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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리꼬베리 농장 김윤겸·김숙경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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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리꼬베리 농장 김윤겸·김숙경 부부
  • 이순금 기자
  • 승인 2020.03.02 14:19
  • 호수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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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봉투 없어도 마음 편하니 좋아

오늘은 김윤겸(53)·김숙경(50·운곡면 위라리) 부부를 우리의 이웃으로 만나본다. 이들은 귀농 8년차로 현재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또 이를 이용한 ‘치유 팜투어’ 체험장 리꼬베리 농장을 운영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청양으로의 귀농이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부부의 이야기다.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부부의 지난 이야기부터 시작해 본다. 
남편 윤겸 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보냈고, 학교 졸업 후에는 실내인테리어 설계부터 시공과 감리까지 모두 맡아하는 전문가로 일했다. 부인 숙경 씨는 전남 무안이 고향으로, 역시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간간히 실내 장식을 배우는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간연출’이라는 동아리에서 둘은 만났고 1995년 결혼해 각자 맡은 일을 하며 열심히 생활해 왔다. 1997년 모두를 힘들게 했던 IMF 사태도 겪었다. 그 여파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윤겸 씨는 직장을 그만뒀고, 2003년부터는 개인사업자 등록 후 실내인테리어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청양으로 이사를 왔다. 
“사업 할 때 병원 일을 많이 했었는데, 그때 만난 청양 분이 소개를 해 주셨어요. 그래서 청양에 와 봤더니 너무 좋더군요. 그렇게 이사를 오게 된 것이에요.”부부의 말이다. 
소개를 받은 부부는 우선 청양 곳곳을 살펴보고 땅 먼저 구입했고, 2012년 12월 전입신고 후 다음해 2월 이사 와 인근교회에서 지내며 집을 직접 지어 2014년 10월 입주했다. 
“설계부터 시공, 실내인테리어까지 직접 해 오래 걸렸죠. 20여 년 동안 현장에서 일해 조금만 공부하면 직접 지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전공이 아닌 것들은 배우면 되지 하는 마음에 아내와 함께 도전했습니다. 전문가에게 맡기면 좋았겠지만 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생하며 지어 입주하니 보람 있더군요.” 윤겸 씨의 말이다.  

작은 강원도 같은 느낌 좋아
사실, 이들이 시골행을 결정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 사업도 어려웠지만 매일 반복되는 도시 생활 패턴에서 벗어나 변화를 주고 싶었던 것. 특히 무엇보다 부인 숙경 씨의 계속되는 ‘꼬드김’이 큰 몫을 했다고 윤겸 씨는 살짝 전한다.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사는 것이 꿈이었는데 그땐 친정아버지께서 반대했죠. 그러다 결혼해 애들이 어렸을 때 시골로 가자하니 그땐 남편이 반대했고요. 그래도 남편에게 계속 졸랐고 그런 참에 여러 상황이 생기면서 시골로 오게 된 것입니다.”부인 숙경 씨의 말이다.  
특히 숙경 씨는 도시에서 살면서도 ‘시골 가면 블루베리 농사를 짓겠다’고 항상 이야기 했고, 가족 여행을 가더라도 블루베리 농사에 맞는 땅을 주로 보면서 다니곤 했단다. 그러다 청양을 소개받았고, 모든 조건에 맞겠다는 흡족한 마음으로 이사를 결정하게 됐다. 
“청양에 와 본 후 아내가 정말 좋아했어요. 저도 보니 작은 강원도 같은 생각이 들었고 산 사이사이 집이 보이는 모습이 참 좋았죠. 그래서 제2의 정착지로 생각하고 온 것입니다.”
 
블루베리 배드재배 청양군 1호
이사 온 후 부부는 병아리 콩·고추·블루베리·허브·구기자 등 다양한 농사에 도전했다. 
“집 지으려고 산 땅 3600여 제곱미터 땅에 우선 이것저것 농사부터 지어봤었어요. 밭 1300여 제곱미터를 빌려서는 감자농사도 짓고 고추모종까지 키워봤습니다. 초보농사꾼이라 큰 소득은 못 냈지만 재미있더군요. 직접 농사지어 먹고 지인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어 더 좋았고요. 그러다 집을 짓고 입주 한 후부터는 블루베리 농사에 집중했어요. 저희는 파이프와 부직포를 이용한 배드재배법으로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배드재배법은 파이프와 부직포를 이용한 것이다. 관리가 편하고 블루베리 자체도 편안해 한다는 것이 부부의 설명이다. 비용도 저렴하다. 
“30주로 시작해 현재는 400주 정도 직접 삽목해서 키웁니다. 많은 양은 아니죠. 처음에는 분재배 방식이었는데 연구회에 가입해 선진지 견학을 갔다가 배드재배를 배워 2017년부터 하고 있습니다. 청양군에서는 저희가 가장 먼저 배드재배를 시작했을 거예요. 지금은 다른 회원들께서도 많이 하십니다. 나무가 튼튼해지고 수확량도 많아요. 단, 초기 비용이 조금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은 있습니다. 블루베리 다음으로는 구기자 농사를 많이 짓고 그 외의 품목은 가족들이 먹을 만큼만 텃밭에서 조금씩 짓고 있어요.” 

아내는 회장 남편은 직원 
이들은 귀농 8년 차이지만 아직 농사로 큰 소득은 얻지 못한다. 계속 투자 중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청양으로의 귀농을 후회해 보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월급봉투는 없지만 마음은 편해요. 부족하면 덜 쓰면 되니까요. 아직도 실내장식 관련 일을 해 달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렇게 일하면서 부족한 것은 보충하기도 하고요. 실내인테리어 뿐이 아닌 가구제작부터 어지간한 것들을 다 하다 보니 이웃들께서도 전화 많이 하셔요. 기회가 된다면 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쳐 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이들은 1차 농산물 생산에 더해 팜투어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군농업기술센터가 단계별 맞춤형 치유프로그램인 ‘청양 치유 팜투어’를 2018년부터 진행했으며, 이들 농장도 팜투어장으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직접 농사지어 가공도 해보고 싶었는데 아직은 어려울 것 같아요. 우선은 체험 관련 계절별 대표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면서 저희들이 청양에서 행복하듯이 체험객들도 리꼬베리에 와서 행복한 마음을 얻어 갈 수 있도록 주변 환경도 더 가꿔 나갈 계획입니다.” 
부인은 회장, 남편은 직원, 경비원은 강아지 ‘만두’라는 리꼬베리 농장. 그 이름처럼 맛있는 베리 농사와 가공 체험 등 다양함으로 방문객들을 행복하게 해 주겠다는 부부는 호텔조리학과 졸업반인 아들 건희(24)씨와 외식기업에 근무하다 현재는 유학 준비 중인 딸 영인(25) 씨 등 1남1녀를 두고 오늘도 청양에서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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