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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장마 농민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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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장마 농민들 ‘망연자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0.08.18 10:40
  • 호수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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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조량 부족, 병충해 생육부진 피해 심각

50여일 넘게 계속된 장마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상상을 초월한 집중호우로 농경지는 물론 건물까지 물에 잠긴 타 지역보다는 다소 경미하다지만, 청양에도 6월 25일부터 장마가 계속 돼 침수 및 일조량 부족 등 다수 농가가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도열병과 잎집무늬마름병 등 피해를 입은 벼 농가는 평년보다 추수가 늦어지고 수확량도 줄 것이라고 걱정이 크다. 지난 4월 저온 피해를 입은 복숭아 농가는 수확을 앞두고 낙과 및 열매터짐 등 또 다시 피해를 입었고, 밤 농가도 어린 밤송이가 떨어져 시름이 깊다. 

참깨 재배 농가도 역병 등으로 식물체가 까맣게 썩어 들어가 수확량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참깨는 특히 농작물재해보험 보장대상 품목이 아니어서 이중고가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수확을 앞둔 고추재배 농민들의 속이 타 들어가고 있다. 일조량 부족에 따른 탄저병과 바이러스병 등 병충해를 입어 고추밭 일부를 그대로 갈아엎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치면 원형산길에서 농사를 짓는 유강조(60) 씨는 “30년 넘게 고추농사를 짓는데 올처럼 장마가 길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탄저병도 왔고 꼭지 무름병도 생겨 우수수 쏟아진다. 고춧대가 그대로 썩어 버린 것도 많다”고 속상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 “올해 심은 1만 포기 중 3000포기 이상 버리게 생겼다. 갈아엎고 배추라도 심어야하는데 밭에 나가기도 싫다”며 “보험에 가입한 농민들은 조금은 보상받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한숨만 쉰다. 비라면 지긋지긋하다”고 전했다. 

수박과 멜론 농가도 장마피해가 극심하다. 침수피해는 물론 침수가 아니더라도 일조량이 부족해 수정률이 낮고 수정이 돼도 바이러스 감염으로 수확이 어려울 것이라는 하소연이다. 
장평면 분향리 김미희(50) 씨 멜론 하우스. 평년 같으면 주렁주렁 열렸겠지만 가지에 매달린 멜론 보기가 어렵다. 간혹 달린 것도 곰팡이균 피해를 입어 배꼽이 썩어 들어가고 있다. 

김씨는 “습기가 많으면 꽃이 제대로 피지 않고 벌 활동도 낮아 수정이 잘 안된다. 뿌리도 썩어 들어가 정상적인 생육을 못한다”며 “10여 년 가까이 농사를 지었는데 처음이다. 수확도 못하고 다 뽑아버려야 할 상황”이라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청남면 아산리 장광필(55) 씨도 “뿌리 발육이 제대로 안 돼 식물대가 약해져 있고 열린 과실도 시들어 네트도 안 나오고 크지도 못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햇볕을 갑자기 받으니 잎사귀는 말라버리고 수확할 멜론이 없다”며 “추석을 앞두고 농사지은 것이 헛수고가 됐다. 이미 수확한 멜론도 당도가 떨어져 판로까지 막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앞서 정식한 농장도 흐린 날이 계속 돼 광합성 활동을 못한 과실이 제대로 크지 못하는 등 품질저하는 물론 수확량 감소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농가들은 “실질적으로 하우스가 침수되지는 않았지만 정상적인 생육을 못해 수확할 수 없으니 그 피해가 심각하다”며 “지원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양군 농업정책과 김덕환 과장은 “피해를 입은 다수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려야 하는데 현재 행정에서는 마땅히 방법이 없다”며 “다만, 읍면별로 피해 사례 접수 후 정밀 조사를 거쳐 지원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또 “올해 대부분의 농작물 수확량이 줄 것 같다”며 “특히 고추구기자축제가 오는 26일부터 9월 4일까지 온라인 특판전으로 진행되는데 수확이 늦어질 것 같고 물량도 줄어 가격인상도 불가피하다. 고추가격은 24일 쯤 결정 될 것 같다. 농민들께서도 남은 농작물이 더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 주시라”고 부탁했다. 

청양군 자료에 따르면 6월 25일부터 8월 11일 현재까지 청양 강수량은 833.7mm로 전년(392.2mm) 보다 344.5mm가 많다. 7월 1일부터 8월 5일 현재까지 일조시간은 123.9시간에 불과했다. 전년(206.4)의 60% 수준으로 82.5시간이 부족했다. 

이론 인해 청양군내 다수의 농가가 농작물 병충해 및 수확량 감소 등 피해를 입었다. 
이에 청양군은 이번 장마로 인한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해 호우상황 종료 후 가용장비 및 인력을 총동원해 4796가구 5312ha를 대상으로 병충해 공동방제를 진행 할 예정이다. 공동방제는 당초 7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예정이었으나 장마가 계속되면서 중단됐다. 

생육부진 시 엽면시비 등 대응요령도 알리고 기술센터에서는 현장지도를, 실과와 읍면, 유관기관 등도 협조해 호우피해농가 일손을 도울 계획이다. 3개 농협과도 협조해 농작물재해보험 피해신고 독려 및 가입 홍보 등을 적극 해 나갈 계획이다. 7월 31일 현재 군내 농가수는 6086호, 재해보험가입건수는 6134건 가입면적은 7396ha다.     

<이순금 기자/김홍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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