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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충남교육청 진로진학부 내포진학상담센터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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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충남교육청 진로진학부 내포진학상담센터에 가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1.01.06 14:10
  • 호수 13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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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부 관리 잘하는 법, 저희가 알려 드립니다

“상담센터를 개설해 학생 개인별 맞춤형 진로 진학 교육을 활성화하겠습니다.”
지난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당시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이 내놓은 공약 중 하나다. 이후 지난 2017년 9월 천안진로진학상담센터를 시작으로 지난해 내포, 서산, 남부진로진학상담센터가 문을 열었다. 올해는 보령센터가 추가 개설됐다. 진로·진학 상담을 위해 권역별 17년 이상의 경험 있는 교사를 중심으로 진로진학 전문가인 교육연구사를 선발, 시군 학교를 촘촘히 챙기는 곳은 충남교육청이 유일하다.

내포진로진학상담센터 이완구, 성원기 교육연구사.
내포진로진학상담센터 이완구, 성원기 교육연구사.

지난달 21일 충남교육청연구정보원 진로진학상담센터 소속 교육연구사와 파견 교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일 년 간 활동을 평가하고 내년 사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충남에는 모두 5개 권역에 진로 진학 상담센터가 있다. 모두 9명(교육연구사 5명, 파견 교사 4명). 여기에 더해 230명으로 구성된 ‘충남진학교육지원단’이 활동하고 있다. 수백 명의 대규모 지원단이 별도 구성돼 일선 학교의 진로·진학 상담을 지원하는 곳도 충남교육청뿐이다.
충남교육청연구정보원 3층에 자리 잡은 충남도교육청 진로진학상담센터와 내포(청양, 홍성,예산)진로진학상담센터. 이곳은 충남 진로진학교육의 컨트롤타워다. 이상길 충남교육청연구정보원 진로진학부장(교육연구관) 이름 앞에는 ‘충남 진학 교육의 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 교육연구관은 천안을 포함 5개 권역 상담센터 설립을 처음 추진했다.
“교사, 연구사를 거쳐 교육연구관으로 일하고 있어요. 교사 때부터 아이들의 수능 성적보다는 대입 전형을 연구해 원하는 진로를 찾아가게 하는 데 신경을 썼어요. 그러다 보니 진로진학상담센터를 운영하게 됐네요.” (이상길)

진로부터 진학 상담까지…교육 프로그램 진행
충남교육청연구정보원 진로진학부 사무실에서는 이완구, 성원기 교육연구사가 함께 일하고 있다. 이완구 교육연구사도 교과를 가르치다 상담일을 자처했다.
“원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는데 제대로 평가되지 않거나 미로에 갇혀 길을 헤매고 있을 때 역량과 길을 찾아 주는 일이죠. 묘한 매력이 있어요. 미로에서 길을 찾게 해줬을 때 희열, 뿌듯함, 즐거움 등 그래서 본격적으로 이 일을 하게 됐어요.”
두 연구사 모두 내포 센터를 찾는 학생과 학부모 상담은 기본이다. 이완구 연구사는 여기에 더해 진학 교육 기획업무와 230명의 충남진학교육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1차 상담은 일선 학교 담임교사와 진로·진학 상담교사가 담당합니다. 이분들이 도움을 요청하거나 학생이나 학부모가 추가 상담을 원할 때 지원단이 말 그대로 지원해요. 지원단 교사들은 진학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학습공동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반 아이가 아닌 전체 학생을 기준으로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합니다. 찾아가는 상담은 물론 강의, 진학 컨설팅까지 기꺼이 맡아 주시죠.”

성원기 교육연구사는 진로진학소통마당, 단위학교 진학교육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다.  진로진학소통마당은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의 진로·진학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사업이다. 학교로 찾아가 진로진학에 대한 눈높이 용어 해설은 물론 궁금해 할 만한 질문을 담아 해설한다. 코로나19로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을 위해 10분 이내의 핵심 ‘대입 질문 이슈’ 등을 엮어 제작한 영상물이 20편이나 된다. 단위학교 진학교육컨설팅은 일선 학교를 찾아가 잔학교육 상황을 진단하고 학교 특성에 맞는 진학교육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사업이다.
“학교 간 정보 접근성이나 여러 이유로 진로·진학 교육에 격차가 있어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진학 교육을 컨설팅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부터는 전창순 교육연구사가 우희진 교사와 함께 초등학생 진로코치, 중학생 자유학년 진로캠프, 중고생 대상 대학연계 진로체험, 직업인 멘토의 날, 학생상담자원봉사제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타 지역교육청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아온다는 설명이 수긍이 됐다. 그렇다고 내포상담센터를 덤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다.

