있고, 문화가 있고, 스토리가 있는 마을, ‘청춘발산마을’. 마을 원주민과 새 주민이 된 청년 세대가 함께 마을의 변화를 이끌어내며 공존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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