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를 음식에 담다 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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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를 음식에 담다 ⑥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9.09.02 11:01
  • 호수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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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재료는 정성, 금산 ‘진악산뜰 농가맛집’

농촌진흥청은 농촌의 다양한 잠재자원을 활용한 향토음식계승 정책 일환으로 전통 식문화공간인 농가맛집을 조성, 운영했다. 국비사업으로 지원된 농가맛집은 2007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 2016년 종료됐지만, 현재 전국에는 약 120여개 소의 농가맛집이 운영 중이다.
이중 충남도내는 총 31개소가 조성, 운영됐다. 이중 고령 또는 대표자 건강악화 등으로 인  해 폐업한 4개소를 제외하고 2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2017년 말 현재다.
이와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충남 농업기술원은 농산물 생산·가공·유통·체험·외식분야 기술개발과 지역자원을 연계한 6차 산업화로 생산자와 소비자, 농업과 타 산업간 연계를 통한 농업 및 농외소득 증대를 위해 농촌자원 수익모델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6차 산업화 수익모델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충남 농업기술원이 공모사업으로, 2014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것이다. 선정 후 2년간 나눠 지원되는 충남도내 농촌자원 수익모델 운영 사업장은 총 21개소다.
청양군내에는 농촌진흥청 인증을 받은 농가맛집이 1곳, 충남도 공모에 응모 선정돼 운영되고 있는 농촌자원 수익모델 사업장 3곳이 운영 중이다. 이들이 어떠한 잠재자원을 활용해 향토음식을 발굴·상품화해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지 또 이를 통해 얻는 농업 외 소득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본다. 타 지역 사례도 둘러본다. 이번 호에는 금산 농가맛집 1호 ‘진악산뜰’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자
‘진악산뜰’(대표 박순애·60)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지인 개삼터를 품고 있는 진악산 아래 위치해 있다. 박 대표는 현재 이곳에서 남편 신철(66) 씨와 농사를 짓고, 가업을 잇기 위해 귀촌한 아들 신동훈(36) 씨, 며느리 정미희(35) 씨와 함께 농가맛집을 운영하고 있다.
전라도가 고향인 박 대표는 농사꾼인 남편과 결혼하면서 자연스럽게 농부가 됐고, 금산 대표 작물인 인삼, 대파·알타리 등 다양한 채소는 물론 벼농사까지 지으며 생활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산만으로는 농업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급기야 경운기에 농산물을 싣고 오일장으로 나가 직접 판매를 하게 된다. 그러다 농민들과 금산군농업기술센터가 함께 전국 최초로 개설한 관광대학 제4기 학생으로 입학해 교육을 받았다.

▲ 박순애·신철 부부의 모습. 부부는 항상 이렇게 밝은 모습이란다.

그는 항상 ‘농사란 지겹고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교육을 받고부터는 ‘나는 큰일을 하고 있구나, 감자꽃, 오이꽃 하나하나가 농촌으로 사람을 오게 하는 자원’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고, 그때부터 도시민들을 끌어들이려 자신의 농장에 가득한 자원을 관광상품화 하게 된다. 바로 체험프로그램 운영이었다.
“농사로 지쳤을 때 교육을 받았고, 농촌에 무궁무진한 관광상품이 있다는 것을 배웠죠. 그래서 2009년부터 농장에 있는 다양한 채소를 이용한 수확체험부터 시작했습니다. 체험운영으로 배운 것이 많아요. 특히 한 번에 수확하는 작물은 체험이 가능하지만 시기를 두고 수확하는 것은 체험으로 모두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남은 채소로 절임음식 개발
농사, 체험, 오일장에 나가 판매까지 하던 박 대표는 다양한 노력에도 남는 채소 때문에 걱정을 하게 되고, 그런 중에 텔레비전에서 절임음식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다. 이후 그는 남은 채소로 전문가들의 방법뿐이 아닌 자신만의 음식법도 개발해 절임음식을 만들었다.
“다양한 채소를 활용해 절임음식으로 만들어 봤어요. 비율을 달리해 가며 원하는 맛을 찾아갔죠. 그렇게 몇 년 후 방문객들에게 맛을 보여드렸더니 좋아하시더군요.”
특히 2009년 체험을 시작한 진악산뜰 박 대표에게 손님들은 체험 없이 밥만 먹을 수 없겠냐는 의견을 계속 전했다. 이에 박 대표는 시골 아주머니가 만든 음식이라 상품으로 내 놓기 부족하다고 답했고, 그럼에도 손님들은 절임음식을 밑반찬 삼아 도전해 보라고 권했다. 이에 박 대표는 조심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게 된다. 그 반응이 폭발적이었단다.
“인삼의 고장이니 인삼정과수육, 절임음식, 된장찌개 등으로 차려드렸죠. 그러니 손님들께서 식당을 해 보라고 하더군요.”
체험객들의 요구에도 식당은 생각도 못했다는 박 대표. 그러던 어느 날 충남기술원에서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해 농가맛집 성공사례를 듣게 됐고, 이후 본격적으로 교육을 받았다.

경험 없었지만 당당하게 시작 
그러다 박 대표는 2010년 허가를 받고 식당 문을 열었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큰 수술을 했고, 결국 두 해가 지난 2012년 3월 첫 손님을 받았다.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이 있죠. 처음 식당을 시작할 때가 그랬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살림집에 식당을 꾸렸고, 저희 부부와 어머니가 힘을 모았죠. 살림집이었기 때문에 공간도 협소했어요. 하지만 음식 재료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돼지고기만 구입해 사용하고 나머지는 모두 농사를 지어 사용했어요. 그러다 현재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을 지었고, 2014년 가풍내림음식계승 시범사업 지원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농가맛집 운영을 시작했죠.”

