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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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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답이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20.03.23 11:46
  • 호수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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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청양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김창근/ 청양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김창근/ 청양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중국 고사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 이목지신(移木之信)이란 유명한 일화가 있다.
진(秦)나라 효공(孝公) 시절 상앙이라는 명재상이 있었다.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책을 펴 천하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이다. 그는 재상에 부임해 나라의 기강이 서지 않는 원인을 나라에 대한 백성의 불신이라 보고, 대궐 앞에 나무를 세우고 이 나무를 옮기는 사람에게 만금(萬金)을 하사한다는 방을 붙였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를 믿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상금을 기대하지 않고 장난삼아 그 나무를 옮겼다. 재상이 약속한 대로 만금을 하사하자 그 이후로 나라의 정책이 백성의 신뢰를 얻게 되었고, 진나라는 부국강병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다.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야말로 경제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을 높여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자본이다. 불신에 따른 갈등이나 불신 해소를 위한 견제장치를 만드는 데에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간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프로세스에 대한 불신도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투표지 분류기 오해, 전산시스템 해킹 우려, 사전투표함 보관 의혹 등에 상세한 관찰과 현장 체험이 있다면 결코 발생할 수 없는 불신이 대응자료 작성, 민원처리에 들어가는 유·무형의 노력 등의 형태로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다.

선거라는 프로세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참여만으로는 결코 진행될 수 없는 국가작용이다. 수많은 정당과 후보자 측 관계자의 참관이 있고 적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지원인력이 있으며, 순수한 유권자의 시각에서 개표과정을 감시하는 시민참여 개표참관인 제도도 있다.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수많은 프로세스와 시스템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2020년 현재 선거과정에 대한 불신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라는 시각으로 전환돼야 함이 마땅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격언이 격한 언어가 되어버린 코로나19 사태의 현실 속에서 정치시스템을 구성하는 프로세서의 형태도 어느 정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생각되기에 선거라는 과정이 향후 어떻게 변화되어 적응해 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근거 없는 의혹과 불신은 무의미한 사회적 비용만 발생시킬 뿐 문명진보를 위한 생산적인 비용을 발생시키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 앞에 과연 ‘사회적인 거리 두기’와 어울리는 선거시스템이 등장할지 무척 궁금해진다. 아무튼, 신뢰가 답인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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