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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를 음식에 담다 ⑪
자연 숲 활용한 수익모델 ‘보령 라르고팜'
[1319호] 2019년 11월 04일 (월) 15:27:14 이순금 기자 ladysk@cynews.co.kr

농촌진흥청은 농촌의 다양한 잠재자원을 활용한 향토음식계승 정책 일환으로 전통 식문화공간인 농가맛집을 조성, 운영했다. 국비사업으로 지원된 농가맛집은 200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16년 종료됐지만, 현재 전국에는 약 120여개 소의 농가맛집이 운영 중이다.
이중 충남도내는 총 31개소가 조성, 운영됐다. 이중 고령 또는 대표자 건강악화 등으로 인해 폐업한 4개소를 제외하고 2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2017년 말 현재다.

이와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충남 농업기술원은 농산물 생산·가공·유통·체험·외식분야 기술개발과 지역자원을 연계한 6차 산업화로 생산자와 소비자, 농업과 타 산업간 연계를 통한 농업 및 농외소득 증대를 위해 농촌자원 수익모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6차 산업화 수익모델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충남 농업기술원이 공모사업으로, 2014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이다. 선정 후 2년간 나눠 지원되는 충남도내 농촌자원 수익모델 운영 사업장은 총 21개소다.

청양군내에는 농촌진흥청 인증을 받은 농가맛집이 1곳, 충남도 공모에 응모 선정돼 운영되고 있는 농촌자원 수익모델 사업장 3곳이 운영 중이다. 이들이 어떠한 잠재자원을 활용해 향토음식을 발굴·상품화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지 또 이를 통해 얻는 농업 외 소득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본다. 타 지역 사례도 둘러본다. 이번 호에는 농촌자원 수익모델을 운영하는 라르고팜(대표 임은영·보령시 주산면 주산벚꽃로)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느리지만 당당하게라는 뜻을 가진 ‘라르고’라는 이름으로 만든 작은 밭과 이곳에 다양하게 심어진 다양한 농작물. 농작물은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사용된다.

보령시 처음 6차 산업장 지원 운영
라르고팜은 농가맛집이 아닌 농업농촌 6차산업화 수익모델 지정을 받은 사업장 중 한 곳이다. 2014년이다. 보령시에서는 처음으로 6차 산업화 지원을 받아 가공실 및 체험장을 짓고, 농산물 생산(토마토, 매실 등)을 바탕으로 한 가공(잼, 장아찌 류 등) 및 힐링 체험장을 운영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곳은 또 2017년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우수 농어촌체험학습장 지정을 받았으며, 2018년에는 치유형 체험농장 육성 시범사업에 선정돼 치유정원 조성, 힐링 프로그램 개발 등을 내용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임 대표가 이곳에서 라르고팜 농장을 운영하게 된 이야기부터 소개한다. 
그는 농장 바로 옆 마을인 주산면 야룡리가 고향으로, 4살 때 가족들을 따라 귀경해 어린시절을 보냈다. 대학에서 피아노 전공 후 오랫동안 후배양성에 주력했다. 하지만 시골을 항상 그리워했고, 결국 44년 만인 2013년 2월 돌아와 현재까지 생활하고 있다.
“농장 부지는 약 1만5000여 제곱미터로 원래 부모님 소유였는데 제가 농사지으며 어려운 아이들과 어른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한 후 구입했어요. 그렇게 내려와 농장을 조성했고, 농사를 짓고 몇몇 농산물은 가공해 체험객들이 오면 소개해 판매도 시작했습니다. 처음 주 고객은 지인들이었습니다. 그러다  6차 산업 수익모델 지정을 받아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원래 6차 산업 목표는 아니었어요.”

   
▲ 임 대표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업 기본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그는 그동안 참 바쁘게 지냈다. 우선 농촌에서 살면서 또 체험농장 운영을 위해서는 농사방법은 기본으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농업대학을 다녔다. 또 이웃과 농업대학에서 만난 또래 농업인들에게 실제 농사방법을 배우고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조금씩 터득하기도 했다. 이렇게 배운 이론을 토대로 그는 농장 곳곳 빈 공간만 있으면 밭작물을 심었다. 무엇을 잘 할 수 있을지 몰라 이것저것 심었다. 이 모습을 보고 주민들이 노하우를 가르쳐 줬고, 그런 과정을 거쳐 그는 처음으로 토마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특히 형형색색의 토마토 생산에 도전했고, 느리지만 당당하게라는 뜻을 가진 ‘라르고’라는 이름으로 작은 밭도 만들어 농작물도 다양하게 심었다. 이는 체험 공간 제공을 위해서다.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 사니까 농사는 좀 지어야지 했어요. 물론 기회가 되면 소득은 생기겠지만, 당장 그것으로 생활하겠다는 것은 아니었죠. 또 농장을 찾는 도시민들에게 힐링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도시 아이들이 흙을 밟고 다양한 농작물 수확도 해보도록, 또 이것으로 요리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체험거리를 제공하자는 의미로 미니 화단을 만들어 다양한 작물을 심은 것입니다. 그러니 정말 손님들이 찾아오고, 직접 농사지은 것들로 체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되더군요.”

