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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김미경 칠갑산건강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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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 김미경 칠갑산건강팜 대표
  • 김홍영 기자
  • 승인 2019.11.04 14:08
  • 호수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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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즙도 맛있는 음식 만드는 것과 같아요”

“저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특별한 게 없는데요.” 한 번 들리겠다는 말을 그저 차 한 잔 마시러 오는 것으로 여겼다가 인터뷰를 한다고 하니 하는 말이다. 평범한 삶이 오히려 비범함이 돼버린 세태에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며 사는 그녀의 삶은 그런 면에서 평범하다.
그녀는 음식 솜씨가 좋다. 건강즙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된 것도 거기에서 시작됐다. 자신이 만든 것을 맛있게 먹고, 건강하길 바란다는 김미경(59) 칠갑산건강팜 대표를 우리의 이웃으로 소개한다.

음식 솜씨 좋아 식당 운영
김미경 대표는 서산이 고향이다. 20여 년 전 남편 임정빈 씨를 만나 결혼하면서 청양과 인연을 맺었고, 제2의 고향이 됐다. 늦게 결혼해 이제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엄마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는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 통한다.
이웃들이 김 대표를 손맛이 좋은 사람으로 기억하듯이 그녀는 이 솜씨를 그냥 놔두지 않고 밥집을 운영했었다. 밥집을 찾는 손님이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음식을 항상 시간에 맞춰 만들어야 하니 쫓기듯 생활을 했다. 다른 일을 찾기 위해 남편과 상의하면서 떠오른 것이 건강즙을 만드는 건강원이었다.
“남편이 산을 좋아하고 자주 오가면서 약초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됐어요. 때 마침 옆에 아는 분도 건강원을 하고 있어 자문을 구하니 좋은 생각이라고 해서 용기를 냈습니다.”

10월 말로 칠갑산건강원 이름을 걸고 가공업을 시작한 지 꼭 4년이 됐다. 오가피, 칡, 엄나무, 토복령 등 건강원에서 사용하는 약재는 남편이 산에서 직접 캐온 것을 쓰고 있다. 나머지 재료들은 대부분 청양산 농산물을 구입해 사용한다.
그런데 점점 그녀에게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국내산으로 거래 되도 외국산도 있으니 재료의 품질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2년 전부터 직접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유다.
“건강해지려고 먹는 건데 재료를 잘 써야죠. 약효 좋고 품질 좋은 재료로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농사까지 지어야 하니 일은 더 더해져 고양이 손이라도 빌릴 만큼 바쁜 나날이었다. 거기다가 농사는 처음이었다. 다행히 시골에서 산덕에 금방 손에 익었고, 청양이 고향인 남편은 농사에 대해 잘 알고 있어 든든한 조력자가 돼 줬다. 현재 비닐하우스 3동에서 호박, 대추, 양파, 구기자, 돼지감자, 구절초 등 건강즙에 들어가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아로니아, 블루베리, 포도 등도 심어 활용하고 있다.

건강에 좋아도 맛없으면 안 먹어
건강원을 운영하면서 그녀는 음식 하는 것과 건강즙을 만드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쯤, 친정어머니 간병으로 서산에서 살다가 다시 청양으로 돌아와 건강원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더군요. 그 때 제 음식을 먹고 자주 오시던 분이 음식을 맛있게 하니 건강즙도 잘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이 말로 용기를 얻은 김 대표는 어떤 건강즙을 만들어야 하는지 그 방향성을 세웠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듯이 건강즙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에요. 아무리 건강에 좋다고 해도 맛이 없으면 한번이상 안 먹어요. 그래서 맛도 좋은 건강즙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녀는 맛과 영양적인 측면에서 서로 도와주는 음식 궁합만큼 또 비율도 중요시 한다. 궁합이 맞는 재료를 적정한 비율로 만들어야 맛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칠갑산건강원만의 맛있는 건강즙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했다. 음식 솜씨 좋은 그녀의 ‘감’이 한몫했고, 노력 끝에 칠갑산건강원만의 건강즙을 개발한다. 구기자에 배와 도라지를 혼합해 만든 상품이다. 건강즙 하면 호박즙, 양파즙, 칡즙 등 재료 중심으로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그녀는 레시피를 갖고 구기자 배 도라지즙을 만들었다.
“청양 특산물인 구기자에 배와 도라지를 넣었지요. 각각의 재료가 갖고 있는 성질을 보완해서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했어요. 구기자의 신맛을 달달한 배가 잡아주고, 여기에 도라지를 첨가했어요.”
요즈음 같은 환절기에는 인기 상품이 됐다. 청양에서 많이 나는 왕대추를 넣은 구기자 대추즙도 그녀의 레시피로 만든 제품이다. 두 제품은 충남도립대 산학협력단인 풀뿌리기업의 지원을 받아 제품 상자와 파우치 디자인을 했다. 대부분 건강즙은 들어간 재료로 표시돼 판매되고 있지만 김 대표네 건강즙은 ‘칠갑산건강팜’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소비자를 찾아간다.
그녀는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고 믿고, 재료값이 좀 비싸더라도 품질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꾸준히 제품 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사람들과 교류
김 대표는 건강원을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을 나름의 부지런함으로 파헤쳐 나갔다.
“가공법도 모르고, 판로도 걱정 되고 그래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만으로는 안 되겠다 싶어 기술센터 문턱을 넘었고, 3년 동안 많은 교육을 받았다. 귀농귀촌학교 입소를 인연으로 농식품가공전문가 양성과정, 강소농경영마케팅, 꽃차 소믈리에 자격증 취득 등 여성 농부이자 가공업 대표로 필요한 역량을 키워나갔다. 
최근에는 칠갑산건강팜으로 이름도 바꿨다. 체험농장 준비를 위해서다. 손님들이 농장에 심어놓은 다양한 작물로 요리를 만들어 먹으면서 힐링의 시간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건강동행을 표방하며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고 전하는 김 대표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판매 활용하는 로컬푸드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스파라거스, 호박잎, 열무, 쑥갓 등 김 대표가 농사지은 야채를 청양로컬푸드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또 ‘반찬부뚜막’이라는 이름으로 그녀가 만든 반찬을 내놓기도 한다.

그의 손에서 나오는 맛깔스런 음식은 한 달에 한번 열렸던 달빛마켓서도 만날 수 있었다. 직접 담근 여러 가지 장아찌를 넣은 김밥을 판매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런 맛이 특징. 직접 담근 장과 효소, 장아찌를 넣는 등 그녀만의 맛을 좋아하는 이들도 늘어갔다.
남편이 있는 곳으로 귀촌했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자신이 청양에 와서 터를 잡고 살기까지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본 선배로서 귀촌한 사람들에게 조언도 해준다.
“농사짓는 분들은 판로가 가장 걱정이죠. 저도 그랬어요. 처음에는 지인들 중심으로 판매하는데 이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무엇이든 내가 먹는 것처럼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려고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어요. 그리고 관련 교육을 많이 받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이웃과 아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 힘이 됩니다.”
이것이 귀촌한 이들에게는 자산이라고 말하는 김 대표는 “이웃과 정을 나누고, 내가 잘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서 행복한 청양살이를 하고 있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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