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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똑똑해지는 농촌, 팜스마트해지다 ⑤ … 경기도 화성시 홍이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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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똑똑해지는 농촌, 팜스마트해지다 ⑤ … 경기도 화성시 홍이농장
  • 김홍영 기자
  • 승인 2020.10.12 11:26
  • 호수 13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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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 포도 스마트팜 ‘품질 좋아지고, 노동력 줄고’

농촌이 변화하고 있다. 이는 농업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필요에서 출발했다. 또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도 요구되고 있다. 현재 농업과 농촌이 안고 있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스마트 농법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원격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정하게 유지 관리하는 농장이다. 기후와 날씨에 의존하는 관습적인 농법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농사를 짓는 과학농법으로 일손 절감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작물 생육과 환경 정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해 노동력·에너지·양분 등을 종전보다 덜 투입하고도 농산물의 생산성, 효율성, 품질향상을 높이는 스마트팜 선도 농가를 찾아가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시설원예·축산·과수 등 작목별로 스마트 농법을 도입해 한발 앞서가는 사례를 통해 청양 농업과 농업인의 미래를 모색해본다. 노지 포도 스마트팜 경기도 화성 홍이농장을 찾아간다.     <편집자 주> 

전국 최초 노지 재배 스마트팜 
스마트팜이 시설하우스에는 많이 도입됐지만 노지 재배 과수 농가에서는 아직까지 낯선 농법이다. 노지는 시설재배에 비해 외부 환경 영향이 많아 재배 환경을 제어하는 정보통신기술의 활용도가 떨어져 스마트팜의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다.

노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해 포도농사를 짓는 홍승혁씨의 수확 모습.
노지에 스마트팜 시설을 도입해 포도농사를 짓는 홍승혁씨의 수확 모습.

경기도 화성농업기술센터는 201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노지 전용 포도 스마트팜 프로그램을 개발해 화성의 포도 농가 60여 곳에 시범적으로 보급했다. 이 프로그램은 포도밭에 자동으로 물을 주고, 비가림막이나 방제 시설을 원격으로 제어해 포도 생육 환경을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한다. 자동 관수 시스템으로 노동력 20% 감소, 적기에 병해충을 방제해 농약 사용량도 20% 감소하는 결과를 낳았다. 포도의 당도가 높아졌고, 농가 소득도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이농장(대표 홍승혁)도 화성농업기술센터의 스마트 폰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기술을 도입, 노지 스마트팜의 발전적인 미래를 보여주고 있는 농장이다. 

과수 농사 물 관리 해법 찾다
홍승혁(42) 대표가 스마트 팜을 도입한 것은 지난 2017년. 평소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그는 포도농사 5년차 되던 해 기술센터가 보급하는 스마트 프로그램을 과원에 도입했다. 스마트팜 교육도 받고, 시설비 지원을 받아 스마트팜 시설을 하게 된 것.
약 6700제곱미터 농장에는 과수원 기상과 토양 수분을 측정하는 장치, 자동 관수 시스템이 도입됐다. 홍 대표는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농업대학에 다니면서 재배 기술을 익혔으며 농업기술센터의 지속적인 관리 덕분에 어려움 없이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다. 

화성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한 자동관수 시스템을 도입했다.
화성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한 자동관수 시스템을 도입했다.

홍 대표는 “과수는 날씨와 기온 등 자연 환경이 그 해 수확량과 품질을 좌우한다. 특히 올해 같은 긴 장마와 여러 차례의 태풍으로 과일 농사짓는 이들에게는 어려운 해였다. 남부 지방보다 태풍 영향이 없었고, 스마트팜 운영으로 올해 포도농사를 잘 지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은 과수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물 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노지에서 자라는 과일은 일정한 수분을 유지시켜야 맛도 좋고, 크기가 고르다. 특히 과일이 영그는 시기의 수분 함량은 과일의 품질을 좌우한다. 홍 대표의 과수원은 토양 수분 센서가 수분 함량을 측정하고 자동 관수 시스템이 작동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 

“뿌리가 일정한 수분을 머금고 있으면 과잉으로 공급되는 수분은 흡수 하지 않는다. 우리 과수원은 장마철이 오기 전에 이미 나무가 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어 장마기간에 과습 피해를 입지 않았다. 수분이 많은 과일은 햇빛을 받으면 터져 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홍 대표는 과습 피해 없이 14블릭스 이상의 포도를 수확했다. 포도알 크기도 고르다. 이렇게 수확한 품질 좋은 포도는 전량 포도수출협의회나 지역농협으로 판매되고 있어 판로 걱정도 없다. 스마트팜 운영으로 수확량도 20% 정도 증가했고, 농가 소득 또한 높아졌다.

직장인처럼 출퇴근 생활 가능
홍 대표는 스마트팜 운영의 또 하나의 장점으로 노동력 감소를 꼽았다. 스마트팜 도입 이전에는 직접 가서 모든 것을 확인하고 일을 해야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과수원을 오갔다. 물을 줄 때에도 손으로 토양 상태를 확인하고 밸브를 열어 물을 주는 방법 밖에 없었다. 고랑수가 많아서 한 번 물을 주려면 3~4번에 나눠서 3~4시간 씩 소요됐다. 지금은 땅 속의 수분 센서가 수분 함량을 측정하고, 수분이 부족하면 자동 관수 시스템이 작동, 물이 공급돼 과수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 물 관리가 중요한 과수 농사에서 스마트팜으로 물 관리가 가능해지니 일이 훨씬 줄어들었다.

온도, 수분 등 과수원의 환경을 알려주는 설비.
온도, 수분 등 과수원의 환경을 알려주는 설비.

홍 대표의 생활도 달라졌다. 아침에 출근하고 일정한 시간에 퇴근하는 직장인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주말에도 휴식할 수 있게 시간 관리가 가능해졌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그는 스마트팜으로 수확 시기 조절에 도전해 보려고 한다. 포도는 추석 명절을 앞 둔 9월에 일시에 출하돼 농사를 잘 지어도 좋은 가격을 받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보다 앞서 한 달가량 먼저 출하하면 가격 경쟁력에서도 뛰어나다고 예상한다. 온수로 간접 난방을 하는 온도 조절 등으로 3월에 시작해서 8월에 수확하는 방식이다. 
“과일 농사는 날씨나 기온 등 자연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제 기후의 변화로 농사짓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기후 영향을 덜 받으면서 농사지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스마트팜을 통해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홍 대표. 노지 재배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홍이농장을 통해 미래 농법의 방향성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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