음악 음식 결합한 힐링체험 운영 
그는 그동안 자신이 농사지은 것과 농민들에게서 구입한 농산물을 잼과 청 등으로 만들어 ‘라르고 팜’이라는 상표를 붙여 판매했다. 체험객들이 선물로 사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시골로 오자마자 ‘자연과 음악이 함께하는 팜파티’도 시작했으며, 직접 만든 가공품이 소개돼 호응을 얻었다. 그는 농장을 힐링 장소로 만들고 싶다는 꿈도 꿔 왔다. 그러려면 농부에 더해 힐링 전도사가 돼야 할 것 같다고 항상 생각했단다.
“자연 자체가 고마운 것인데 농촌에 사시는 분들은 그것을 모르세요. 바쁘게 일만 하시기 때문이죠. 농촌에서 일하면서 문화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팜파티도 힐링 팜파티로 열었죠. 농촌, 자연이 있어 그 자체에 감사하면서 그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끼리도 서로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죠. 현재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 중입니다. 이중에서도 치유 프로그램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라르고팜에서는 이처럼 음식과 음악으로 힐링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도시민은 물론 비장애인부터 장애인과 부모까지 그 대상 폭이 넓다.
“학교, 가족단위 등 다양하게 오세요. 특히 상담소와는 자매결연을 해서 상담원들이 상담자들과 함께 와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러니 좋아하시더군요. 특히 제가 음악 전공자여서 음악치유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해요. 앞으로도 이렇게 해 나가려고요.”
특히 이곳에서는 허브를 활용한 체험을 적극 진행한다. 허브를 선택한 이유는 자체 향 때문에 벌레 등이 꼬이지 않아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 향후 지속적인 농업소득도 창출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허브 종류가 다양하죠. 향도 맛도 모두 다르고요. 이를 이용해 차나 향주머니를 만들어요. 음식에도 사용하고 베개도 자체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허브베개는 마을 어른들께 부탁을 했어요. 잘 만들어 주십니다. 물론 수공비를 드리고요. 허브는 어르신들 수업에도 활용됩니다. 요즘은 식용장미로 장미청 만들기 체험도 하는데 호응이 좋더군요. 가장 기본은 건강과 힐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로 앞으로도 계속 개발해 나가려고 합니다.”

우프코리아 가입 해외 청년들도 방문 
라르고팜에는 해외 청년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유기농가와 자원봉사를 연결하는 세계적인 운동인 ‘우프’를 통해 농촌을 찾는 외국인들이다. 
“우프는 20대 청년들이 친환경 농가에서 일손을 도와주고 숙식을 제공받는 글로벌 네트워크 활동이에요. 저희는 2018년도 우프코리아 우퍼농가로 가입했고, 그 때부터 해외 청년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농장에 와서 1주일에서 3주일까지 머물러요. 한국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이 오고 있고 저희들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죠.”
우퍼인 20대 해외 청년들은 한국의 농장에서 농사일을 배우고 특히 라르고팜처럼 다양한 체험농장인 경우는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내고 있다고 임 대표는 설명한다.
“컴퓨터도 잘 다루고 빵도 잘 만들어요. 20대여서 학생들과 호흡이 잘 맞아 체험프로그램 운영에도 도움이 됩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손짓발짓으로 하면서 지역주민들과도 잘 어울리고요. 체험농가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이곳에서는 하루에 오전오후 각 한 팀씩만 체험객을 받는다. 한 팀당 30인 이상도 절대 받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이 도와주긴 하지만 대부분의 진행과 준비를 임 대표가 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우퍼들은 체험 아이디어 제공부터 체험운영까지 큰 도움이 돼 주고 있단다.
“우퍼들이 시골을 사랑하듯 우리 청년들도 시골을 사랑해 주고 많이 찾아주면 좋겠어요.”

   
▲ 다양한 종류의 허브가 농장 가득 심어져 있다.

음악도서관 꼭 열고 싶어요
라르고팜에는 작은도서관이 마련돼 있다. 임 대표가 2016년 말부터 준비해 2017년부터 문을 연 것이다. 임 대표는 앞으로 음악도서관을 꼭 만들고 싶다고도 전했다.
“시골이어서 아이들은 많지 않지만 음악도서관을 꼭 만들고 싶어요. 이를 위해 그동안 돈이 모아지면 책과 악기를 사 모았습니다. 음악과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행복하고 힐링 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개발하느라 1인 다역을 하는 임 대표는 현재 마을만들기학교·진로멘토 스피치·보령시농어촌체험연구회 강사로 활동 중이다. 학교부적응학생(꿈키움 멘토단) 멘토는 3년째 계속 하고 있다.
특히 그는 보령시체험연구회와 기술센터가 함께 발간한 ‘보고 만지고 보령 농촌체험’ 소책자 개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으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책자에는 보령 9경을 포함한 관광지도와 먹을거리, 체험연구회에 소속된 16곳의 농장이 소개돼 있다. 농장은 계절별로 방문 시기, 각각의 주소와 대표 체험프로그램이 수록돼 있다. 특히 앞장에는 16곳을 돌아다니며 스탬프를 찍으면 마지막 농장에서 선물을 줄 수 있도록 제작해 호응을 얻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운영되잖아요. 그래서 생각 했습니다. 농장마다 비치해 놓고 체험객들에게 설명하죠. 12월에 체험연구회에서 평가해서 잘 운영한 곳은 계속 책자에 수록하고 적극적이지 않은 곳은 뺍니다. 연구회 40여 곳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만 수록했어요. 아직까지는 호응이 좋은 것 같아요. 이들 농가 활동모습은 지역방송국에서 촬영해 유튜브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임은영 대표는 앞으로도 느리지만 당당하게 방문객들이 음악으로 치유 받을 수 있도록 특히 어른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운영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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