▲ 한상차림 상에 올려진 음식재료 중 돼지고기를 제외하고는 박대표 부부가 모두 농사를 지은 것들이다

가풍내림음식계승 시범사업은 지역 식자재를 활용한 향토음식의 상품화와 이를 통한 농촌형 소규모 외식산업 육성을 위한 것으로, 진악산뜰은 시범사업 선정 후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지역 대표 농산물을 이용한 메뉴를 개발해 일반음식점과 차별화 된 특별한 음식을 제공했다. 식당 주변 농장에서 부부가 직접 기른 쌈채를 이용한 다양한 장아찌, 인삼수육과 함께 오색쌈밥장아찌 정식 등을 주 메뉴로 농가맛집을 운영한 것이다. 물론 쌈채소를 이용한 장아찌 만들기, 장떡 등 향토음식 만들기, 쌈채소 수확하기 등 체험프로그램도 계속 운영했다.
“사실 기술센터에서 시범사업을 신청하라고 계속 했었는데 거절했습니다. 2014년 식당을 짓는 중에 또 다시 권유를 받았고, 그때 외국에 있던 아들에게 도움을 청해 답변을 들은 후 시범사업을 받았습니다. 2015년 아들이 합류해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권유에 겁 없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잘 운영하고 있습니다.”

100% 예약제, 선입금 50%  
진악산뜰도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10명 이상이면 1인당 1만원 상당의 장아찌 뷔페밥상도 제공한다. 그렇다보니 체험객은 물론 진악산 등산객, 다양한 기관의 교육생 등  방문자들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 박 대표의 말이다.
“처음에는 손님들의 불만이 컸죠. 왜 그렇게 까다롭냐는 것이었죠. 그럴 때 마다 농사도 지어야 하고 오일장도 나가야 하고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 드렸어요. 그러면 이해 해 주시고, 예약해 주세요합니다. 몇 년이 흘렀고 예약제가 정착이 된 것 같아요.”
특히 진악산뜰에서 음식을 먹으려면 음식 값의 50%를 선 입금 시키고 예약해야 한다. 처음부터 선입금제를 했던 것은 아니다. 아들이 합류하면서 도입했다. 예약시간에 임박해 취소하는 손님이 드물지 않게 생기면서다.
“30분 전 취소하더군요. 같은 팀인데 따로따로 예약하기도 하고요. 정말 문제가 많았어요. 그래서 50% 선입금 제를 도입했죠. 50%면 재료비는 되니까요. 반신반의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손님들이 수긍해 주셨고, 3년 지나니 자리가 잡히더군요.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박 대표는 50% 선입금제, 예약제로 운영하다보니 이젠 손님들이 먼저 ‘언제 갈까요’하고 묻는다고 말한다. 또 감자 캐요? 오일장 가요? 라고도 묻는단다.
“오시는 분 모두에게 음식을 대접하면 좋죠, 하지만 그러려면 농사는 꿈도 못 꿉니다. 농사 못 지으면 음식도 못 만들고요. 이런 이야기를 모두 설명하면 대부분은 이해해 주십니다.”

농장 좁은데 이 많은 농산물을?
진악산뜰 상에 올려지는 음식 재료는 쌀과 돼지고기만 제외하고 모두 이곳 농장에서 재배된 것들이다. 쌈채소부터 오이, 감자, 대파, 더덕, 열무 등 다양하다. 또 이곳에서는 한 해 한 해 작물을 바꿔가며 농사를 짓고, 이를 저온 창고에 보관해 꾸준히 사용한다. 그래서 농장규모가 작아도 다양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가끔 농장이 좁은데 어디서 농사를 다 지어요 하고 물어보십니다. 그러면 저장고를 보여드리죠. 저장고에는 절임음식은 물론 직접 담근 장부터 다양한 채소류 까지 모두 들어있거든요. 음식재료를 매번 그해 농사지은 것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워요. 특히 채소는 금방 상하잖아요. 그래서 반찬저장고, 채소저장소를 따로 마련해 오래 두고 사용하죠.”
2억 여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박 대표. 하지만 순수익은 아직 따져 보지 않았단다. 그는 또 대부분의 농부들이 자식들이 가업을 잇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자신은 적극 환영이란다.
“저는 농사지으며 열심히 생활하면 도시에서 달 보며 사는 것보다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농사지은 것들을 이용해 농가맛집을 운영하는 것도 꽤 매력이 있고요. 그래서 아들에게도 권유를 한 것입니다. 다행이 아들이 지금까지 잘 해 주고 있어요. 고맙죠.”
그는 손님들이 잘 먹었다는 말을 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단다. 또 앞으로도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면 건강해야한다는 말을 할 때 고마우면서 보람도 느낀단다.
“재 방문자들이 항상 맛이 똑같아서 좋아요라고 하십니다. 그 맛을 잘 이어가도록 노력해야죠. 언제까지 이어갈지는 모르지만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진악산 아래 터가 있다고 해서 진악산뜰로 이름을 지었다는 박 대표. 그는 손님들의 혀끝은 정말 예민하다며, 한 달에 한 번 손님을 받더라도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때 손님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 만큼 정성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박순애 대표는 2012년 충남농업기술원 주관 충남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 1등상인 ‘명품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충청남도 지역먹거리 ‘미더유 착한 로컬푸드 식당’으로 지정받는 등 금산의 대표 농가맛집으로서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기획기사는 충남도 지역언론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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