“올해에만 내포센터에서 450명 정도 상담했어요. 천안센터나 남부센터에 비하면 아직 많은 건 아니에요. 홍보가 더 필요합니다. 상담하는 모든 분께 성심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이완구)

“상담 평가를 보면 5점 만점에 모두 4.9점 이상입니다. 이 정도면 최상의 평가죠. 정말 잘하고 있어요. 보다 많은 분이 이용했으면 합니다.” (이상길)

“한 번은 중학교 2학년 학생과 어머니가 함께 상담을 왔어요. 어머니는 자녀가 끈기가 부족해 중도 포기를 자주 한다는 불만을 얘기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고충을 토로했죠. 자연스럽게 모녀간 대화의 시간이 됐죠. 진솔한 얘기에 사로 눈물을 흘리다 결국 웃으면서 상담이 끝났어요. 자녀와 대화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상담이죠.” (성원기)

이상길 도교육청 진로진학부장(가운데) 등 충남교육청 진로진학상담센터 소속 교육연구사와 파견 교사가 한자리에 모여 지난 1년 간의 활동을 평가하고 내년 사업 방향을 논의했다.

두 베테랑 교육연구사에게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질문을 던졌다. 답변을 정리했다. 
- ‘학생생활기록부’ 기록을 잘 관리하는 방법을 조언한다면?
“학생부는 교사가 만드는 게 아니라 학생인 내가 만드는 거다. 내 생각을 기록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진로와 전공 분야를 정했다면 수업 시간에 진로를 관점으로 의견을 말해보라. 예를 들어 보건 교사가 꿈이라면 미술 시간에 ‘병실에 이런 그림을 걸면 환자의 치유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자기 의견을 말하면 된다. 교사가 당연히 내 생각을 기록하게 된다.”

- 진로를 찾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시작해 보면 된다. 흥미를 교과로 연결해 보는 거다. 자동차에 관심이 있다면 미술, 윤리, 음악, 국어 교과에 어떻게 하면 자동차를 담을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는 거다. 자연스럽게 교과수업에도 흥미를 갖게 된다.”

-진로·진학 상담 관련 학생들을 위한 조언은?
“고3 때 오는 학생들이 있다. 너무 늦게 찾아오면 도움을 주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 이미 생기부도 다 작성돼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적다. 중3 때나 늦어도 고1 때 오면 더 좋겠다.”

-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는?
“아이의 자존감을 해치지 않았으면 한다. 자존감은 무엇보다 가족에게서 나온다. 중간에 아이가 진로를 바꾸면 큰일이 난 것처럼 인식하시는 분들이 있다. 진로가 바뀌면 바뀐 상황에 맞게 이해해 주는 게 필요하다.”

- 교사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대학에서 이번 수능 때 코로나19 증상 수험생을 위해 별도 수험실을 마련해야 하는데 직원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놓고 회의를 거듭했다고 한다. 해당 대학 총장이 ‘당신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하자 일순간에 고민이 해결됐다고 한다. 입시 패턴은 늘 바뀐다. 학생도 바뀐다. 항상 새로운 마음으로 임했으면 한다.”

-대학 정시 비율을 확대하고 있는 입시 정책에 대한 의견은?
“정시 비율 확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축소를 의미한다. 안타깝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수업과 교실을 바꾸는 데 필요한 제도다. 학생들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게 추동하고 있다. 팀별 과제를 주며 아이들을 말하게 하고 움직이게 하고 있다. 대입이 아닌 교실을 바꾸기 위해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 필요하다.” (이완구)
“대입만을 놓고 봐도 정시 비율 확대는 참 학력을 높이려는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올림픽 출전하는 데 종목과 분야가 다양하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학생 개인별로 다양한 재능에 따라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한다.” (성원기)

<충남지역언론연합 심규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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