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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예쁜 빨간 열매!…괴좃나무여름
맑고 소박한 사물과 사람들
[1312호] 2019년 09월 09일 (월) 14:16:12 청양신문 기자 webmaster@cynews.co.kr
   
 

작은 가지가 변해 가시가 되었습니다. 잎의 겨드랑이에 서너 개 피는 자줏빛 꽃이 누렇게 바래다가 떨어지면 붉고 탱탱한 타원형 조그만 열매가 열립니다. 열매는 처음에는 달콤하나, 나중에는 쓴맛이 납니다.
붉게 잘 익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 둥근 의자를 허리에 동여매고 앉습니다. 아직은 잎이 무성한 한 가지를 쳐들고 다닥다닥 열린 열매를 훑듯이 한 알 한 알 땁니다. 푸른 잎의 신선함과 붉은 열매의 냄새가 물씬물씬 올라옵니다.
푸른 잎이 퇴색되어 떨어질 때까지, 서리가 내리고 눈이 올 때까지, 가늘고 긴 나무줄기는 열심히 보랏빛 꽃을 피우고 살이 붉은 열매를 매달 것입니다.

워낙 열매가 작다 보니, 한나절을 밭에서 뭉기고 따 봐도 중간바구니 하나를 가득 채우지 못합니다. 열매의 모양과 색깔이 작고 예뻐서 ‘괴좃나무여름’이라 옛사람들이 불렀던 구기나무 열매, 구기자입니다. 구기자 몇 알이 엉겁결에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가 밟혔습니다. 툭 터진 열매 가득 납작한 황백색의 씨가 들어 있습니다.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으니 달고, 시큼하고, 쌉쌀합니다. 
 

   
 

가짓과로 넓은 잎의 낙엽성 떨기나무인 한국산 구기나무는, 가시가 헛개나무(枸)와 비슷하고 줄기는 버드나무(杞)와 비슷하다 하여 ‘구기’라 이름 붙여졌습니다. 티베트에서 자생했던 야생식물인 중국의 고지베리 영하구기나무와 모양과 성질과 효능이 비슷합니다.
하수오와 인삼과 함께 3대 명약 중의 하나인 구기자는, 중국에서는 수 세기 동안 최고 약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양생의 선약이며, 불로장생의 신선약으로 ‘신비의 베리’로 여긴답니다.
불로장생을 꿈꾼 진시황제, 청나라 말기에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서태후, 중국 최고의 미인 양귀비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구기자를 먹었답니다. 오래오래 살기 위하여, 아름답기 위하여, 젊음을 유지하기 위하여 구기자를 먹었습니다. 특히 중국 서하지방의 여인들은 구기나무의 열매와 잎과 뿌리와 줄기를 먹으며 피부를 아름답고 윤택하게 가꾸었답니다.
 
세종 때 간행된 의약서 <향약집성방>에도 중국 서하지방의 얘기가 기록돼 있습니다. 한 소녀가 걷기도 힘들 정도로 늙은 사람의 종아리를 때리고 있는 것을 지나가던 관리가 목격하고는 사유를 물어본 즉, 맞는 사람은 소녀의 증손자로 ‘좋은 약’을 먹지 않아 할머니한테 매를 맞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약이 도대체 무엇이냐 관리는 묻습니다. 봄에는 천정, 여름에는 구기, 가을에는 지골, 겨울에는 선인장으로, 종류는 하나인데 이름은 철마다 달리 부르는 구기나무가 ‘좋은 약’임을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1월에는 뿌리를 캐서 2월에 달여 마시고, 3월에는 줄기를 잘라 4월에 달여 마십니다. 5월에는 잎을 따서 6월에 차로 끓여 마시고, 7월에는 꽃을 따서 8월에 달여 마시지요. 9월에는 과실을 따서 10월에 우리거나 끓여 마시며, 1년 내내 구기나무를 즐겨 마심으로 늙지 않고 천수를 누린다는 소녀 할머니의 답변이었습니다.  
 

   
 

고대 중국 황실에서는 불로장생을 하는 명약으로 취급했으며, <동의보감>에서도 ‘구기자는 오래 먹을수록 몸을 가볍게 하며, 늙지 않고 더위와 추위를 잘 견디게 해주는 약재’로 기록되었습니다.   
‘집을 떠난 천리 길에는 구기자를 먹지 마라’는 중국 속담이 있는가 하면, 일본에는 ‘독신자는 구기자를 먹지 마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구기나무의 열매 볶는 냄새가 구수하면서 매콤합니다. 살은 달지만, 씨가 매운 구기자의 성질 때문입니다.
통통했던 열매의 수분이 빠지고 바삭바삭하게 건조된 구기자를 봅니다. 이 열매의 어디에 그렇게 좋은 성분을 많이 품고 있는가, 조그맣고 마른 구기자가 고마워집니다.  
      
산책길가에, 하우스안에, 들판과 골목골목 처마 밑의 화분에 붉은 열매가 한창입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청소년들과 바쁘고 늘 피곤한 현대인들에게, 뇌세포가 줄어드는 어르신들에게 건강식품으로 좋은 구기나무와 열매입니다. 
붉고 작은 ‘괴좃나무여름’의 계절, 고운 색깔과 예쁜 모양의 앙증스런 열매는 따고 뒤돌아서면 또 금방 붉어져 긴 가지는 붉은 열매로 출렁입니다. 
운곡면 위라리, 푸른 콩 밭 가운데 있는 ‘구기설’ 기념석을 읽습니다. 구기나무를 심은 내력과 구기자의 성질과 효능에 대해 적혀 있습니다.
‘千歲(구기자)는 원래 속된 사물이 아닌데
이 세상에 어찌 가지 하나를 남겼을꼬….’     
<김현락 지면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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