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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 발달장애인 부모 동아리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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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탐방 - 발달장애인 부모 동아리 ‘징검다리’
  • 김홍영 기자
  • 승인 2020.05.11 10:46
  • 호수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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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이들의 직업 창출 기반 마련 노력

징검다리(대표 정희·46)는 발달장애인을 둔 엄마들의 자조모임으로 지난해 첫 걸음을 시작했다. 장애 아이들이 학업을 끝내고 사회로 진출할 때 한 걸음 한 걸음 잘 디뎌나갈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자는 의미로 ‘징검다리’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부모 동아리다.

징검다리는 결성 이전부터 아이들이 스스로 경제·사회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자립 생활 실천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왔다. 청양장애인학부모회를 통해서다. 40여 명의 회원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친목도모는 물론 아이들과 함께 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주말을 활용해 운영되는 토요프로그램을 매달 1~2회 실시한 것. 학부모회가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은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줌으로써 견문을 넓히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다. 

지난 해 송년의 밤 행사에 참여한 부모와 아이들의 기념사진. 

장애 아동들은 이동에 따른 불편함과 보호자 동행이 필요하기 때문에 체험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부모들은 이러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도했다.
지난해 고추구기자축제 때에는 아이와 학부모가 함께 직접 만든 음료를 판매하는 부스를 운영, 그 수익금으로 장애 아이에게 장학금을 전하기도 했다. 

공모사업으로 전문 교육 이수
징검다리 결성은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지원으로 운영하는 삼삼오오 공모사업이 계기가 됐다. 소액동아리 공모사업 신청을 위해 장애인학부모회원들은 모임 취지에 어울리는 징검다리라는 이름을 걸고 문을 두드렸다. 장애 아이들의 사회 진출 시 가장 어려운 난관 역시 취업이다. 자격증이 있어도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가 없고, 또한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아이들이 졸업하면 제일 큰 문제는 직업을 갖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청양 지역은 기업체도 없고, 장애아들이 취업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아이들의 직업 창출을 위해 학부모들이 먼저 무언가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들이 먼저 배워서 아이들을 가르치자는 뜻에서 참여하게 됐다.”

징검다리는 사회 진출을 대비한 다리 역할을 하자는 엄마들의 생각을 실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신청해 엄마들이 먼저 교육을 받고, 아이들에게 재교육하자는 취지로 한지공예 배우기를 신청했다. 전문 교육 이수를 통해 한복함과 반닫이 등 작품을 완성했다. 
삼삼오오 공모 사업 진행으로 학부모회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아이를 위한 부모들의 교육으로 출발했지만 부모 자신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더 많은 활동을 계획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장애인 청소년· 청년·성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발굴해서 관계기관에 적극적으로 제안할 계획이다. 

그 첫 번째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청양의 빈집을 재단장해 아이들이 직접 채소를 기르고 포장과 판매까지 가능한 공간 만들기다. 또 아이들의 주간 보호 시설 조성을 제안했다. 아이들의 일자리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청양에도 생기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징검다리는 이러한 제안 프로그램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마을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올해 사업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다.  

징검다리는 장애아들이 청양의 당당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일자리로 바로 연결되지 않으면 장애인 일자리로 취업해 자신이 지닌 장점이나 전문성은 배제된 채 기능적인 일만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애아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지역 사회에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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