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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공동체로 꽃피는 행복한 동행 ‘주민자치’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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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공동체로 꽃피는 행복한 동행 ‘주민자치’ ⑥
  • 이순금 기자
  • 승인 2020.08.28 22:20
  • 호수 13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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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 ‘광주 금호1동’

청양군은 인구 3만 여 명 뿐인 소도시이지만 전국 주민자치회 운영 지역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공동체로 꽃피는 행복한 동행 주민자치’를 주제로 한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청양군의 주민자치와 또 다른 특색으로 주민자치를 활발하게 운영해 가고 있는 타 시군 사례도 살펴본다. 이번호부터는 타 지역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그 첫 번째로 2019년 제18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을 수상한 광주광역시 서구 금호1동 주민자치회(회장 박태순·63)다.      <편집자 주> 

제18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을 수상한 금호1동주민자치회. 광주 서구는 지난해 대상을 비롯해 총 8개 동이 상을 받았다.
제18회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을 수상한 금호1동주민자치회. 광주 서구는 지난해 대상을 비롯해 총 8개 동이 상을 받았다.

자치회 출범 5년 최고 자리 ‘우뚝’
광주광역시 금호1동은 1990년 대 택지개발로 형성된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상가가 밀집된 주거지역이다. 광주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인근에 빛고을국악전수관과 월드컵경기장 등 문화체육시설 및 여가공간이 잘 갖춰져 있다. 반면, 영구임대아파트가 위치해 주민의 19.7%가 취약계층으로, 택지개발시기별로 인구구성과 복지욕구가 다르게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 주민자치는 1995년 동사무소 개청과 함께 출범한 자치위원회로 시작됐고, 2016년 4월 행안부형 자치회로 전환 2017년 광주형 협치마을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곳은 2018년 6월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조성을 위한 자치회 위원으로서의 사명 다짐을 담은 ‘금호1동 주민자치위원 사명선언문’을 전국 최초로 발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사무국 겸 카페로 내려가는 층계 벽면에 자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성과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다.

2019년 6월 ‘제1회 우리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 포럼’이 광명시에서 열렸으며, 금호1동 자치회가 광주시 대표로 출전해 정책 및 우수사례를 발표했다. 같은 해 10월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을 수상하면서 그 입지를 굳혔다. 박람회는 전국 3500여 읍면동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자치·지역활성화·학습공동체·주민조직네트워크·제도정책분야 등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행사로, 금호1동 자치회는 주민자치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자치회 출범 초기 저희도 갈등을 겪었어요. 그러다 2017년 ‘소통·화합의 주민자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노력한 결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고, 그해 처음으로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죠. 2018년 ‘참여하는 우리가 마을의 주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마을공동체 만들기에 위원 모두 힘을 보탰고, 2019년 ‘내가 변해야 마을이 변한다’라는 슬로건으로 열심히 달려 박람회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됐습니다.” 박 회장의 말이다. 

금호1동 자치회는 올해 슬로건을 ‘호동이네 마을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로 정했으며, 주민자치가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호동이네는 금호동의 애칭으로,  자치회에서는 올해 ‘호동이네 마을’ 로고도 만들었다. 

금호1동주민자치회에서 진행해 온 사업 모습들.
금호1동주민자치회에서 진행해 온 사업 모습들.

전국 최초 ‘학교별 마을총회 개최’
자치회는 2017년 첫 사업으로 아파트별 총회를 개최했고, 그러면서 이해관계 등으로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토론을 거듭하면서 극복해 나갔다. 생각 공유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최고의 마을사업으로 호평 받은 ‘학교별 마을총회’가 그 예다. 
“아파트 총회를 열 당시 제가 부회장이었는데 돌아다니며 느낀 것은 세대별 소득이 다른 환경이다 보니 하나로 묶기도 참 어렵다는 것이었어요. 의견 중에는 아파트 입주회에서 할 것을 자치회에 요청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주민들이 학생들 이야기도 들어보자고 해 학교별 마을총회를 시작했어요, 자치야 학교가자! 주제였고 이것도 전국 최초였습니다.”

자치회는 우선 마을교육공동체 등 29개 단체와 함께 ‘금호1동 협치마을공동체’부터 구성했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학교별 총회를 추진했다. 처음이다 보니 의견충돌과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꾸준히 노력한 결과 2018년 10월 금부초등학교에서 시범실시 할 수 있었다.  
금부초 총회에서는 ‘학교 가는 길 밝게 해 주세요, 자전거 전용도로 조성, 냄새나는 은행나무 교체, 우리들만의 쉼터가 필요해요’ 등 학생들이 일상에서 느끼고 필요한 것 등 의견이 쏟아졌다. 금부초 총회는 호응이 컸고, 관내 전체 4개 학교로 확대 진행되기에 이르렀다. 

