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동안 한자로 성경책을 필사, 한 권의 책으로 만든 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청양읍 읍내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왕병연(76세) 씨가 바로 소문의 주인공.
화교 출신인 덕에 한글보다 한자가 더 익숙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일흔이 넘은 나이에 매일 같이 한 자리에 앉아 깨알 같은 글씨를 옮겨 적는 것 자체가 보통 정성이 아니고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왕씨가 처음부터 교회를 다녔던 것은 아니다. 20여 년 전 갓 대학을 졸업한 딸이 교통사고로 위중한 상태에 놓이면서 마음의 위안 차 다니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고.
“신앙심이 무척 뛰어나서 필사를 하게 된 것은 아니에요. 마음잡고 성경책을 읽으려 하다보면 자꾸 졸음도 오고 기억이 안 나서 읽는 게 안 되면 써보자 하고 쓰게 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거지요. 쓰는 걸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여러 명이 같이 시작했으나 한명 두 명 포기를 했고, 왕씨 혼자 끝까지 쓰다 보니 2년 반 만에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필사에 매달린 것은 아니고 낮에는 활동하고 돌아다니다 밤에 오롯이 혼자가 되었을 때 성경을 써내려가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왕씨. 그렇게 써내려간 성경책은 노트 8권에 달하는 분량이었고, 이를 본 이웃 주민이 대단하다며 한권의 양장본으로 엮어 선물을 해줬다고.
왕씨는 “하나님이 제게는 너무나 감사한 존재고 약이에요. 교회를 안다녔다면 그저 술이나 먹고 놀러나 다녔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신앙심을 떠나서 마음의 위안이었고 의지처가 되어주었죠”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