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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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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0.06.22 11:51
  • 호수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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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노란 자태 – 금계국

6월의 골목이 자잘한 꽃천지라면, 6월의 들은 금빛 물결입니다. 붉은 장미꽃잎이 울타리 밑과 길가에서 날립니다. 영산홍이나 동백처럼 통째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벚꽃처럼 꽃잎이 한 잎 한 잎 떨어집니다. 울타리 넘어 붉고 화사하게 모습을 보여주던 장미의 계절이 가고 노란 금계국의 계절이 되었습니다. 
 

국화향에 달콤한 꽃향을 더한 금계국이 국도든 시골길이든 하천 옆이나 나무밑에 무리 지어 피어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노란빛을 발하는 꽃무더기를 보면 노란 꽃잎처럼 마음이 밝아집니다. 바람을 맞고 좌로 우로 앞으로 뒤로 쓸리는 가늘고 긴 꽃대는 마치 코스모스를 닮아, 처음에는 노란 코스모스인가 하였습니다. 

국화과의 다년생 풀인 금계국은, 여름철 화단의 울타리를 노랗게 장식하기도 하고 화려한 물결의 야생화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금계화라 부르기도 하는 금계국의 종류는 일백여 종이 넘습니다. 꽃잎 전체가 노란색으로 코스모스꽃만큼 꽃이 크게 피는 큰금계국과, 노란꽃잎 머리에 붉은 점이 찍혀있는 꽃이 작은 금계국이 있습니다. 꽃잎 모양이 닭벼슬을 닮았다 하여 닭‘계’자를 써 이름 붙여졌다고 전해집니다. 공작이국화, 각시꽃, 천국화라 부르기도 합니다. 
금계화라는 꽃은 중국 서남부지역에서 많이 자라는 계화라는 꽃의 일종이기도 합니다. 월계, 목서라 부르는 온대성 상록수의 꽃입니다. 꽃의 색이 백색과 황색, 붉은 오렌지색이 있으며 그 중 황색 계열의 꽃을 금계화라 부른다는 것이지요. 

금계국은 5~60여 년 전에 북아메리카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원예식물이며, 씨앗으로 잘 번식합니다. 처음에는 꽃을 보기 위해 심어 가꾼 여러해살이풀이지만, 요즘은 꽃만큼이나 꽃차와 꽃청과 음료로 많이 이용됩니다. 몸의 열을 내리고 부기를 빼주며, 해독작용과 피부질환을 개선해 주는 성분이 꽃 속에는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런 이유로 맑고 밝은 금계국의 꽃차나 선홍색의 꽃청을 맛보다는 효능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습니다. 
꽃을 짓찧어 종기에 붙이거나 자운고 약재로도 사용됩니다. 갱년기 여성에게 특히 좋다는 금계국에는 비타민C도 많이 들어있답니다. 

선명한 꽃잎이 싸고 있는 암술머리는 멀리서도 소담스럽습니다. 국화보다 짙은 색과 향으로 온갖 곤충들의 눈과 입을 호화롭게 합니다. 벌들이 좋아하는 밀원식물이기도 합니다. 입에 노란 꽃가루를 듬뿍 묻힌 벌들의 날갯짓 소리가 유난합니다. 머잖아 먹게 될 금계국꿀을 생각합니다. 진한 꽃향에 국화 냄새가 범벅이겠지요. 
 

금계국은 한 줄기에 피는 꽃이 한 송이지만, 부피의 정도나 상태가 풍부한 느낌을 주어 꽃꽂이용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산뜻하고 깔끔한 노란색과 큰 키가 어느 꽃과도 잘 어울리며 아름다움을 더 합니다. 사실 몇 년째 꽃 한 번 피우지 않는 난분이 있어 금계국 몇 줄기를 섞어 놓았더니, 방안이 온통 환해졌습니다. 파란 난잎과 노랑꽃이 분위기를 확 바꿔주었습니다. 

금계국의 꽃말은 ‘상쾌한 기분’입니다. 조심·주의·경박·불신 등 질투나 부정을 의미하는 노란색은 심리적으로는 자신감과 낙천적인 마음을 갖게 합니다. 먼발치에서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 노란색 바람을 일으키는 꽃은 보기만 하여도 산뜻합니다. 하늘하늘 흔들거리는 꽃을 보고 ‘목석의 마음을 훔쳐 가고도 남을 자태’라고 어느 시인은 읊었습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노란 자태는 하늘을 올려보며 상쾌함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그냥 무심코 지나가도 될 것들에 자꾸 시선이 쏠립니다. 예전에는 그냥 평범하게 보였던 것들이 예쁘고 귀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토끼풀꽃이 그렇고, 산책길에 다리를 휘감겨오는 금계국이 그렇습니다. 마음이 변한 것인지 눈이 순해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무엇 때문이든 변한다는 것은, 나를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우리 토종은 아닐지라도 6월에서 8월이나 9월까지, 금계국은 골목과 들길을 상큼하고 기분 좋게 할 것입니다. 가늘고 부드러운 노란 자태를 보면서 세상 모두의 마음이 상쾌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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