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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유예지 청양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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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유예지 청양초 교사
  • 김홍영 기자
  • 승인 2021.01.11 15:51
  • 호수 13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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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개성을 찾아가는 길 열어주고 싶다

청양초 4학년 3반 학급 밴드가 이색적이다. 이른바 항해공동체로 명명한 밴드 이름하며 아이들 모두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그려 올렸고, 프로젝트 수업으로 운영하는 모습까지. 밴드를 보니 이 학급의 담임교사가 궁금해졌다. 청양초 유예지 교사의 이야기다.

재미있고 즐거운 학교생활 바라
“안녕하세요? 청양초 4학년 3반 담임입니다.”
유예지(34) 교사는 대학원생 정도의 나이로 보이는 외모처럼 젊은 신세대 교사다. 유 교사가 운영하는 학급 밴드가 개성이 넘치는 신세대처럼 톡톡 튄다. 아이들이 재미있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기 바라는 유 교사의 마음이 보인다. 

“교사마다 학급을 운영하고 수업하는 방식은 다 다르다. 초등학교 다닐 때 선생님과 함께 했던 기억이 가장 오래 남았다. 초등학교는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때로 담임교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다.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과 개성을 찾아가는 길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녀가 나름의 방식으로 학급을 운영하고, 그 상황을 밴드에 공유하면서 소통하고 있는 이유다.  

청양초 유예지 교사.

그 중의 하나가 학급을 항해공동체로 이름 짓고 운영하고 있는 것. 학생들이 꿈이 있는 지점까지 낙오자 없이 도착하기 바라는 의미에서다. 반 아이들에게 선장, 항해사, 갑판원처럼 각자의 역할을 부여, 학생들이 재미있고 흥미를 느끼면서 일 년 동안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이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수행하면서 공동체 의식도 생기고,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유 교사의 바람처럼 이러한 학급 운영은 좋은 성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9년도 담임을 맡았던 6학년 학생들이 유 교사의 지도아래 학교 공간혁신학생공모전에 참가해 교육감상을 수상한 것. 반 아이들이 직접 학교 공간의 방향성을 잡는 등 작품 설계 단계부터 완성까지 참여해 완성됐다. 공모전 수상으로 설계 작품이 반영된 공간이 청양초에 조성될 예정이다. 유 교사는 무엇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성이 발현되고, 성취감도 높아졌으며 자신이 지닌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학습자 중심 교육 과정 운영
유 교사의 교과 과정 운영도 독특하다. 청양초는 혁신학교로서 교사들의 자율적인 교육 과정 운영을 권장하고 있다. 교과의 핵심 성취 기준을 목표로 정해진 운영 매뉴얼에 국한되지 않고 자율성이 부여돼 교사의 수업 방식도 모두 다르다. 유 교사도 나름의 방식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전 교과과정을 아우르는 프로젝트 수업 방식이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성취 기준에 부합되는 내용을 하나로 묶어서 수업하는 것이다. 학교생활은 재미있고 즐겁게라는 방식이 수업에도 적용됐고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참여 유도라는 효과를 낳았다.

유 교사는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바뀌고 있고, 교사의 자율성이 많아졌다. 참여도를 높이고 재미있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업 방법론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런 수업 방식은 수업 준비에 많은 시간이 투여된다.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준비하고, 집에서도 일을 한다. 이는 교사인 남편의 도움이 컸다. 동질감도 있고, 의견이 잘 맞아 아이디어도 주고받으며 격려해줘 힘이 됐다. 

서울내기 유 교사가 청양군민이 된 것은 2013년 가남초로 발령받은 것이 인연이 됐다. 공주교대를 졸업하고 초임지가 한 학년 10명 미만의 작은 학교에 근무하면서 아이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싹텄다. 청양이 고향인 남편을 가남초 동료 교사로 만나 결혼했고 청양군민이 됐다. 

“학생 수가 많지 않은 작은 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것이 행운이었다. 가족 같은 끈끈함도 생기고, 순수한 아이들과 생활하면서 내가 교사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의 꿈과 재능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며 웃는다. 

사제동행 미술작품대회 출품 작품을 선보이는 유 교사. 

교실 한쪽에 캐리커처 그림이 걸려있다. 흑백으로 그린 반 아이들의 얼굴이다. 환히 웃고 있는 얼굴 옆에는 각자가 좋아하는 것이 함께 그려져 있다. 그림만 보더라도 아이들의 꿈이 보인다. 
이 그림은 충남 미술교과연구회가 주최하는 사제동행 미술작품대회 출품 작품이다. 미술교육을 전공한 유 교사는 미술교육연구회와 교류하며 획일화되지 않은 교육 실천을 지향하고 있다. 

“이 작품에 함께 참여한 학생은 그림을 잘 그린다. 출품 작품을 함께 준비하면서 자신의 꿈이 화가라는 말을 했다. 그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매년 담임으로서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이 교사에게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여겨진다. 그럴 때마다 교사로서의 태도, 책임감 등을 생각한다.”

학창 시절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은사처럼 자신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유 교사는 새 학기에 만날 학생들을 기다리며 방학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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