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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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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의 행복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0.06.01 17:10
  • 호수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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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규/ 장평면 적곡리

5년 전, 내가 태어난 장평면 적곡리 소사천으로 귀향했다. 그리 많던 마을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적막하고 쓸쓸한 시골이 되어버렸다. 종일 한 사람도 지나가지 않는 날도 있었다. 사람이 그립다.
매년 적곡저수지 인접한 논에 매년 콩을 심어 된장과 청국장을 닮아 지인들에게 나눠 먹으며 지내왔지만, 작년 말에는 그 곳에 유채꽃 씨를 듬뿍 뿌렸다.
‘조용한 이곳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리라’
‘음악회도 준비하리라’
‘마을어르신들을 모시고 한바탕 웃어보리라’
‘오래 남는 추억을 만들어 드리리라’ 이렇게 맘을 먹었다.
‘2020년 5월 너무 이쁘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큰 복병이 생겼다. 아무리 궁리를 해보아도 답이 없다. 
생각다 못해, 이장님과 반장님, 동네 아는 동생을 동원하여 유채밭에 산책길을 냈다. 하트와 네모모양으로 길을 내어 어르신들이 걸을 수 있도록 꽃길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다. 
5월 13일, 그 날이 왔다. 
동네 어르신, 면장님과 직원들, 군수님, 장평 목사님을 모시고 다과와 차를 준비했다. 너무 행복했다. 골 깊은 어르신들의 얼굴에 웃음을 드리고 싶었다. 
“꽃길을 한 바퀴 돌아보세요.”
줄을 따라 돌고 계신 어르신을 보면서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실까? 
즐거워하시는 어른들의 모습이 행복해보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한 편으로 짠한 마음도 들었다. 머지않아 나의 모습이었다. 등은 굽고, 잘 걷지도 못하지만 삶은 길어졌기에 살아야만 하는 삶이다. 노인공동체로 살아가야할지도 모르는 시골 마을에 그들에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행복꺼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고맙습니다. 고생해주신 모든 분들,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 군수님 모두 청청 청양에 웃을 수 있는 꺼리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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