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풍경
여름이 시작됐다. 보리이삭이 패고 개구리 소리 서늘한 밤공기를 가른다. 푸른 보리를 보니, “옛날에 징그럽게 보리밥만 먹어서, 억만금을 주며 먹으라 해도 싫다”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60여 년 전 있었던 ‘보릿고개’ 시절이다.
지금은 종적을 감춘 고개지만, 모든 것이 넘치는 시절이지만, 어느 곳에선가는 인정도 믿음도 부족함이 넘친다. 창문만 열면 들리던 개구리 소리도 지금은 한참 걸어 나가야 들을 수 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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