자치회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 30km 제한속도 지키기를 위해 관내 학교 신입생들에게 안전 가방덮개 나눔운동을 전개했다.
자치회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 30km 제한속도 지키기를 위해 관내 학교 신입생들에게 안전 가방덮개 나눔운동을 전개했다.

“1개교에서 4개교로 확대, 총 5번 학교별 총회를 개최해 12개의 마을의제가 발굴됐습니다. 이를 주민총회에 상정해 우선순위를 결정, 문제를 해결했죠. 상정된 의제투표는 선거인 명부 작성·기표대 설치·개표 등 실제 선거와 같은 방식으로 했고, 학생 포함 주민 누구나 참여해 의사를 제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모바일 투표도 병행했고요. 주민총회는 2018년부터 2회 추진했는데, 전체 주민의 7% 정도 투표했습니다. 총회 시 어울림한마당축제도 함께 개최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한 축제로, 총회와 함께 열어 화합의 장이 될 수 있게 했죠.”

자치회는 ‘통학로 30km 제한속도 지키기’와 이를 위한 ‘안전 가방덮개 나눔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는 2018년 1회 주민총회에 나온 마을의제였고, ‘마을이 안전을 직접 책임지다’라는 다짐으로 자치회 자체 기금과 모금을 통해 2018년 금부초교 1학년 대상 시범실시를 시작, 2019년 금호1동 내 4개 초등학교 신입생 모두의 가방에 30km미만 네임커버를 달아 안전한 등하굣길이 되도록 한 것이다. 

간판교체부터 유튜브 마을 홍보까지 
전국 최초였던 금부초 총회는 관내 4개교를 넘어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서구 5개 동 학교에서 시범 추진됐다. 올해는 서구 전 동에 확산 예정이다. 특성화사업비를 활용한 것이다. 
아파트별, 학교별 총회를 개최한 자치회는 올해 학생부터 마을리더까지 함께하는 총회로, 내년부터는 모두가 함께하는 마을총회를 계획 중이다.   

자치회는 이밖에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우선 서구청과 협약 후 주민자치센터 운영, 불법쓰레기 수거 등 주민자율청소, 공원 내 화장실관리 등 공원유지관리, 불법유동광고물 정비 등 위수탁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와 구 공모사업을 통해 다양한 마을사업도 추진했다. 마을의 중장기 미래비전 수립 및 책자발간, 금호1동 먹자골목 130여 개 업소 323개 디자인간판 교체 등 간판개선, 마을활동 1년의 성과를 공유하는 호동이네 좌충우돌 뒷담화, 함께하는 마을토론 호동이네 별밤캠프, 갈등을 넘어 모두가 행복한 열린소통방, 우리가 만드는 세상 호동이네 마을뉴스기자단(마을신문제작), 동네만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임(약칭 동네바보들, 마을의제 토론), 니랑나랑 함께놀자(약칭 니나노) 등이다.   

특히 마을사업 현황을 ‘호동이네 행복TV’로 제작해 유튜브 등으로 홍보하고, 네이버카페 ‘호동이네 이야기’ 운영으로 마을현황 및 각종 정보를 게시하기도 한다. SNS에 ‘금호1동 대표밴드’를 운영해 각종 정보도 제공하는 등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자치회 위원들의 ‘금호1동 마을총회’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
자치회 위원들의 ‘금호1동 마을총회’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

일하고 싶은 금호1동 만든 주역
금호1동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무원들이 가장 오기 싫어하는 곳이었단다. 하지만 이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주민자치가 활성화 되면서 이젠 선호하는 곳이 됐다. 

“각 단체별 파벌의식이 심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그래서 자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위원 29명 중 직능대표 6명을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나머지 23명은 공개모집해 타 단체에 속하지 않고 자치회 활동에 집중 할 수 있도록 했죠. 이것도 전국 최초일 것입니다. 지난해 3월에는 소모임으로 구성된 마을공동체 세칙도 만들었고 전체를 아우르는 회장을 자치회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민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니 파벌이 심한 곳에서 소통과 협력이 잘되는 곳으로 변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공무원들도 선호하는 곳이 됐고요.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견학을 오고 계시고요.”

자치회는 ‘나부터 바뀌어야 마을이 바뀐다’는 현장 중심의 주민자치 실현을 위해 지난해 주민총회 시 ‘자율 자립형 주민자치회로의 성장을 위한 선포식’을 개최했다. 자치회 분과위원회 중심으로 시구 공모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금호1동 자치회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자율 자립형 주민자치 실현’을 비전으로 ‘주민이 생각하고, 주민이 참여하고 운영하는 주민자치’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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